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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I 배경 영화 (X)-‘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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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註: 1차대전 때 영국의 연방국가인 캐나다도 원정군(Canadian Expeditionary Force, CEF)으로 참전하였는데, 특히 1914~1919년 사이에 맹활약한 알버타 CEF 제10대대가 유명하다. 미국인 자원자들은 대부분 CEF를 통해 장교 또는 병으로 참전했는데 영화 속 삼형제도 바로 여기 소속으로 출전하였다.

 그런데 필자는 자료조사를 하던 중 아주 귀한 자료를 발견했다. 온타리오 주 개너노퀘이(Gananoque) 출신의 해리 브라운(Harry W. Brown, 1889~1918)이다. 그는 CEF 10대대 소속으로 참전하여 프랑스 서부전선 '힐70고지 전투(Battle of Hill 70)' 중 아군 본부에 '아주 중요한 명령'을 전달하는 전령의 임무를 띠고 다른 병과 같이 가다가 그는 전사하고 혼자서 1917년 8월16일 드디어 한 장교에게 메시지를 전해주고 그 다음날 사망했다. 19세로 전사한 브라운 일병에게 영국 최고의 훈장인 빅토리아 십자무공훈장(Victoria Cross)이 추서되었다. 그 후 본명이 '존 헨리 브라운'으로 밝혀졌다. 2019년 샘 멘데스 감독의 '1917' 영화의 롤모델이 바로 브라운이었지 싶다(본보 2020.7.24 "영화 '1917'의 롤모델은 캐나다인?" 참조).]

 

 한편 댕그라니 둘만 남은 집안에서 식사를 하려니 입맛이 없어 집안일을 보살펴주는 데커 부부의 집으로 건너가는 대령과 수잔나!

 

 로스코 데커(폴 데스몬드)와 부인 페트 데커(탄투 카디널)는 단칼과 함께 러드로우 대령 집에서 평생을 같이 살고 있는 아메리컨 원주민이다. 데커 부부의 13살짜리 딸 이자벨(세콴 오거)은 크면 트리스탄과 결혼할 거라며 애완동물 이름이 'Tristan's Lady'인데, 트리스탄이 자기가 '반은 들쥐, 반은 매를 닮은 혼혈'이라며 붙여준 이름이란다.

 

 이에 수잔나가 "트리스탄의 여자는 이졸데"라고 말하자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커 가족.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리하르트 바그너가 작곡한 오페라(음악극)의 이름인데 교육을 받지 못한 이자벨이 그 내용을 알 리가 없다. 이에 대령과 수잔나가 역사와 수학을 가르쳐주겠다고 제의하는데….

 

 1915년 2월3일, 수잔나에게 쓴 새뮤얼의 편지에는 철조망과 기관총이 피를 빨아먹는 전형적인 참호전의 양상을 띤 1차대전의 처참함과 인간 존엄성의 말살 등을 언급하고, 남의 얘기만 듣고 결혼을 미룬 걸 후회한다며 트리스탄 형은 전쟁보다는 자기를 보호하러 온 것 같다고 쓰여있다. 농장에 남아서 아버지를 안심시켜 달라고 부탁하며 끝을 맺는다.

 

 장면은 전쟁터. 트리스탄이 장교로 출전하여 다리에 중상을 입은 알프레드 형의 병문안을 간다. 그러나 그 사이에 새뮤얼이 그의 상관과 함께 정찰을 나갔다는 연락을 받고는 급히 말을 몰아 달려가는 트리스탄!

 

 한편 그 사이에 같이 정찰 나간 대령이 죽자 혼자 남은 새뮤얼은 격분한다. 그때 급히 말을 몰고 가던 트리스탄은 포격 때문에 말에서 떨어지지만 안전하게 낙마하여 독일군을 사살하느라 시간이 지체된다. 할 수 없어 달음박질하여 동생 새뮤얼을 찾는 트리스탄.

 

 이때 새뮤얼은 독일군의 트랩에 걸려 겨자 가스에 눈이 멀어 반대로 철조망 쪽으로 뛰어가는 바람에 철망에 걸려 꼼짝 할 수 없게 된다. 그를 부르는 형 트리스탄의 목소리를 듣고 이름을 외치는 순간 독일군의 기관총 사격을 받아 벌집이 되어 쓰러지는 새뮤얼!

 

 비참하고 허무한 막내의 죽음 앞에 오열하다 드디어 새뮤얼의 심장을 도려내는 트리스탄.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트리스탄은 내면의 사냥본능이 일어나 동생 심장의 피로 얼굴을 인디언처럼 치장하고는 밤마다 독일군 진지를 습격해 인간사냥을 했으며 전리품으로 독일군의 머리가죽을 벗겨 주렁주렁 몸에 매달고 왔다.

