밴쿠버 경찰, 흑인 여성 인종차별로 2만6천 달러 배상

BC 인권재판소 “인종적 고정관념에 따른 과도한 대응” 판결…경찰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아

교통단속 과정에서 흑인 여성을 수갑으로 체포한 밴쿠버 경찰관들의 대응이 인종차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해당 여성은 정신적·인격적 피해와 휴대전화 파손 등에 대한 배상금으로 2만6,398달러​를 받게 됐다.

18일 CTV뉴스에 따르면 BC 인권재판소는 지난 10일 사피야 엘샤즐리가 밴쿠버 경찰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인권침해 진정을 일부 인정했다.
사건은 2020년 12월 차량에 정원보다 한 명 많은 승객이 탑승해 경찰이 차량을 세우면서 발생했다.

당시 엘샤즐리는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한 상태였고,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다른 승객을 무릎에 앉힌 채 있었다. 경찰관은 엘샤즐리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신분증을 요구했고, 엘샤즐리가 “신분증이 없다”며 제출을 거부하자 차량에서 내리도록 한 뒤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그러나 인권재판소 측은 경찰의 대응 과정이 “충격적이고 폭력적이며 불필요한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경찰관들이 신분증이 없는 사람에게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등을 확인해 경찰 데이터베이스에서 신원을 조회하는 통상적인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재판 과정에서 경찰관 3명 모두 이러한 절차가 일반적인 방식이라고 인정했다. 엘샤즐리 역시 차량 밖으로 나온 뒤 자신의 이름과 개인정보를 제공해 조회할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경찰관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안전벨트 미착용이라는 경찰의 초기 판단도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영상에는 엘샤즐리가 차량에서 내리기 직전 안전벨트를 풀어내는 장면이 담겨 있었으며, 그녀는 이후 해당 교통위반 티켓을 법원에서 성공적으로 다퉜다.

경찰관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엘샤즐리가 “언어적으로 공격적이고 무례했으며” 경찰관의 인종에 대해서도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인권재판소는 영상자료와 비교할 때 이러한 경찰 측 설명이 “크게 과장됐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엘샤즐리가 수갑을 찬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떨어뜨리자 “술에 취한 여자”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재판소는 영상자료에서 엘샤즐리가 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는 증거도 찾지 못했다.

밴쿠버 경찰위원회 측은 엘샤즐리가 경찰의 합법적인 신분증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포한 것이며 인종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소는 경찰이 흑인 여성에게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것보다 더 강한 복종과 순응을 기대했고, 엘샤즐리를 실제보다 더 위협적인 인물로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인종적 고정관념이 경찰 대응에 영향을 미쳤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소는 엘샤즐리의 존엄성과 감정, 자존감 훼손에 2만5,000달러, 떨어뜨려 파손된 아이폰 교체 비용으로 1,398달러​를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경찰 내부 징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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