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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박원순을 믿는다- 도덕 결벽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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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시기의 박원순 서울시장 


  손을 씻고 또 씻어도 개운치 않다. 외출했다 돌아오면 샤워실부터 달려간다. 속옷이나 티셔츠는 한번만 입어도 바로 빨아야 한다. 집안이 아무리 깨끗해도 빗자루로 계속 쓸고 걸레로 반복해서 문지른다. 밥상 치우기가 무섭게 설거지를 바로 해야 직성이 풀린다. 물건이 조금만 삐뚤어져 있거나 정리되지 않으면 가만히 보고 있지 못한다.

 

 결벽증(潔癖症, Mysophobia)은 지나치게 깔끔함을 추구하는 정신상태를 말한다. 선천적 성격의 경우 Fastidiousness라는 용어를 쓴다. 굳이 병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어도 심리상태가 늘 평온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심각해지면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강박관념으로 발전할 수 있다.     

 

 결벽증을 가진 사람은 먼지 한 톨 인정하지 않는 깔끔함은 기본이고, 모든 것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화장실엔 수건과 세면도구가 정확한 위치에 있어야 하고 심지어 사용한 비누도 헤어 드라이어로 말려 비누통에 보관한다.

 

 결벽증은 무질서함도 참지 못한다. 잠자리에 들 때는 이불이 정확히 사각형으로 쫙 펴져 있어야 그 안에 쏙 들어가 잠을 청한다. 결벽증이 심해지면 공포증의 하나로 발전하기도 한다. 특히 현대인은 직장과 사회생활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결벽증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0…결벽증은 업무든 환경이든 모든 것이 깨끗하고 완전무결해야 안심한다. 그래서 결벽증을 가진 사람은 가족과 동료 등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기 쉽다. 대충 넘어가도 될 일을 굳이 끄집어내어 완벽하게 만들려다 보니 주변인과 부딪히기 쉽다.

 

 특히 도덕적으로 결벽증을 지닌 사람은 사소한 과오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의 허물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괴로워 하며 정신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한 채 때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더욱이 온갖 권모술수가 횡행하는 정치판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에게 도덕적 결벽증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랬고 노회찬 의원이 그랬다. 이들 도덕적 청결주의자들은 조금의 흠결도 스스로 용납하지 못하고 중압감을 견뎌내질 못한다. 결국 구구한 해명보다 차라리 죽음으로써 할 말을 대신하는 것이다.

 

 결벽증과 극단적 선택은 대개 진보성향 인사들에게 나타난다. 진보주의자들에게는 보수진영보다 훨씬 더 강도높은 도덕적 청결이 강요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철저히 깨끗해야 하고 검은 돈은 한푼도 받아선 안되며 여자도 가까이 해서는 안되는 칼날같은 규범이 적용된다. 이런 강박증이 때론 지극히 양심적인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간다.

 

 특히 한국에서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최고수준의 순결성을 요구받으며, 같은 사안이라도 보수인사들보다 더 큰 충격과 실망감을 국민들에게 안겨준다. 그들에 대한 기대치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지만 대중은 그들도 한 인간이라는 사실은 크게 감안하지 않는다.    

 

0…헌신적인 인권변호사에서 명망높은 시민운동가를 거쳐 역사상 첫 3선 서울시장에 오르며 대선주자 입지를 굳히기도 했던 박원순. 청렴결백의 표상이었던 그는 왜 극단적 선택을 했을까.

 

 그는 1956년생으로 나와 나이가 같다. 암울한 군사정권시대를 거쳐온 동시대인으로서 사회에 대한 고민도 비슷했을 것이다. 조용히만 있으면 장차 권세를 누리며 승승장구했을 그이지만 그는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택했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인물이었다. 서울시장 시절 한 무연고자 빈소에 밤늦게 조문 가서 “이 세상 떠나는 길이 외로울 듯해서 들렀다”고 밝히기도 했던 사람. 자신이 쌓은 영광과 상처를 뒤로 한 채 홀로 세상을 등졌다. 그것도 자신을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든 ‘성추행’ 혐의라는 오명을 쓴 채.

 

 그는 과연 그 길밖에 없었을까. 왜 떳떳이 해명하고 나서지 못했을까. 그의 혐의는 사실일까? 솔직히, 비밀스런 남녀관계를 외부인들이 논한다는 자체가 모순이다. 내밀한 둘만의 시간들을 어떻게 다른 이들이 알겠는가. 오직 ‘피해자’(라 주장하는 사람)의 일방적 진술과 단편적 증거들에 의해 가려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젠 고인이 돼버린 사람을 상대로 쏟아내는 주장들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을까.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는 많은 시간들 속에 전혀 정(情)이 없는데 행위를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위가 높은 사람의 강압, 소위 위력(威力)에 의한 추행이라고 하는데, 요즘 시대에 가만히 앉아서 그런 행위를 당할 사람이 있다는 것도 납득이 가질 않는다. 그렇다면 사랑이 식어서? 아니면 상대의 관심이 적어진데 대한 앙갚음으로 과거사실을 (부풀려) 폭로한다? 

 

0…나는 이참에 무차별적 ‘미투’ 폭로전은 그만 그치기를 바란다. 더 이상 유능한 인사들을 파멸로 몰아가는 악질적 도구로 전락해선 안되겠다. ”나도 당했다”는 한마디에 한 사람의 인생이 처참히 망가져버리는 이 난장판을 어이할지. 실제 추행과 폭행을 당하는 사례도 많겠지만 사실이 아닌 허위 또는 과장된 폭로에 의해 피해를 당한 인사도 적지 않다. 특히 정치적 진보진영 인사들이 잇달아 비슷한 수난을 당하고 있으니 이상한 일이다.     

 

 이제 누군가를 타깃 삼아 터뜨리는 미투운동은 그만 그쳐야 한다. 특히 도덕적으로 양심적이고 올바른 사람들을 먹잇감으로 삼아 매장시키려는 미투 폭탄은 그만 터뜨려야 한다. 이낙연과 이재명이 그래서 벌써 걱정이다. 

 

 나는 누가 뭐래도 ‘깨끗한 인간 박원순’을 믿는다. 이것도 인간적 결벽증일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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