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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오신다기에…
namsukpark

 

 만물이 소생(蘇生)하는 봄, 봄, 봄이다. 먼발치에서 바라본 수양버들 나뭇가지에 연둣빛이 자욱해졌다. 개나리꽃은 갓 부화된 병아리를 연상케도 해준다. 자(紫)목련과 백(白)목련도 흐드러지게 봉오리를 활짝 터트렸다.

 나무사이로 비춰진 햇살이 시름을 어이 잊게 해 줄 수 있을까마는,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權力漏水)현상)에 진입하는 갈림길(岐路)에 섰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청와대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는 뉴스는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잦음을 연상케 해준다.

 일본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汚染水)를 해양에 방류(放流)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주변국들의 거센 반발 수위가 드높다. 미국은 일단 일본 편에 선 상황이다. 미국 대통령의 기후(Climate)특사가 기후문제 협의를 위해 중국을 방문했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고 한다. “방사능 오염수가 그토록 안전함을 증명하고 방류하려던 그 오염수를 마시고, 밥하고, 빨래하길 권(勸)한다”며 일본의 결정을 두둔한 미국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니 말이다.

 COVID19 팬데믹으로 만신창이가 된 지구촌이다. CBS에 따르면 17일 반셀 모더나 CEO는 “올가을부터 미국에 3차 접종분인 ‘부스터 샷’(booster shot)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차 접종 이후 효과의 보강을 위해 3차 접종까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한다.

 앞서 Pfizer의 앨버트 불라 CEO도 화이자 백신 접종자가 1년 이내에 세 번째 주사를 맞아야 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가하면 아직 백신구경도 못하신 분들껜 본의(本意)아니게 심기를 거슬리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찾아들어 입을 다물게 한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COVID-19 백신을 구하지 못해 ‘백신 공급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국가들에서는 ‘놀러오면 백신을 무료로 놔주겠다’는 관광 상품이 출시됐다고 전한다. “COVID-19에 타격을 입은 관광 업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을 빌미로 돈벌이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비등(沸騰)해지고 있다. 돈만 내면 백신을 맞게 해주겠다는데 과연 백신공급이 어려운 게 맞나? 의심이 들 정도다.

 AZ를 시작으로 J&J·얀센 백신까지 혈전 부작용 발생 논란에 휩싸이며 선택권이 좁혀지고 상대적으로 잡음이 적었던 백신에 대한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공급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백신접종을 받을 수 있을까하는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틈타 백신 관광 상품으로 돈벌이를 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백신 관광 상품은 가뜩이나 백신 공급난에 허덕이고 있는 빈국(貧國)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백신을 선구매하지 못한 빈국들은 잉여 물량이 생겨야 이를 공급받을 수 있는데, 이들에게 돌아갈 수도 있는 잉여 물량을 부유한 관광객이 선점취득(先占取得)한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이 공평하게 공급되어져야 한다”며 빈부(貧富)를 가리지 않고 퍼져나가고 있는 만큼 백신도 이를 구분하지 않고 공급돼야 마땅하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백신·관광 상품의 출시는 현재 백신이 상대적으로 ‘가진 자’에 의해 선점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COVID-19으로 사망한 사람은 300만이 넘는다. 인간의 생(生)과 사(死)가 걸린 만큼 백신접종을 미끼로 한 돈벌이수단은 비(非)윤리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름은 절로 자연스레 희고, 산(山)은 진작 홀로 푸르렀네.”하던 옛사람들의 정취(情趣)는 간 곳이 없고, 모골(毛骨)이 송연(?然)해지는 일들이 항다반사(恒茶飯事)처럼 버젓하다. 비록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생(生)은 짧고, 캄캄한 것 같은 삶이 앓느니 죽는 격이라지만, 타의(他意)에 의해서 이리저리 휘둘리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No matter what happens, the sun will rise in the morning.”(어떤 일이 생겨도, 태양은 아침에 또다시 떠오른다.)

“三月踏靑能幾日 百回添酒莫辭頻 看君倒臥楊花裏 始覺春光爲醉人” - ‘삼월 답청(踏靑) 분위기 몇 번이나 갈까 / 백번 잔(盞)을 채워도 빈번히 사양 마시게 / 버들개지 속에 벌렁 드러누운 그대 보니 / 비로소 알 것 같네. 봄볕이 사람을 취하게 한다는 것을’ - [ 웅유등(熊孺登),당(唐) /《춘교답청(春郊踏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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