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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대의 낙오자(?)-코인 광풍에 아웃사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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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이 쉽게 큰 돈을 벌었다는 말에 나도 시작했다”, “한번 빠지면 새벽까지 시세를 확인한다”, "숫자가 정말 미친 듯이 올라간다", “눈 떠서 잠들 때까지 머리 속은 온통 그 생각 뿐이다”, “다른 돈벌이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시장 분석도 필요 없다. 돈을 넣고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요즘 한국에선 사람들이 모이는 곳마다 코인(coin) 얘기가 화제라고 한다. 이전에는 자녀 얘기와 주식투자, 부동산 얘기를 했지만 요즘은 단연 코인이다. 이에 무심한 사람은 별종 취급을 받는다. “이렇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는데 굳이 힘든 일을 해야 하나” 라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0…2009년에 처음 거래된 1비트코인의 가격은 단 1센트였다. 그러던 것이 2년 후 정확히 1달러에 도달했고 이후 매년 급상승해 1천 달러를 순식간에 돌파한 후 지금은 무려 5만여 달러에 거래된다. 13년 사이에 500만 배가 뛰었다는 얘기다. 이러니 아무리 문외한일지라도 한번쯤 호기심을 갖지 않을 도리가 없다. 

 

 코인을 공식화폐로 인정하지 않던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잇달아 정식화폐로 인정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값이 치솟는 이유다. 특히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이 테슬라 결제수단으로 암호화폐를  도입하겠다고 툭하면 입방정을 떨면서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코인을 포함해 한국의 가상자산 이용자는 지난해 560만 명, 시장규모는 60조원을 돌파했다. 유통되는 가상자산 종류만 총 630여 종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2억5천만 명이 넘는다.

 

0…영어사전에도 등재된 이 괴물같은 존재에 대해 나는 개념조차 모른다. 다음은 위키백과 사전에 나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암호화폐(cryptocurrency)다.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프로그래머가 개발해 2009년 프로그램 소스를 배포했다. 중앙은행 없이 전 세계에서 P2P 방식으로 자유롭게 금융거래를 하도록 설계돼 있다. 거래장부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들 서버에 분산 저장하기 때문에 해킹이 불가능하다…”

 

 나는 이런 설명을 아무리 해독하려 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블록체인, 채굴, 전기료, 소스 코드, 알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에이코인, 대시, 퀀텀… 무슨 외계언어처럼으로만 들린다.

 

0…대한민국은 열풍을 넘어 광풍(狂風)이라 할만큼 가상화폐 시장에 500만 명 이상이 뛰어들었고 지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인터넷에는 단기간에 수백억원을 번 20대 청년, 수억원을 벌고  직장을 그만둔 교수와 직장인, 순식간에 학자금 대출을 상환했다는 청년 등, 투자수익을 인증하는 글이 쉴새없이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인투자를 안하는 사람은 바보가 되기 십상이다. 회사에선 직원들이 업무는 뒷전인 채 코인 시세만 들여다 본다. 개중엔 “이러다 망가지는 건 한순간"이라는 사람도 있긴 하다. 그러나 특히 미래가 불안한 젊은층이 가상화폐 투자에 목을 매고 이를 유일한 탈출구로 여기는 풍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한번 코인에 빠지면 마약보다 무섭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인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고 거듭 경고한다. 미국의 관료는 "비트코인은 나무가 하늘을 향해 계속 자랄 것이라고 믿는 투기꾼들을 위한 자산이다. 모든 투기꾼은 자신의 손을 다 태우고 나서야 교훈을 얻을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0…코인 열풍은 전 세계를 달구고 있지만 한국이 유독 심하다. 그것은 한국인의 전형적인 투기성향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러다 보니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여러 거래소가 해킹으로 수십억의 고객 돈을 도난당했고 각종 투자사기와 가짜 코인을 이용한 다단계 사기도 성행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위험에도 불구, 투자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 최근에서야 가상통화 거래소 등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나섰지만 현재의 광풍을 잠재울지는 미지수다.

 

0…코인 열풍은 한국을 넘어 멀리 이민사회에도 불어닥쳤다. 토론토의 많은 한인들(최대 2만여 명 추산)이 코인에 투자하고 있다. 나에게도 여러 유혹이 잇따르고 있다.

 

 “이렇게 쉬운걸 왜 안해?” “언제까지 월급쟁이로 살거야?” “내가 돈을 빌려줄테니 시험삼아 해봐”… 

 

 그런데 나같은 백면서생(白面書生)은 이런 것에 도무지 관심이 없으니 어쩐다? 남들은 순식간에 큰 돈을 벌어 떵떵거리고 산다는데 나는 아직도 고상한 척 눈을 감고 있으니 한심한 존재가 아닐까.

 

 돈이 최고인 세상에서 돈벌려고 열심히 투자하는 사람을 속물(俗物)이라 외면하는 나야말로 위선적인 인간이 아닐까.

 

 부부 중 하나라도 이런 방면에 눈 좀 뜨면 좋으련만 내 아내 역시 이런 분야엔 고개부터 돌리니 부창부수(夫唱婦隨),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지금은 코인 사는 사람들 보고 미쳤다고 하지만 수년 후엔 그런 얼토당토 않은 생각을 한 나같은 사람이 바로 미친 자라고 비웃음 당할 지도 모른다.

 

0…그런 점에서 나는 순진한 바보임에 틀림없다. 세상은 급격히 변하고 있는데 아직도 시대 정의가 어떻고 문학이니 철학이니 역사니 하는 비현실적인 소리나 늘어놓고 있는 나는 정말 시대의 낙오자가 아닐까.

 

 그런데 이건 분명 아니라는 생각이다. 한창 일할 젊은이들이 컴퓨터 앞에서 돈놀이 하느라 눈에 불을 켜는 세상이 정상일 수는 없다.

 

 무엇이 정상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이 시대에 진정 내가 서야 할 자리는 어딜까.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