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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 7인' (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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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남은 3명 중 치코는 사랑하는 마을 처녀 페트라와 함께 살기 위해 총대를 내려놓고, 크리스와 빈 두 사람만 마을을 떠난다. 둘이 죽은 동료의 무덤 옆을 지나가면서 크리스가 말한다. "노인장의 말씀이 옳아. 농사꾼들이 이긴 거야. 우리는 늘 패자지."

 이때 세 명의 소년이 약속한대로 베르나르도 무덤 앞에 꽃을 놓고 기도한다. 늙은 현자의 환하게 웃는 모습이 보이고 말을 탄 크리스와 빈이 황야 속으로 멀어진다. 마지막 장면이다.

 박력 있는 액션과 과묵하고 각기 개성이 뚜렷한 사나이들의 우정과 의리와 명예를 다룬 걸작 서부극 '황야의 7인'은 2013년 미 의회도서관 소속 국립영화등기소에 의해 '문화와 역사 그리고 심미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영화로 선정되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지만 이 기회에 7인의 배우에 대해 간략히 훑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일라이 월랙(Eli Wallach, 1915~2014)은 '로드 짐(1965)'에서 제너럴 역으로, 그리고 '대부 3(1990)'에서 돈 알토벨로 역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배우이다. 그는 1948년 배우 출신 앤 잭슨(1926~2016)과 결혼하여 98세로 죽을 때까지 66년간을 함께 해로했다. 그의 시신은 화장되었다.

 율 브리너(Yul Brynner, 1920~1985)는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의 1951년 뮤지컬 '왕과 나(The King and I)'와 1956년 월터 랭 감독의 동명의 영화에서 시암의 몽쿠트 왕 역으로 모두 출연하여 2개의 토니상과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으며 이때 왕의 배역을 위해 면도로 민 대머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같은 해인 1956년 세실 B. 데밀 감독의 '십계(十戒·Ten Commandments)'에서 람세스 2세 역으로 나와 우리에게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는 유명 미국 배우이다. 이후 서부극 '최후의 총잡이(Invitation to a Gunfighter·1964)'에도 출연했으나 이미 서부극 유행이 기울던 시기라 흥행에는 실패했다.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 1930~1980)은 1960년대에 반문화, 반영웅주의 이른바 '대항문화'가 한창일 때 멜랑콜리하고 냉소적인 연기로 'King of Cool'로 불렸다. 주요 작품은 존 스터지스 감독의 '대탈주(1963)',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샌드 페블스(1966)',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의 '빠삐용(Papillon·1973)' 등이 있다.

 찰스 브론슨(Charles Bronson, 1921~2003)은 주로 경찰관, 총잡이, 불한당 같은 역으로 각인된 미국 배우이다. '옛날 옛적 서부에서(1968)' '특공대작전(The Dirty Dozen·1967)' '대탈주(1963)' '발지 대전투(1965)' '메카닉(1973)' '빗 속의 방문객(Rider on the Rain·1970)' 등이 대표작품.

 제임스 코번(James Coburn, 1928~2002)은 이빨을 드러내며 히죽 웃는 모습으로 서부 액션 영화의 터프 가이로 잘 알려진 미국 배우. 돈 시겔 감독의 '지옥의 영웅들(Hell is for Heroes·1962)' '대탈주', 스탠리 도넌 감독의 '샤레이드(1973)', 샘 페킨파 감독의 '관계의 종말(1973)' 및 '철십자 훈장(1977)' 등에 출연했다.

 로버트 본(Robert Vaughn, 1932~2016)은 '레마겐의 철교(1969)'에서 독일군 폴 크뤼거 대위 역으로 기억되는 배우이지만, 1960년대 'Man from U.N.C.L.E.' TV시리즈에서 스파이 '나폴레옹 솔로' 역으로 유명세를 탄 배우이다.

 홀스트 부콜츠(Horst Buchholz, 1933~2003)는 '독일의 제임스 딘'으로 불린 미남 배우로 '인생은 아름다워(1997)'에서 닥터 레싱 역으로 기억되는 독일 배우.

 '황야의 7인'의 주제곡은 음악감독 엘머 번스타인(Elmer Berstein, 1922~2004)이 작곡했다. 그는 200여 편의 영화음악을 만든 유명한 작곡가로 아카데미상에 14번이나 노미네이트되었는데, 줄리 앤드루스 주연의 뮤지컬 영화 '서럴리 모던 밀리(Thoroughly Modern Millie·1967)'로 최우수 작곡상을 수상하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의 작품은 '황금의 팔을 가진 사나이(1955)' '십계(1956)' '느릅나무 밑의 욕망(1958)' '알라바마 이야기(1962)' '대탈주(1963)' '레마겐의 철교(1969)' 그리고 '고스트버스터즈(1984)' '순수의 시대(1993)' 등.

 이 영화와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고인이 됐지만, 영화의 시작부터 박진감 넘치고 말이 질주하듯 출렁이는 주제곡은 영화가 제작된지 약 60년이 된 지금에도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바로 이런 점이 고전 영화의 매력이라고 하겠다. ('황야의 7인' 주제곡 ) (끝)

※ 알림: 갤러리아 쏜힐점 문화교실 '손영호의 여행·영화·음악 이야기'가 11월23일(토) 오후 5시에 있사오니 많은 참석 바랍니다.
 

▲ 칼베라 부하들이 7인을 에스코트하여 마을 밖 국경지대로 추방한다. 그러나 해리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은 다시 마을로 돌아가는데….

▲ 리(로버트 본)는 마을 사람들이 갇혀있는 방을 습격하여 그들을 구한 뒤 잠깐 넋을 잃은 사이에 총을 맞고 죽는다.

▲ 빈(스티브 맥퀸)이 적진으로 돌격한다. 그러나 허벅지에 총상을 입는다.

▲ 칼베라(일라이 월랙)는 숨을 거두며 크리스에게 묻는다. "다시 돌아왔군… 이 같은 곳에 왜? 당신같은 사람이 왜?"

▲ "봤지 아빠가 얼마나 용감하신지? 꽃을 갖다줄 거지?" "매일 갖다 드릴께요." 고맙다며 쓰러져 죽는 베르나르도(찰스 브론슨)

▲ 늙은 현자(블라디미르 소콜로프)는 살아남은 세 사람과 작별한다. "당신들은 대지에 부는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것…바야 콘 디오스!"

▲ 치코(홀스트 부콜츠·오른쪽)는 마을 처녀 페트라에게 돌아가고, 크리스와 빈 두 사람은 다시 황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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