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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I 배경 영화(V)-'거대한 환상'(La Grande Illusio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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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환상(La Grande Illusion)'은 프랑스 유명 감독 장 르누아르의 1937년 작품이다. 이 타이틀은 영국 저널리스트이자 하원의원(노동당)으로 193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노먼 에인절(Norman Angell, 1872~1967)의 저서 '위대한 환상(The Great Illusion)'에서 따온 것이다. 에인절 경은 '전쟁은 유럽국가들의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일어난 하찮은 것이며 쓸모없는 군국주의를 낳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註: 장 르누아르(Jean Renoir, 1894~1979) 감독은 프랑스의 대표적 인상주의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의 세 아들 중 차남이다.]

 

 이 작품은 르누아르 감독의 대표작으로 프랑스 시네마 걸작 중 하나이며, 오손 웰스(Orson Welles, 1915~1985)는 "만약 내가 한 편의 영화를 무인도에 가져간다면 내 방주(方舟)에 싣고 갈 영화는 '거대한 환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월드 픽처스 배급. 출연 에리히 폰 슈트로하임, 장 가뱅, 피에르 프레네이, 마르셀 달리오, 디타 파를로 등. 러닝타임 114분.

 

 배경은 1916년 제1차 세계대전 중. 첫 장면에 프랑스군 매점식당의 축음기에서 나오는 샹송 'Frou-Frou'를 따라부르던 마레샬 중위(장 가뱅)가 공군 참모장교 드 보엘디외 대위(피에르 프레네이)의 호출을 받고 그의 사무실로 간다. [註: '프루-프루(Frou-Frou)'는 1897년 루실 파니(Lucile Panis)가 부른 노래로 여자가 걸을 때 실크옷에서 나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뜻하는 의성어(擬聲語)이다.]

 

 드 보엘디외는 마레샬에게 항공 사진을 보여주며 회색 얼룩 부분이 뭔지를 묻지만 모두 해석이 제각각이라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정찰 비행을 하기로 하는데….

 장면은 바뀌어 독일군 제21비행단의 폰 라우펜슈타인 대위(에리히 폰 슈트로하임)가 프랑스 코드론 전투기 한 대를 격추시켰다며 부하에게 격납고로 차를 보내면서 그들이 장교라면 점심식사에 초대하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자기의 열두 번째 격추비행을 축하하는 음악을 틀라고 명령하는데,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작곡의 '예술가의 생애'가 흘러나온다.

 

 아울러 점심 메뉴를 정해주는 라우펜슈타인. 모젤 와인, 라인 포도주. 마르텔 코냑, 샴페인, 셀처 탄산수, 파인애플 등을 개수까지 정해 주문하여 용의주도한 독일 귀족 냄새를 풍긴다.

 정찰기가 추락하여 그들의 포로가 된 프랑스군의 드 보엘디외 대위와 팔에 부상을 당한 마레샬 중위에게 자기를 소개하고 깎듯이 예의를 갖추고 제네바 협정에 따라, 아니 그 이상으로 포로를 대하는 라우펜슈타인. 이러한 상황 설정에 솔직히 좀 어리둥절해 지는데….

 

 식사 중 라우펜슈타인이 베를린에 있는 보엘디외 백작을 잘 안다고 말하자 보엘디외 대위가 자기 사촌인 에드몽 보엘디외이며 대사관의 무관이었고 지금은 파일럿이라고 말한다.

 마레샬에게 독일장교가 식사를 안 하느냐고 묻자 독일어를 할 줄 모르는 그가 왼팔 깁스 때문에 고기를 자를 수가 없다는 제스처를 하자, 프랑스 리옹에서 기술자로 일한 적이 있다는 독일 장교는 유창한 프랑스어로 그의 고기를 손수 잘라준다.

 

 그때 식사를 하던 일행이 모두 일어난다. '포화 속에 산화한 프랑스 비행단의 쿠루솔 대위 영전에 독일 21비행단 장교 일동이 애도를 표하는 바입니다.'라고 쓴 조화(弔花)가 배달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라우펜슈타인 대위가 "이 일에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라고 말하고 "용감한 적군이여 편히 잠들기를…"하고 묵념을 하는 게 아닌가!

