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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최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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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어린 시절 동경했던 인물들   
-세월 따라 이미지도 바뀌어가 

 

 어린 시절, 시골 이웃동네엔 관청에 근무하는 최 과장이란 사람이 있었다. 충남도청 위생과장인가였던 그는 인근지역에서 가장 출세한 사람 중 하나였다. 
 대부분의 동네 어르신들이 농사를 지으며 근근이 살아가는 것과 달리 그는 관청에 근무한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특별하게 여겨졌다. 

 

0…그는 ‘관용(官用) 지프차’를 타고 출퇴근했는데 나와 동갑내기였던 그의 딸 역시 그 차를 자주 이용해 학교를 오갔다. 
 어린 마음에 나는 그것이 얼마나 부러웠던지, 나도 크면 반드시 ‘도청 위생과장’이 되리라 굳은 결심을 했다.
 더욱이 나는 어려서 아버지를 여읜 처지였기에 아버지의 얼굴조차 기억이 희미한데, 저 딸아이는 얼마나 복이 많으면 저럴까 하는 생각에 애꿎은 돌부리만 차댔다.         

 

 

0…지금도 ‘관용차(官用車)’만 보면 그 시절 생각이 난다.   
 또 한편으로, 최 과장 하면 지금도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그의 툭 튀어나온 배다. 덩치는 중간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되는 그는 차에서 내리면 불룩한 배를 자랑이라도 하듯 쑥 내밀고 어기적거리며 동네를 휘젓고 다녔다. 
 그의 얼굴엔 언제나 개기름이 번들거렸다. 
0…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동네사람들은 그가 잘사는 부자라서 저렇게 얼굴에 윤기가 흐르고 배가 나온 것이라며 모두들 부러운 표정을 지었다. 
 지금 생각하면 씁쓸한 웃음이 나오지만 그때만 해도 몸이 뚱뚱하고 배가 나온 사람들이 대체로 부유한 것으로 인식됐던 시절이었다. 
 부자들은 하나같이 디룩디룩 살이 찌고 배가 나왔으며 일반 서민들은 뱃가죽이 허리에 붙을 정도로 홀쭉했다. 

 

0…사는게 고만고만했던 동네사람들은 몸이 뚱뚱한 사람을 보면 ‘돈이 따르게 생겼다’고들 찬미했다.
 그런데, 나는 아직 어린 나이였지만 좀 이상했다. 
 국가의 봉급을 받는 공무원이 어떻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우리 형님들도 공무원이었지만 정말 봉급은 알량했던 것이다. 그 무슨 ‘검은 구석’이 있지 않고서야 최 과장처럼 살 수는 없었다.       
0…그런데, 온동네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최 과장이 정년퇴직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죽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아무것도 부러울 것 없이 거들먹거리며 잘 살던 그 사람이 왜 갑자기 죽었을까? 동네사람들이 수근거리던 말을 곁에서 들은 바로는 “그가 너무 잘 먹어서” 그리 됐다는 것이다. 

 

0…그땐 어려서 잘 몰랐으나 지금 생각하니 최 과장에겐 아마도 대사질환(metabolic disease) 같은 것이 있었지 않나 싶다.    
 즉 기름지고 열량(calory)이 높은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 배가 한없이 튀어 나오고 비만해졌던 것이다. 
 거기에다 평소 그가 운동하는 것을 본 사람도 없었다. 그는 ‘부자병’에 걸렸던 거라고 사람들은 수근댔다.  
0…최 과장네에 비하면 우리집은 잘먹고 잘살지를 못해서 그런지 살찐 사람이 없었다. 나의 어릴적 모습은 비쩍 마른 갈비씨였다. 그런 체형은 대학 때까지 이어졌다. 
 그러던 내가 한때 몸에 살이 찌고 배가 나온 때가 있었다. 바로 군에서였다.
 섬에서 해병 소대장으로 근무할 때, 야간 해안방어선 순찰을 마치고 벙커에 돌아오면 배가 출출했다. 그때 전령에게 라면 한냄비를 끓여오게 해서 막소주와 함께 훌훌 들이키는 기분은 기가 막혔다.  
 이런 생활이 수개월 반복되다 보니 어느새 몸이 불어 움직이기가 귀찮고 틈만 나면 졸리웠다.    

 

0…그때 나의 풍채(風采)는 무슨 장군 같았다. 멀리서 보면 소위 계급장이 별 하나 준장으로 착각될 정도였다. 
 내가 군에서 살이 찐 것은 아마도 ‘아무 생각없이’ 그저 먹고자고 하니 마음이 편해서 그랬던 것이 아닌가 싶다. 단순하고 지루한 군생활에서 무슨 낙이 있겠는가. 틈만 나면 회식할 궁리나 했으니 살이 찔 수밖에.      

0…한때 부자들의 상징과도 같았던 똥배와 비만.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비만(obesity)은 살기 어려운 계층의 징표가 돼가고 있고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살을 빼야 한다는 인식이 일반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0…과거 한때는 군에서도 비만한 장교들이 풍채가 좋다며 ‘장군감’이라고 불린 적이 있었다.
 내가 전속부관으로 복무하며 모시던 사단장님도 풍모가 당당해 그가 연병장 사열대에 오르면 카리스마가 넘쳤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정반대다. 뚱뚱한 장교는 진급할 생각을 말아야 한다. 그래서 백발이 성성한 장군들도 운동을 하느라 안간힘이다.

 

0…지금 선진국을 중심으로 소위 ‘살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다이어트 산업이 날로 번창하고 있다. 동네 피트니스 클럽엔 땀 빼는 사람들의 열기로 후끈거린다.
 지구촌 한편에서는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다른 한편에서는 살을 빼려고 기를 쓰고 있으니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 

 

0…언론의 건강기사 중 상당부분도 살빼기에 할애돼있고 인기도 높다. 
 하지만 매사는 과유불급(過猶不及). 평소 운동을 전혀 안 하다가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면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언젠가 한국에서는 육군간부 2명이 체력검정을 받던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0…갑작스런 운동으로 인한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 자기관리가 중요하다. 
균형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 절제있는 삶의 방식 등 매사를 물 흐르듯 순응하며 살아가면 건강도 따르지 않을까 한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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