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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don bridge is down
namsukpark

 

 풍요와 행운을 상징하는 한가윗날에 송편은 햅쌀로 빚어야 제 맛이라는데 올해는 언감생심이었다. 전을 부치고 각종 음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던 지난날 명절풍경은 이젠 낯설기만 하다. 가을바람에 실려 온 낯익은 햇살이 집안을 채워준다. 여러분 가정에도 풍성한 결실의 열매들로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한가위를 맞이하셨기를….

 “런던 브릿지가 무너졌다.(London bridge is down.)” 영국의 왕실과 정부가 군주(君主)의 서거(逝去)를 알릴 때 쓰는 코드명이다. 런던의 버킹엄 궁전 밖에 ‘Queen Elizabeth II 1926~2022’를 추모하기 위해 국민들이 모였다. 해가 지지 않았던 대영제국(大英帝國)에서 가장 오래 통치한 군주(君主)이자 격동(激動)의 세기(世紀)에 걸친 안정(安定)의 바위였던 엘리자베스2세 여왕은 즉위(卽位)한 지 70년 만인 2022년 9월8일 세상을 하직(下直)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逝去)로 영국사회 전반에 추모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노동자들은 파업을 중단했고, 축구 경기도 연기됐으며,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도 미뤄졌다. 영국정부는 장례식 1주일 후까지 추모(追慕)기간을 설정한다고 밝혔다.

 추모기간의 가이드라인은 민간 활동에 특별한 제약을 두지는 않고 각자의 결정에 따르도록 했다. 아울러 영국 중앙은행은 다음 주로 예정된 금리 결정 회의를 오는 22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중이던 우편(郵政)과 철도 노조는 여왕의 서거에 따라 파업을 잠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에 전 세계 스포츠계도 애도의 뜻을 밝혔다. 영국 내 주요 스포츠 경기가 대부분 취소되거나 연기됐고 미국 일부 경기에서도 여왕을 추모하는 묵념이 진행됐다.

 BBC 등에 따르면, 전날 여왕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이후 스포츠 경기가 줄줄이 취소됐다. 영국 경마(競馬)협회는 8일 경주를 취소했고, 9일 열릴 예정이던 모든 경마 대회와 잉글랜드-남아프리카공화국의 크리켓 경기도 취소됐다.

 유럽 골프 PGA 챔피언십 골프 대회도 중단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도 9일 성명을 내고 “여왕의 삶과 국가에 대한 공헌을 기리기 위해 이번 주말과 월요일 오후 경기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리차드 마스터스 EPL 최고경영자(CEO)는 “여왕은 가장 오래 재임한 군주로서 영감(靈感)을 주었고 헌신적인 삶을 통해 놀라운 유산을 남겼다”고 했다.

 “지금은 영국뿐만이 아니라 여왕을 존경했던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도 매우 슬픈 시간”이라며 “우리는 여왕을 애도하는 모든 이들과 마음을 함께 한다”고 덧붙였다. US오픈 테니스 대회, 로스앤젤레스 램스와 버펄로 빌스의 미국프로풋볼(NFL) 시즌 개막전에서도 묵념의 시간을 갖고 여왕을 추모했다.

 BBC는 “현 상황에서 스포츠 경기 일정에 대한 취소 및 연기 조치는 의무가 아니다”라며 “국가장(國家葬)이 치러지는 당일 역시 개별 단체의 재량에 따른다.”고 설명했다. “장례식 당일에는 경기 일정이 예배시간과 맞물리지 않도록 조정될 수 있고, 주최 측이 묵념(?念) 시간을 갖거나 국가(國歌)를 연주할 수 있다”며 “선수들은 검은 완장(腕章)을 차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국가에서는 여왕의 죽음을 조롱하는 발언이 나와 논란이다. 소셜미디어에 축하와 조롱을 쏟아낸 이들은 여왕을 ‘제국주의 상징’이라며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탈르흐트 경기장에선 관중들이 “여왕이 죽었다”(Lizzy’s in the box, in the box!)고 조롱(嘲弄)과 욕(辱)을 퍼부으며 외치고 있다.

 가디언도 ‘영국의 공화주의자(共和主義者)들은 그들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는 제목으로 공화주의자들의 활동과 발언을 전했다. “여왕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군주제(君主制) 그 자체였다. 우리 모두의 삶이었다. 찰스는 그 정도의 존중과 존경을 물려받지 못할 것이다. 이것이 정말로 전체 역학 관계의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영국의 여러 공화주의자가 현재 군주제 폐지 신념을 드러내는 일을 억압당하는 사례도 가디언은 함께 보도했다. 영국 국왕을 국가원수로 삼고 있는 카리브해 앤티가바부다 개스턴 브라운 총리는 3년 내 공화국 전환에 대한 총투표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SNP는 英 연방에서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추진하는 집권 여당이다. 스코틀랜드는 2014년에 독립투표까지 했다. 55:45로 부결됐으나 최근 다시 독립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자신들의 뜻과 달리 중앙정부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강행한 점을 표면적인 독립 사유로 들고 있다. 그 이면엔 잉글랜드와 한 나라지만 실은 혈통도 다르고 피로 얼룩진 전쟁을 치른 역사적 불화(不和)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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