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구] 캐나다에서 살아가는 방식과 세금제도(마무리 글)

알기 쉬운 캐나다부동산 상식(1109) :

(지난 호에 이어)

여섯째 기둥은 65세 이후의 선택적 근로소득입니다. 캐나다의 65세 이상 경제활동 참가율 15%는 약 일곱 명 중 한 명이 일하거나 구직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완전은퇴를 몇 년 늦추거나 시간제로 일하면 투자자산 인출을 늦추고 CPP·OAS 수령시기를 조정하며, 시장하락 초기에 자산을 팔아야 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후계획 전체를 계속 일할 수 있다는 가정 위에 세우면 안 됩니다. 건강, 가족 돌봄, 경기침체와 연령차별로 인해 계획보다 일찍 그만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근로소득은 필수 생활비를 책임지는 유일한 기둥이 아니라 여행·취미·증여 등 선택지출을 넓혀 주는 보조기둥으로 삼는 것이 안전합니다.

일곱째 기둥은 위험관리와 가족계획입니다. 은퇴 후 가장 큰 위험은 단순한 투자수익률 부족만이 아닙니다. 예상보다 오래 사는 장수위험, 물가상승, 배우자 한 사람의 사망으로 줄어드는 연금과 세액공제, 장기요양과 주택수리, 사기와 인지능력 저하가 모두 재정에 영향을 줍니다. 유언장과 위임장, 수익자 지정, 생명보험과 장기요양 가능성, 배우자가 혼자 남았을 때 관리할 수 있는 계좌 구조를 점검해야 합니다. 좋은 은퇴계획은 가장 낙관적인 수익률을 가정한 계획이 아니라, 좋지 않은 일이 생겨도 무너지지 않는 계획입니다.

  1. 은퇴자에게는 수익률보다 인출 순서와 세금이 중요합니다

자산을 모을 때는 얼마나 높은 수익을 냈는지가 눈에 잘 보이지만, 은퇴 후에는 어느 계좌에서 어떤 순서로 꺼내 쓰는지가 실질 생활비를 결정합니다. 같은 100만 달러의 자산이라도 TFSA에 있는지, RRSP 또는·RRIF에 있는지, 임대부동산이나 법인 안에 있는지에 따라 세후가치는 다릅니다. 배우자 중 한 사람에게 소득과 자산이 집중되어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연금소득분할, 배우자 RRSP, 자선기부, 자본손실의 활용, 자산매각 시기의 분산 등은 한 해의 세금이 아니라 부부의 평생세금을 줄이는 관점에서 검토해야 합니다. 실천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매년 연말에 향후 10년의 예상 CPP·OAS·직장연금·RRIF 인출액과 과세소득을 한 장에 적어 보고, 다음 해에 필요한 생활비를 어느 계좌에서 마련할지 정합니다. 세율이 낮은 해에는 RRSP 일부를 의도적으로 인출하고, 큰 자본이득이 예상되는 해에는 다른 과세소득을 줄이며, TFSA 한도는 가능한 한 키워두어 장기적인 비과세 공간으로 유지합니다. 

  1. 부동산은 중요한 기둥이지만 은퇴계획 전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한국과 캐나다 한인사회는 주택과 임대부동산을 매우 신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부동산은 레버리지, 임대수입, 인플레이션 방어, 주거안정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캐나다에서 많은 가정의 자산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재산세, 보험료, 관리비, 수선비, 공실과 임차인 문제, 높은 거래비용, 금리변동과 지역집중 위험이 있습니다. 노후에 체력과 판단력이 떨어질수록 여러 채의 임대주택을 직접 관리하는 일도 큰 부담이 됩니다. 따라서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집이 몇 채인가’보다 ‘각 자산이 실제로 얼마의 세후 현금흐름을 만들고, 얼마나 손쉽게 관리하고 처분할 수 있는가’를 보아야 합니다. 수익성이 낮고 관리가 어려운 부동산을 정리해 금융자산과 GIC, 채권, 배당과 성장자산으로 분산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안정적인 임차인이 있고 부채가 적으며 수선계획이 마련된 부동산은 훌륭한 평생소득원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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