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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그 불편한 진실- 모든 능력 평가의 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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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영어는 권력이다’ 글이 나간 후 많은 분들이 공감한다는 댓글을 보내오셨다. 사실 우리가 영어권인 캐나다에 이민 올 때는 시간이 지나면 꽤 영어를 잘할 줄 알고 왔을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못하다.

 

 자녀들이 단기간에 영어에 익숙해져 현지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 기특하긴 하지만 정작 이민 1세들은 그렇질 못하다. 이유가 무얼까?

 

0…대부분의 이민자들은 캐나다에 올 때 영어를 잘해보겠다는 결심이 조금이라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굳은 결심을 해도 시간이 지나면 타성에 젖기 쉽다. 세월이 흐르면서 초기의 다짐이 갈수록 흔들린다. 외국어와도 점차 멀어지게 된다. 

 

 특히 먹고 살자니 우선 일자리 찾는 일이 급한데, 캐나다 경력도 없는 이민자들이 현지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여기서부터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다. 결국 마음 편한 동족사회 안에서 일거리를 찾게 되고 그러면서 영어는 별로 쓸 일이 없는 생활로 빠져든다.       

 

 모든 것이 그렇듯, 언어 역시 필요에 의해 발전하는 법인데 우리민족끼리 어울리다 보니 영어 사용의 필요성이나 절박함을 못 느끼는 것이다.   

 

0…최근 이탈리아 여행 때 만난 한인가이드가 기억에 남는다. 40대 초반의 그는 성악공부를 하러 유학 온지 7, 8년이 됐다고 한다. 그런데 현지 이탤리언과 교신을 하는데 꽤 자연스레 이태리어를 했다.

 

 평소 언어에 관심 많은 내가 그의 언어실력을 창찬했더니 그는 캐나다에서 온 우리보고 “선생님은 영어를 잘하실 거 아녜요. 부러워요.저는 영어가 제일 어려워요.” 하는 것이다.

 

 그때 나는 속으로 뜨끔했다. 그러면서 새삼 나를 돌아보았다. 영어권에서 20년 이상을 살아온 나는 과연 영어를 잘 하는가.

 

0…영어는 세계 공용어이긴 하지만 우리 같은 비영어권 민족에겐 매우 어려운 언어다. 정반대인 어순(語順)도 그렇지만 문법이나 어휘가 너무 다기다양하고 변화무쌍해 따라잡기가 결코 쉽지 않다. 단어와 문구를 많이 안다고 해도 발음과 액센트를 자연스럽게 내기도 만만찮다.

 

 특히 아주 간단한 동사와 형용사도 뒤에 조동사와 전치사가 무수하게 따라붙어 수십가지 뜻으로 나뉘니 웬만해선 원어민처럼 말하기가 쉽지 않다.  

 

 즉 영어를 잘하느냐 여부는 어려운 단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쉬운 단어로 연결된 일상 말을 얼마나 잘하느냐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니 비영어권 사람이 익숙해지기가 어렵다. 힘든 단어를 죽도록 외워도 일상에선 별로 쓸 일도 없고 현지인이 잘 알아듣지도 못한다.   

 

0…또한 다른 언어들은 적당히 발음을 해도 뜻이 통하고 어색하지도 않다. 대부분의 서양어는 스펠링대로 발음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어는 스펠링과 발음이 다른 경우도 많다. 이러니 우리같은 동양인들에게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특히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 그것은 다른 나라 언어는 잘못해도 외국인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영어는 다르다. 영어를 잘하면 다른 모든 능력이 뛰어나 보이고 웬만한 단점은 묻혀 버린다. 그래서 영어는 곧 능력으로 통한다는 것이다.       

 

 웬만한 허물은 영어만 잘하면 덮힌다. “그 친구 다른 건 몰라도 영어는 잘해”. 반대로 다른 능력이 출중해도 영어를 못하면 다 묻힌다. “그 친구 영어를 못해서…”. 이러니 영어는 곧 능력으로 통하는 것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씁쓸한 현실이다.

 

 더욱이 대중 앞에 서야 하는 단체장이 무능력자라고 무시당하기 싫으면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다.

 

0…그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굳을대로 굳은 머리로 새삼 영어단어를 외우기도 그렇고… 하지만 늦었다고 ‘생존수단’을 포기할 수는 없다. 우선 작은일부터 실천해보자.

 

 나의 경우 언어적인 면에 관심이 많다. 거리를 운전하면서도 가게의 간판이나 거리 이름을 유심히 본다. 저런 이름은 어디서 왜 나왔을까. 궁금한 것은 나중에 사전을 찾아 확인해본다. Willowdale엔 옛날에 버드나무(willow)가 많았나 보다. Finch 애비뉴엔 핀치라는 예쁜 새가 살았을까. 내가 사는 동네엔 가시나무(thorn)가 많았나… 

 

 차안에서도 계속해서 뉴스채널을 듣는다. 15분마다 같은 뉴스가 반복되니 웬만하면 다 들리게 된다. 이러다보니 캐나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웬만큼 알게 된다. 이는 화젯거리를 쌓는데 큰 도움이 된다.

 

 화젯거리가 풍부해야 대화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법. 따라서 현지인과 대화를 하려면 이곳 뉴스를 많이 들어 화젯거리를 많이 만들고 또한 용어도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가게를 하더라도 물건만 사고 팔 것이 아니라 이 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포츠 등에 대해 알고서 대화를 나누면 훨씬 부드럽게 풀어나갈 수 있다. 아는 것이 많아야 대화거리도 많고 인간관계도 돈독해지는 법이다.

 

0…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캐나다 뉴스를 요약해(recap) 업데이트하는 이유도 그렇다. 한인들이 이곳 소식을 알아야 현지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다. 단, 뉴스를 요약만 할 뿐 자세한 내용은 기사원문의 링크를 걸어둔다. 이참에 영문기사도 좀 보시라는 주문이다.     

 

 골프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너무 집착하지 말자는 것이다. 골프를 잘 친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과 돈을 들였고 가정에는 등한시했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차라리 그 시간에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고 영문신문도 정독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지 않을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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