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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희망
namsukpark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에는 희망이 가득하다. 꾸밈없이도 아름답게 피어난 ‘무위홍매’(無爲紅梅)와 비닐하우스에서 열매를 맺고 무럭무럭 자라는 멜론사진을 받아본 감회가 여간 새롭다. 우리네 손은 연약해 보이지만 씨앗을 뿌리고 거두는 농부의 투박한 그 손이 볍씨를 키우고 과수(果樹)에 열매를 맺게 하고 땅속에서 감자를 굵어지게 한다.

 “팬데믹(대유행) 여파로 손님이 뜸해졌던 병원과 약국 출입문이 불티나게 생겼다”는 뉴스가 심상찮은 예감을 불러일으켜준다. 하루 확진자가 40만 명에 육박하면서 방역전문가 사이 “최근 방역 완화를 비롯한 각종 변수가 많아져 오미크론의 꼭짓점을 예측하기조차 힘들어졌다”는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전체 확진자가 국내 인구의 40%, 하루 사망자 최대 600명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지만 실감하긴 어렵다. 몹쓸 바이러스에 감염 후 알게 모르게 후유증을 호소하느니 예방에 더더욱 힘써야 할 테다.

 가치관의 충돌에서 ‘경우의 수(數)’를 기대하기란 밤하늘의 별을 따오기보다 어렵다고 한다. COVID-19 고위험군이 감염되면 치료할 순 있지만 집중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역정책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한다. “의료체계의 상한선을 넘어설 경우 사망자는 급증하게 된다”며 정부가 거리두기 완화 메시지를 계속해서 내는 데 대해 “국민들께 불필요한 이동을 자제하고 거리두기 대신 ‘오미크론은 가벼운 계절감기 정도야’라는 뉘앙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반론일망정 당위성은 충분하다뿐이 아니다.

 “정부가 내세우는 K방역의 여력에도 한계가 왔음을 인정하고 의료체계 붕괴 직전의 상황을 국민들께 솔직하게 알리고 개인적인 감염예방 노력에 동참해주길 호소해야 한다.”는 무릅쓴 주장이다. 계절적으로 발생하는 독감 치명률과 비교하는 말장난은 넌센스에 불과하며 독감이 확진자 기준으로 하루 40만 명 발생한 전례가 없을뿐더러 독감도 하루 40만 명씩 발생하면 의료체계가 붕괴된다”는 호소에 협조를 아끼지 않아야 할 일이 아닐까? “아니면 말고, 맞으면 됐고”가 아닌 언감생심 주효(奏效)가 있으면 오죽이겠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에게 엄청난 인명(人命) 손실과 파괴만을 초래할 전쟁은 멈춰야 마땅하다. 속셈이 무엇이든 어떤 이유를 내세우던지 궤변에 지나지 않을뿐더러 괴멸을 자초하는 불나방을 연상케 한다. 서방세계의 각종 제재를 견뎌야하며 국내에선 평화를 소리 높여 외치는 국민들을 억압해야하는 상황을 푸틴이 어디까지 이끌고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도 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러시아의 입지는 좁아질 대로 좁아진 상황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한다.

 SWIFT 결제망 배제, 주요 기업과 정치인에 대한 자산 동결, 전략 물자에 대한 각종 금수 조치 등 역대 최고 수준의 경제 조치에 이어 러시아 항공기의 유럽 영공 진입 불허, 러시아 매체의 송출 금지 등 새로운 제재가 계속 추가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고, 기업들의 해외 자금 결제가 중단되면서 경제적인 타격이 현실화하자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러시아 기업인들도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과 러시아군의 공세가 치열해지면서 양측 간 전투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판국이다.

 소비는 美 실물경제의 2/3를 차지하는 핵심 ‘버팀목’으로, 종합적인 경제 건전성을 평가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면세점, 슈퍼마켓 등 소매판매점의 매월 판매금액을 조사해 작성하는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9%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실질 구매력이 약해진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언론은 해석한다.

 “세계 M&A거래 증가 추이(推移)를 보면 파티가 끝나간다”는 소식도 뉴스 헤드라인을 차지한다. 팬데믹(대유행)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초저금리 정책과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이어나갔고,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流動性) 덕분에 기업들은 낮은 비용으로 채권을 발행해 M&A(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었다. 팬데믹에 적응하고 살아남은 기업들이 미래 경쟁을 대비하려는 움직임 역시 M&A의 주요 동력이었다.

 원격근무 보편화 등 디지털 전환이 산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 간에 IT 인력 유치 경쟁이 심화된 것도 M&A 열풍에 일조했다. 어렵사리 IT 인력을 하나둘씩 채용하느니 차라리 IT 인력이 포진한 회사를 통째로 사들이는 것이다. 열기가 뜨거웠던 작년과 대조적으로 올해 M&A 시장은 한파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투자 시장 조사 업체인 BCA리서치에 따르면, M&A 거래 건수가 2년 만에 처음 감소한 이유를 “경제성장 둔화와 주식 수익률 부진, 금리 인상과 강력한 규제 역풍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닭갈비(鷄肋)는 ‘먹자하니 먹을 게 별로지만 버리자니 아까운 마음이 찾아듦(食之則無所得 葉之則如可惜)’을 비유했다. 태어남과 죽음이 둘이 아니라고 한다면 우리는 왜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을 갖는다는 말인가? 이 공식에 대입하면 왼손과 오른손도 둘이 아니다. 한쪽 손이 다치면 다른 쪽 손도 적잖은 고통과 부담을 느끼게 마련이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그냥저냥 얻어지는 게 결코 아니었다. 순국선열들께서 기울여주신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숭고한 정신을 어찌 우리 잊을 수 있으랴! “We tribute to front-line workers in the COVID-19 fight.” 현명하게 견디고 이겨내야 할 우리들 가슴에 새로운 희망이 용솟음치고 다함께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이겨내어 세계만방에 대~한민국의 국위를 널리 선양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 실 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김영랑(金永郞) /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대한민국 ROTC  회원지 Leaders’ World 2022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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