 

 1915년 3월20일. 그렇게 공훈을 세웠지만 광기로 얼룩진 그를 군에서는 강제로 제대시킨다. 실의에 빠진 트리스탄은 편지를 써서 형 알프레드 편에 새뮤얼의 심장을 보내니 그가 즐겨 찾던 농장 옆 계곡의 양지 바른 곳에 묻어달라고 부탁하고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바다로 떠나버린다.

 

 한편 다리를 다쳐 귀향한 알프레드가 전한 새뮤얼의 심장을 장사지낸 수잔나는 큰 슬픔에 빠진다. 그녀는 보스턴으로 가려고 했으나 사흘 간의 폭설로 인해 길이 막혀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더욱이 대령이 원치 않아서 그녀는 봄까지 몬태나 농장에서 지내기로 한다. 그 사이에 알프레드는 수잔나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녀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날 트리스탄이 돌아온다. 창문을 통해 이를 지켜보던 수잔나는 이윽고 거칠고 남자다운 트리스탄과 사랑에 빠진다. 이 사실을 안 알프레드는 배반감에 떨며 고향을 떠나 몬태나의 주도(州都) 헬레나 시로 간다.

 

 1915년 9월7일, 알프레드가 어머니 이자벨에게 편지를 보낸다. 현대화된 도시에서 생명력을 느끼며 정직과 공정성으로 신용을 쌓아 '알프레드 러드로우 가축 및 사료 브로커'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명성을 얻고 있다는 내용이다.

 

 한편 수잔나와 트리스탄은 목장을 돌보다 철망에 얽힌 소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게된다. 엉킨 철망을 풀 수 없어 마침내 총으로 사살하는 트리스탄. 마치 새뮤얼의 죽음을 연상시키는 장면이다. 수잔나는 트리스탄에게 아들을 낳으면 새뮤얼, 딸이면 이자벨이라고 이름 짓겠다고 말하는데….

 

 어느 날, 데커가 소 두 마리를 잡아먹은 회색곰을 발견했다고 알린다. 단칼, 데커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현장에 간 트리스탄은 충분히 사살할 수 있음에도 차마 방아쇠를 당기지 못한다. 단칼의 내레이션이 나온다. "인간과 짐승이 피를 나누면 둘은 하나가 된다"고….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인디언들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장면은 바뀌어 주점에 들른 네 사람. 러드로우 대령이 맥주 네 잔을 주문한다. 그러나 바텐더는 인디언에게는 술을 안 판다고 대꾸하며 슬며시 곤봉을 카운터에 올려 놓는 게 아닌가. 이에 트리스탄이 덩치 큰 바텐더를 때려눕히고는 "저기 있는 단칼 님은 크리족의 존경받는 분이고, 수많은 적의 머리통을 날린 분"이라며 "그는 우리의 친구이고 지금 목이 마르시다."고 말하면서 혼을 내준다. [註: 실제 '단칼' 역의 고든 투투시스(1841~2011)와 페트 데커 역의 탄투 카디널(71)은 크리(Cree)족 출신 배우이다. 크리족은 미국에서는 몬태나주를 터전으로 하여 생활하지만 대부분이 슈피리어호 북동부, 온타리오·매니토바·사스캐처원·앨버타 주 및 노스웨스트 준주에 거주하는 캐나다 원주민이다. 인구는 약 20만 명으로 퍼스트 네이션(First Nations)을 구성하는 원주민 중에서 가장 인구가 많다. 또한 퀘벡주에는 3만8천 명이 거주한다.]

<다음 호에 계속>

 

▲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러드로우 삼형제는 단칼과 함께 아버지와 수잔나를 남겨두고 모두 전쟁에 참가하는데…

 

▲ 데커 부부의 13살짜리 딸 이자벨(세콴 오거)은 크면 트리스탄과 결혼할 거라며 그를 졸졸 따라다니는데…

 

▲ 겨자 가스에 눈이 먼 채로 철조망쪽으로 뛰어가는 바람에 철망에 걸려 꼼짝 할 수 없게 된 새뮤얼(헨리 토머스)은 독일군 기관총 사격을 받고 쓰러진다.

 

▲ 동생 심장의 피로 얼굴을 인디언처럼 치장하고는 밤마다 독일군 진지를 습격해 머리가죽을 벗기는 인간사냥을 하는 트리스탄(브래드 피트).

 

▲ 수잔나는 이윽고 거칠고 남자다운 트리스탄과 사랑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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