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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가 낼모레
namsukpark

 

 휘영청 떠오른 둥근달 속에 계수나무와 떡방아 찧는 옥토끼는 없어도 향수(鄕愁)를 그립게 이끄는 계절이다. COVID-19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制約)이 따르고 있다. 기다려지는 추석(秋夕)이 가장 쓸쓸하고 힘든 시간임을 에둘러 호소하시는 분도 적잖게 계실 테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았으면 오죽이련만….

 

 민속명절 한가위 즈음이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곳이 떡 방앗간이 아닐까싶다. 저마다의 식성과 기호도 다르지만, 한가위의 정취(情趣)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음을 아쉽게 느낀다. 주거니 받거니 이웃과 함께 나누니 팔진미오후청(八珍味五侯鯖)이 따로 없다고도 했지만 ‘누님 떡도 값싸고 맛있어야 사먹는 세상인심’이다. 시루떡, 백설기, 인절미, 콩떡, 호박떡, 갖가지 떡이 즐비해도 추석에 즐겨먹는 송편이다. 뭐가 뭐니 해도 입맛을 다지게 하는 떡은 허기질 때 얻어든 떡이 아닐는지요?

 

 너나없이 모두가 호의호식(好衣好食)을 누리고 행복할 수 있었으면 오죽이겠지만, 세상에는 시부시자(是父是子)가 있고 호부견자(虎父犬子)도 엄연히 존재한다. 노부모님의 안녕하심을 살피고는 주름진 얼굴에 파안대소(破顔大笑)를 이끌어내는 귀밑머리 희끗한 자식이 있는가 하면, 이제나 저제나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 문을 목이 빠져라 응시(凝視)하시며 그리움에 눈시울을 붉히시며 뒤돌아서는 심정을 헤아려드릴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도 본다.

 

 인류의 3가지 난제(難題)는 ‘정치, 종교, 인종문제’라고 한다. 아무렴 아닌 건 아니라!해도 ‘현실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는 말이 횡행(橫行)하기도 한다지만 마땅찮은 빌미를 앞장 세우려들지 않을 순 없을까요? 생각은 관점(觀點)에 따라 달리 보이게 마련이지만,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뒤늦은 법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우리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줄 익히 알고 있어도 삭신이 전(前)과 같지 않은 것이 문제다.

 

 고국에서는 갑분조(갑자기 분위기 조선시대) 어투(語套)가 유행하는가보다. 시무(時務) 7조 상소(上疏), 영남만인소(嶺南萬人疏)가 신문고(申聞鼓)를 두드려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된다고 한다.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고, 경세제민(經世濟民) 치국술법(治國術法)이라는 논리가 정연(整然)하다. 진영의 논리와 기준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잊게 할 정도의 고성(高聲)을 지르고 힐난(詰難)에 거리낌 없는 민복(民僕)들의 언행을 보면 민의(民意)를 수렴해가는 전당(殿堂)인지? 갸우뚱해진 마음이 갈피를 잡기 어렵다.

 

 COVID-19 팬데믹(pandemic)이 끼친 지구촌의 경제 변화가 심각한 실업과 저성장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한다. 머잖아 제조업 분야에선 실업자가 넘쳐날 수 있다고도 한다. 선진국이 경제발전 단계에서 피할 수 없었던 과정이었다고 다독이지만, 세계 경제가 부딪친 현실에 섣부른 예단(豫斷)은 금물이다. 사청사우(乍晴乍雨)하는 세상사(世上事)에 나 홀로 무관심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정곡(正鵠)을 찌르지도 못해 진퇴양난(進退兩難)일수도 있겠다.

 

 일상에 찌들고 지친 국민들이 가끔 미소를 지을 때 아름다운 향기가 진정한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었으면 그 얼마나 좋을까. 자유와 민주주의를 신봉(信奉)하는 우리 배달(倍達)민족이 날로 융성(隆盛)하길 바라마지않는 애국애족의 충정(忠情)은 간절하다 뿐만이 아니다. 반달(半月)모양의 송편이 까칠해진 입맛을 사로잡게 해 줄 든든한 끼니로도 좋지만, COVID-19 팬데믹(pandemic)을 극복해낸 보다 자유로운 중추가절(仲秋佳節)이었으면 더없이 좋겠다.

 

“생명은 그래요./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공기에 기대고 서있는 나무를 좀 보세요./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우리 또한 맑기도 흐리기도 하지만/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정현종의 《비스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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