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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와 문화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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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는 대체로 무언가를 감추려는 음습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죄 지은 사람이 얼굴을 가리려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느낌? 혹은 병원의 환자가 사용하는 물건 쯤으로 생각하기 쉽다. 이런 이유 탓인지 서구사람들은 웬만해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마스크의 역사는 오래됐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때부터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스 때는 전쟁시 연기를 피워 적이 숨쉬기 곤란하게 하는 전술이 많이 벌어졌고 병사들은 연기를 흡입하지 않기 위해 스펀지를 사용했던 것이 보호용 마스크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다. 로마시대 광산노동자들은 먼지를 흡입하지 않도록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해 동물의 방광으로 만든 마스크를 썼다.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이 돌 때 의사들은 얼굴을 가리기 위해 새 부리 같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중증환자를 진료할 때는 코와 입, 얼굴 전체에 붕대를 칭칭 감고 호흡기를 통한 감염이나 세균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했다.


 그후 마스크는 1차 세계대전(1914~18)과 스페인 독감(1918~19), 런던 스모그(1952), 로스앤젤레스 스모그(1954) 등 대형 대기오염 사례가 이어지면서 보다 정교한 재료와 기술로 계속 발전해왔다.


 올해 초 코로나가 덮치면서 한국인들은 일찌감치 마스크 착용에 나섰다. 이에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고 마스크를 사기 위해 시민들은 말 그대로 전쟁 상황을 맞았다.

 마스크에도 등급이 있다. 보건용과 일반 마스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필터. 성능에 따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KF80, KF94, KF99 등으로 나눠진다. KF는 Korea Filter, 뒤의 숫자는 높을수록 차단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봄철 중국에서 날라드는 황사와 계절을 안 가리는 미세먼지의 엄습 등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지 오래다. 이에 따라 한국은 마스크 제조 기술과 제품의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고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엔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스크 및 필터 제조업체인 3M이 있는 미국에서도 한국산 보건용 마스크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갈수록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마스크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마스크 착용 여부를 둘러싸고 입씨름을 벌이다 전 국민 착용권고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이 와중에 트럼프의 오락가락하는 입은 정책혼란을 가중시켰다.  

 코로나 발생 직후 우왕좌왕하는 태도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스크에 대한 입장 역시 모호했다. 오직 두 부류의 사람들만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이었다. 하나는 아프거나 증상이 있는 사람, 다른 하나는 코로나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을 돌보는 경우. 그밖에는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 이유로는 마스크가 믿을만한 보호 장구가 아니라는 점을 들었다. 코로나는 공기 중이 아닌 비말(飛沫)로 전염되기 때문에 비누로 자주 손을 씻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와 치열하게 싸우는 가운데, 특히 아시아지역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됐다. 그것은 본인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건강한 사람을 포함한 누구든 바이러스 전파자가 될 수 있다고 보기에 타인을 위한 배려차원에서도 그렇게 실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마스크는 ‘사회적 연대’를 확인하는 상징이 됐다.


 그러나 아직도 서구세계에서는 마스크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사는 캐나다에서도 여전히 마스크 없이 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다. 우리같은 동양인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런 풍토도 변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스크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를 계기로 마스크가 동서양 문화 차이의 완충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좀 거추장스럽긴 하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분들은 이제부터라도 쓰자. 나 자신은 물론, 타인을 위해서라도. 그것도 이젠 누구 눈치볼 것 없이 당당하게… 이건 생존이 걸린 문제다. 동서양 문화 차이 운운하는 것은 사치스런 언사(言辭)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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