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구] 캐나다에서 살아가는 방식과 세금제도(마무리 글)

알기 쉬운 캐나다부동산 상식(1110) :


(지난 호에 이어)

13. 부의 완성은 축적이 아니라 이전과 사용에 있습니다
자산을 많이 모았더라도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하지 못하면 돈은 삶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불안의 대상이 됩니다. 은퇴 후에는 필요한 생활비, 건강과 돌봄, 여행과 배움, 자녀·손주를 돕는 금액, 기부와 상속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자녀에게 무조건 많은 재산을 남기는 것보다 교육과 첫 주택, 사업의 출발처럼 도움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계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본인의 노후생활과 장기요양 비용을 먼저 확보하지 않은 채 과도하게 증여하면 오히려 자녀에게 새로운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맺음말: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한다는 것의 진정한 뜻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라’는 말은 자칫 노동을 낮게 보고 투자만을 찬양하는 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진정한 뜻은 열심히 일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젊고 건강할 때의 노동이 평생 반복되지 않도록, 그 노동의 일부를 저축과 기술, 사업시스템과 자산으로 남기라는 뜻입니다. 오늘의 노동이 내일의 선택권을 만들게 하라는 뜻입니다.

종업원의 월급도, 자영업자의 매출도, 사업가의 이익도 투자자산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크지 않은 소득이라도 오랫동안 제도와 복리, 분산투자와 절제를 활용하면 노후의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부는 통장잔액만이 아닙니다. 원하지 않는 일을 거절할 수 있는 자유, 가족과 시간을 보낼 여유, 아플 때 쉴 수 있는 안전, 자녀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 존엄, 그리고 사회와 다음 세대에 경험을 돌려줄 수 있는 능력입니다. 65세 이후에도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시대에 은퇴는 노동의 끝이 아니라 노동과 자산, 시간의 관계를 새롭게 조정하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고, 쉬어야 할 때 쉴 수 있으며, 소득이 줄어도 삶의 품격이 무너지지 않는 상태가 진정한 경제적 자유입니다.

지금까지 연재한 글을 통해 함께 살펴본 직업, 사업, 투자, 부동산과 세금은 서로 떨어진 주제가 아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한 가지 질문으로 모입니다.
세금제도를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아는 것이 아니라, 캐나다 사회가 제공하는 제도 안에서 자신의 노동과 자산, 가족과 노후를 더 현명하게 배치하는 법을 배우는 일입니다.

이제 독자 여러분께서 자신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한 번에 큰 도약을 하려 하기보다 소득원 하나, 계좌 하나, 자산 하나씩 더 튼튼한 구조로 바꾸어 가시기를 바랍니다. 삶의 방식은 사람마다 달라도 좋은 경제생활의 원칙은 비슷합니다. 자신이 이해하는 범위 안에서 결정하고, 감당할 수 있는 위험만 지며, 세금을 포함한 전체 비용을 보고, 소득을 자산으로 바꾸고, 무엇보다 돈이 삶의 목적을 대신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원칙이 캐나다에서의 삶을 더 안정되고 자유롭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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