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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견빙지(履霜堅氷至)
namsukpark

 

 어떤 일의 징후가 보이면 머지않아 큰일이 일어날 것임을 에둘러 ‘서리를 밟을 때가 되면 얼음이 얼 때도 곧 닥친다’는 의미의 ‘이상견빙지(履霜堅氷至)’가 있다. 특히 정치적 견해를 피력할 때 상대방이 나와 다른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흥분부터 하기 시작하면 아무렴 딱한 일이다. 사안(事案)의 완급(緩急)을 조절할 줄도, 민심(民心)을 겸허하게 경청할 줄도 알았으면 오죽이련만….

 

 ‘Made in all of America!’ (모든 것을 미국에서 만들자!) J·Biden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내건 경제 슬로건은 D·Trump 대통령의 것과 크게 다르진 않다. 바이든 후보의 경제정책을 일컫는 ‘바이드노믹스(Bidenomics)’에도 자국(自國) 우선주의와 중국에 대한 압박 기조는 똑같이 담겼다. 일자리 확대와 제조업 부흥을 향한 방향성도 현 정부와 다름없다. 공화당의 집권 이후 경제를 비판하면서 ‘더 나은 미국 건설,’ ‘중산층의 복원’ 등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다만 그 방법론에선 차이가 난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와 달리 환경을 중시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다자주의(多者主義) 중심의 통상 질서 회복을 통해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란다. 하지만 다른 방식의 미국 우선주의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진 않다. 트럼프는 COVID-19로 시작해 COVID-19로 끝난 선거전을 치르며 세계최악의 피해국으로 전락함에 따라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유권자들에게 그의 말은 ‘구두선(口頭禪)’에 불과했다.

 

 사람들은 공평(公平)을 부르짖지만, 공평은 온전한 자유처럼 존재하지 않아서 희망하는 게 아닐는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외치던 D·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WP는 이번 대선이 COVID-19 대유행과 경제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겨울철과 겹쳤다면서 미국이 직면하게 될 최악의 경제 상황을 그렸다. 특히 높은 사전투표율로 당선자가 바로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대선 뒤 불확실성 속에 경제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위(魏),촉(蜀),오(吳), 세 나라가 한 나라로 통합하기 위해 100년 동안 경합을 펼쳤던 역사소설에선 촉한(蜀漢)의 승상이었던 무후(武侯) 제갈공명(諸葛孔明)의 지략(智略)과 용맹이 돋보이지만, 명수우주(名垂宇宙)를 생각하니 옛 영광은 추억 속에서만 빛날 뿐이다. 우리가 성장 일변도(一邊倒)로 치닫기보단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는 새로운 시선을 지닐 수 있다면 얼마나 풍성해 질 수 있을까? 짧은 지면에 하고많은 세설(細說)을 모두 담아낼 순 없지만, 꿈이 있는 사람은 늘 자신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려고 들지 않는다. 하나가 다른 하나 없이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시대와 목적을 묻지 않고 말이다.

 

 COVID-19 대유행의 여파로 여행, 항공, 관광, 요식 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 패스트푸드 체인인 버거킹이 최대 라이벌인 맥도날드를 포함해 다른 경쟁업체를 이용하여 달라는 아주 특이한 광고를 내걸어 눈길을 모은다. CNN방송에 따르면 버거킹 영국법인은 트위터에 올린 ‘ORDER from McDONALD’S(맥도날드에서 주문하세요)’ 성명에서 COVID-19 대유행 기간 고객들이 지역의 패스트푸드 식당들을 이용해주길 바란다며 이러한 부탁을 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한다. “KFC, 써브웨이, 도미노피자, 피자 헛, 파이브 가이즈, 타코 벨, 파파 존스 등 어느 곳이든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수 천 명의 직원들을 고용한 식당들은 현재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주고 싶다면 배달과 포장, 드라이브 스루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맛있는 음식을 즐겨달라”고 강조했다. COVID-19 대유행으로 인한 이동 제한 조치 후 갈수록 어려워지는 외식업계의 연대감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과 함께 이색 광고를 냄으로써 오히려 더 주목을 받을 수 있음을 노린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렇다손 “Waffer를 주문해준다면 최고겠지만 Big Mac을 주문하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다”고 덧붙인 여유로운 재치와 나 혼자만이 아닌 서로 도우며 함께 삶을 구현하려는 품격을 지킨 내용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민주국가에서 대선에 임하는 후보자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자신감을 피력하고 응원도 구해야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국가를 위해 적절한 선을 지키도록 호소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 국민들은 승패를 떠나 다양성을 하나의 체계 안에서 수렴하는 그에게서 바람직한 지도자상(指導者像)을 본다. 국가 지도자(statesman)의 가장 큰 덕목은 현명함이다.

 

 나와 우리의 이익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까지 포용할 줄 아는 덕목이 없다면 본질적인 의미의 정치는 포기해야 한다. 극단적인 법치주의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조롱하고 경시하게 만들며 점점 민주주의의 입지를 좁히게 만드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반대로 법치가 없는 민주주의도 원칙 없는 야합과 혼란을 야기(惹起)할 수가 있다. 상호 견제(牽制)와 감시를 하는 다양한 장치들을 보완하며 민주국가를 발전시켜 조화를 이루는 사회가 ‘열린사회’이자 강한 사회다.

 

 세상에 누가 여의주(如意珠)를 지녔을까마는, 올 한해는 ‘아프지 않고 건강 합시다!’를 입에 달고 지냈다. 하긴 외침(外侵)이 없고 조용하면 태평성대(太平聖代)였고, 쳐들어오면 속수무책(束手無策)이었다면 예나 지금이나 한심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큰 탈(奪)없이 이만하니 고맙고 감사해야 할 일이다. 물론 힘들고 어렵지만 다 지나가면 그만인 일들이겠고 보다 더 잘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들 모두의 안녕과 행복을 비는 마음 간절하다 뿐만이 아니다.

 

 Biden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월7일(현지 시각) 당선 확정과 함께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국민들이 저와 Harris 부통령 당선인을 선택해준 데 대해 영광스럽고 겸손하게 생각합니다. 전례없는 장애물을 마주하고 있지만, 기록적인 수의 미국인들이 투표를 했습니다. 다시 한 번 미국의 심장 깊은 곳에 민주주의의 맥박이 뛰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입니다. 선거가 끝났고, 이제는 분노와 거친 표현을 뒤로 하고 하나의 나라로 뭉칠 때입니다. 미국이 통일 될 시간입니다. 그리고 치유할 때입니다. 우리는 미합중국입니다. 우리가 함께라면 해내지 못하는 것은 없습니다.”

 

 남은 절차는 다음 달 14일 선거인단 투표, 내년 1월 6일 연방 의회의 선거인단 개표 결과 승인, 그리고 같은 달 20일 연방의회 의사당 앞 취임식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미국 사회는 새 대통령 확정과 취임 때까지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수많은 사람이 사과나무 아래 떨어지는 사과를 봤어도 Newton만이 왜 떨어지는지를 알고 싶어 했다.(Millions saw the apple fall, but only Newton asked why).’

 

칼릴 지브랄((Kahlil Gibra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인간이 비겁(卑怯)을 가리기 위해 인내의 옷을 입고, 게으름을 관용(寬容)이라 부르고, 두려움을 공손(恭遜)함이라 부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관대함이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주는 것이고, 자부심(自負心)은 필요한 것보다 적게 취하는 것이다.” 라고

(대한민국 ROTC 회원지 Leaders’ World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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