 

 생포된 장교들은 제17포로수용소인 할바흐(Hallbach) 장교캠프로 이송된다. 연병장에 집결된 포로 장교들에게 캠프의 규정을 길게 발표하는 독일군. "장교는 계급에 준하여 대우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독일법에 따라야 함을 명심하라. …"

 이때 카메라가 포로들을 훑고 지나간다. 프랑스군을 비롯하여 영국군, 러시아군 등 각국의 군인들이 다 모였다. 포로들의 소지품을 모조리 검사하는 독일군에 항의하는 포로들….

 

 개인 소포들이 도착한다. 로젠탈 중위(마르셀 달리오)가 자기 소포에서 프랑스산 초콜릿, 완두콩 통조림 등을 인심 좋게 그 자리에서 동료들에게 나누어주는데, 여기 독일병 간수들이 소포에 손을 대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들 수근거린다.

 식사가 진수성찬이다. 로젠탈이 소포로 받은 '푸케'산(産) 코냑이 입맛을 돋운다. 이에 드 보엘디외 대위가 '푸케'를 칭찬하며 자기는 '맥심'에도 들른다고 말하는데…. [註: 푸케(Fouquet's)는 샹젤리제 중심부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 겸 카페의 이름. 1899년 루이 푸케(Louis Fouquet)에 의해 처음 문을 열었고 파리 상류층들의 사교장이었으며 지금도 프랑스의 저명인사들이 찾기로 유명하다. 입구에 깔려있는 레드 카펫 옆에는 그동안 방문했던 유명인사들의 이름이 황금색 판에 새겨져 있다. 특히 사르코지 대통령이 당선 기념 식사를 한 곳으로 더욱 유명해진 곳.

 맥심(Maxim's)은 1893년 웨이터였던 막심 가야르(Maxime Gaillard)에 의해 처음 오픈했고, 지금은 세계적 디자이너인 피에르 가르뎅(1922~2020)이 소유하고 있는 레스토랑 겸 카바레이다. 특히 프란츠 레하르(Franz Lehar, 1870~1948)의 1905년 오페라 '즐거운 과부(The Merry Widow)' 제3막의 세트장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열관리 기능공이었던 마레샬은 좋은 술이 있는 작은 술집을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 극장에서 풍자극을 하는 배우였던 카티에(줄리엥 카레트)는 그런 이름조차 모른다. [註: 우리는 여기서 상류층과 하류층의 대조를 보게 되는데 이 영화 전반에 걸쳐 유유상종(類類相從)의 사회 계급 및 지위, 인종 차별 등의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여기서 드 보엘디외와 폰 라우펜슈타인은 국가적 경계를 넘는 코스모풀리탄 형이며 많은 사회·문화적 교육을 받았고 여러 언어에도 능통한 귀족 상류계급을 대표한다. 그들의 교육수준이나 사회적 행사 및 의식에의 공헌을 통한 사교뿐만 아니라 유사한 사회적 경험, 예컨대 파리의 맥심에서 만찬을 하고 똑같은 여자 '피피'와 놀아났던 일 등이 둘의 개인적 관계를 가깝게 했다. 두 사람은 평소에는 공식적인 프랑스어와 독일어로 소통하고 하층계급이 들어서는 안 될 개인적 대화 때는 영어로 말하기도 한다.] (다음 호에 계속)

 

▲ '거대한 환상(La Grande Illusion·1937)' 영화포스터

 

▲ 포로가 된 프랑스군의 드 보엘디외 대위(피에르 프레네이·오른쪽)와 팔에 부상을 입은 마레샬 중위(장 가뱅·가운데)에게 깎듯이 예의를 갖추고 영접하는 독일군 라우펜슈타인 대위(에리히 폰 슈트로하임). 좀 어리둥절해지는 상황이다.

 

▲ 프랑스 장교 포로인 마레샬을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고 대접하는 라우펜슈타인.

 

▲ 유창한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독일장교가 왼팔 깁스 때문에 식사를 할 수 없는 마레샬(장 가뱅)의 고기를 손수 잘라준다.

 

▲ 로젠탈 중위(마르셀 달리오·왼쪽)가 개인 소포에 들어있는 음식물을 인심 좋게 그 자리에서 동료들에게 나누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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