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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의 대표성- 투표율, 왜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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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가 확정된 후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하는 조성훈 후보

 

 6.2 온타리오주 총선이 예상대로 보수당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진보좌파 성향의 NDP가 그나마  선전(善戰)해 야당의 명맥을 이어가게 됐고 한때 집권당이었던 자유당은 군소정당으로 전락하며  해체위기까지 몰렸다. 민심(民心)이 무섭다는 말이 실감난다.     

 

 그런데 보수당 바람을 업고 쉽게 이길 것만 같았던 노스욕(윌로우데일) 선거구의 조성훈(Stan Cho) 후보가 의외로 고전하면서 자칫 위험한 고비를 맞았으나 다행히 재선에 성공했다.

 

0…전통적으로 자유당 텃밭인 윌로우데일 선거구에서 만약 조후보가 보수당이 아닌 다른 당이었다면  아무리 본인의 능력이 출중하더라도 당선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2,087표의 차이는 당 바람이 없었다면 사실상 무너졌을 것이다.

 

 이래서 정치를 하려면 어떤 정당을 선택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입증됐다. 앞으로 부지런한  의정활동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속 정당이 제대로 기능과 역할을 해줘야 정치인 개인도 생명이 오래 갈 수 있다.

 

 이번 선거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덕 포드라는 별로 인기없던 당대표가 강력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면서 다른 당을 압도했다. 자유당 대표는 존재감이 거의 없이 무력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0…윌로우데일은 캐나다에서 한인이 가장 많이 산다는 점 때문에 우리의 관심 대상이다. 이곳에서 한인후보가 나왔으니 당연히 밀어줘야 한다는 생각 역시 자연스럽다. 또한 한인들의 투표율도 확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윌로우데일 선거구에는 총 인구가 11만9천여 명(2016년 센서스 기준)이고 인종은 백인이 39.5%, 중국계 22.9%, 한국계 10.3%(1만2천여 명), 서아시아(이란 등) 9.7%, 필리핀 4.9%, 남아시아 4.5% 등이다.

 

 이중 총 유권자는 대략 8만1,300여 명이고 한인유권자는 8천~7,500여명으로 전체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4년 전인 2018년 온주 총선거 당시 무명의 Stan Cho 후보는 17,732표(43.63%)를 얻어 4선 중진인 자유당의 데이빗 지머(10,815표, 26.61%)를 쉽게 따돌리고 첫 MPP를 거머쥐었다. 

 

0…당시 총 투표자는 40,646명으로 투표율 49.9% 였고 이중 한인투표자는 2,200여명으로 전체의 5%, 그리고 한인 유권자 대비 투표율은 29%로 저조했다. 그래서 올해는 제발 한인유권자들께서 투표 좀 해달라고 읍소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결과는 4년 전보다도 투표율이 더 낮았다(1,585명 투표에 투표율 21% 남짓). 윌로우데일의 전체 투표율 역시 35.9%(총 29,149명)로 확 낮아졌지만 한인들 투표율은 전체에도 훨씬 못 미쳤다.

 

 4년 전 총선에서 Stan Cho에게 투표했던 지지층이 다소 이탈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번에 한인들 표가 50%(4천표) 이상만 나와준다면 비교적 안정권이라고 호소했지만 결과는 더 실망적이다. 이래서야 되겠는가. 명색이 캐나다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산다는 노스욕에서 자존심 상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소셜미디어(카카오톡)를 통해 제발 투표 좀 해달라고 호소했다. 다른 선거구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노스욕만큼은 한인 투표율이 최소한 50%는 넘어야 한다고 역설했지만 허사였다. 카톡방에 들어있는 550여 명과 이들이 주변친지 3명 정도에게 투표를 권유한 숫자가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0…평상시 정치에 관심이 없고 현지 뉴스도 접하지 않는 분들은 여전히 캐나다의 선거는 남의 일이다.    

 

 캐나다 역시 정치 무관심 현상이 심각하다. 2022 온주총선에선 전체 유권자 1,070만 명 중 460만 명이 투표해 43.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사상 최저치다. 4년 전의 57%보다 13.5% 포인트나  낮았다.

 

 보수당이 유효표의 40%를 득표해 압승하긴 했지만 온타리오 주의 1,070만 명이 넘는 유권자 중 18%만이 지지표를 던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 투표 전에 이미 보수당 대세로 기울어 유권자들 관심이 적었던 것도 주요인으로 보인다.

 

0…투표율을 높이자고 강조하는 것은 우리들 스스로의 권리를 높이자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각 정당은 모든 투표상황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사전투표 기간에도 일일 투표기록이 고스란히 정당에 넘어갔다.

 

 물론 드러내놓고 출신민족이 표시되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한국인은 성(姓)씨만 보면 대번에 알 수 있다. 사전투표 기간 내내 한인들의 투표율은 좀처럼 올라가질 않았다. 

 

 투표율이 높아야 각 정당과 정치권에서 그 민족에게 호의적으로 다가올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지금 한인사회 현안인 양로원 인허가만 보더라도 한인커뮤니티 파워가 세야 정치권이 움직여 줄 것이다.

 

 한인들 투표율이 낮다고 한탄만 할 것도 아니다. 왜 그런지 이유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 선거 때만 아쉬운 소리 하면서 머리를 조아릴 게 아니라 평상시에도 꾸준히 지역사회 일에 관심을 갖고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0…이번 선거를 보면서 한국이나 캐나다나 보수 바람이 거세게 부는 현상에 입맛이 씁쓸한 것도 사실이다. 캐나다는 한국처럼 보수정당이나 진보정당이나 정책에 큰 차이가 없긴 하지만 우리같은 이민자들은 아무래도 소수민족과 약자를 배려하는 진보정당에 마음이 끌리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그동안 캐나다에서 한인들이 거의 대부분 보수당으로 나섰던 것이 꼭 반길만한 현상은 아니다. 이젠 자유당이나 NDP 의원이 나올 법도 한데 말이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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