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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say never”
namsukpark

 
 
 허무맹랑하게 들리는 전설이나 설화에서 제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벅찬 위기를 숱하게 겪는다. 오죽이면 용의 턱 아래 있다는 여의보주(如意寶珠)를 생각했을까만 위기의 순간에 나를 위해 나서주는 이가 한 사람이라도, 설령 사람이 아닌 어떤 존재라도 있다면, 운명도 내 편으로 돌아서고 전화위복(轉禍爲福)으로 자리매김을 한다. 아무렴 중요한 것은 그 진위(眞僞)여부가 아니라 담겨진 간절한 뜻이 아닐는지….


 지난해 6월 역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후 2월27일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됐다. 서로를 ‘제국주의 침략자’, ‘악의 축’이라고 규정했던 북ㆍ미가 서로를 배려하며 의전상 ‘상석’을 한 회씩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란 뜻으로, 삶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젊은이가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거나 대적할만한 상대가 없음’을 ‘넘사벽’이란다. 이를 마땅찮게 탓하려들기보단,《열자(列子)》<탕문편(湯問篇)>에 ‘나이 90에 산이 가로막혀 멀리 돌아다니는 불편을 덜고자 자식들과 의논하여 산을 옮기기로 했다’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정신으로 밀고 나아가면 세상에 못 할 일은 아무것도 없을 테다. 덜떨어져 보이는 ‘우공(愚公)’의 삶에 대한 자세와 방식이 어쩌면 우리들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자신을 꾸미는 일은 사치가 아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는 어떤 여자보다도 아름답고 사랑 받는다. 새 옷을 입는다고 절로 우아해지진 않는다. 스무 살 얼굴은 자연의 선물이고 쉰 살의 얼굴은 당신의 공적(功績)이다.” 한때 가수를 꿈꾸며 카페에서 춤과 노래를 즐겼던 그녀는 코르셋으로 대표되는 화려함 속에 감춰진 귀족사회 여성들의 불편한 의상에 불만을 움직임이 자유롭고 단순하며 세련된 의상을 직접 제작한 재봉사출신의 패션디자이너 코코 샤넬(Coco Chanel)의 어록이다. 


 강렬하고 눈부신 햇빛에 저만치 강가에서 얼음장이  ‘쩍’하며 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지역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온도가 상승해가는 북극과, 더 이상 머무를 곳 없는 곰들에게 “인간이 미안해하고 두려워해야 할 일”이라는 지적이 먼 미래의 위협인 줄만 알았던 기후 변화의 위기가 현실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 지구상에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고 곰들은 아무 데도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먹잇감을 구하지 못해 극도로 굶주린 상황의 참새나 다람쥐가 한줌 먹잇감 앞에 두려움이 없는 경우를 겨울숲속의 산책길에 눈여겨본 적이 있다. 사람들의 성격이나 성품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 다르지만, 버트런드 러셀(Bertrand Arthur William Russell)은 “강한 자존감은 당신이 전쟁에서 포로가 됐을 때 당신을 비굴해지지 않도록 해줄 것이고, 세상에 맞서 싸울 때에는 당신의 행동에 대해 옳은 확신을 가져다 줄 것이다”고 일러준다. 


 지구촌이 겪는 온갖 어려움은 어느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촌 전반의 문제라는 분석이다. 기후변화가 ‘인재(人災)’로 알려진 것은 짐짓 오래됐지만 아직도 우리들의 자세와 태도엔 큰 변화가 없다는 거다. 누군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되고 회한(悔恨)으로 남는 게 무언지 무릅쓰고 여쭌다면 무어라고 답변할 수 있을까요? 


 중국을 뒤덮던 오염물질이 붉은 띠 모양으로 한반도에 넘어오는 미세먼지 때문에 설날연휴 첫날부터 아니 1년 365일 대기질(大氣質)은 좋지 않다고 한다. 대기오염물질과 사업장별 온실가스 배출하는 사업장 상위 10곳 가운데 1위를 포함 5곳이 ‘석탄화력발전소’라고 한다. 석탄은 연료비만을 놓고 보면 가격대비 효율이 좋은 편이어서, 오염물질을 배출함에도 불구하고 선호하는데 미세먼지의 저감(低減) 효과와 국민 건강을 우선하고, 발전과정에서 유발되는 ‘환경피해’를 비용으로 환산한다면, 놀랄만한 수치(數値)가 엄연(儼然)할 텐데 말이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때 국내의 많은 소각장과 화력발전소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덩달아 오염물질을 마구 내뿜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초미세먼지 농도와 오염물질을 허용기준치 이상 내뿜어댄 소각장과 출력을 80%로 제한해야만 하는 발전소의 오염물질 초과 배출을 적발하면 뭐한답니까?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이 1주일에 8회 이상 위반해야만 행정처분을 받는 눈감고 야옹하는 처벌 규정만으로는 보란 듯이 마구 내뿜는 대규모 사업장을 막을 순 없다는 지적이 공공연한 판국에 이를 어쩐다지요. 


 호주는 세계 최대 석탄 자원 생산국이자 수출국 가운데 하나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인도 등 여러 나라가 호주에서 수입한 석탄으로 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호주 법원이 사상 처음으로 기후변화를 이유로 신규 탄광개발을 불허했다고 AFP•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할 시점에 오히려 온실가스 총량(總量)을 높이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는 대국적인 견지(見地)에서다. 


 국민건강과 환경에 대한 정부차원의 인식변화가 절실하다 하겠다. 하지만, 지구촌국가들이 기후변화대책 초안을 마련하는 데만  21년이 걸렸고, 산업지형엔 변동이 있었지만, 계층 간 소득 차이는 여전히 컸다. 기후변화가 ‘인재(人災)’로 알려진 것은 오래됐지만 아직도 이에 대한 우리들의 자세와 태도엔 큰 변화가 없는 것이 더 큰 문제점인지도 모른다. 


 오염되지 않은 청결한 물과 공기를 얻는데 인종과 성별 나이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과욕을 버리고 먼저 노력을 기울여야 할 터이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은 다를지라도 같은 하늘 아래 호흡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보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이뤄내야 할 일이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우리들에게 남은 시간동안 올바로 개선했으면 오죽이겠다. 사실 어느 특정지역의 문제라기 보단 생태계(生態系)를 위협하는 ‘기후난동’과 ‘기상이변’의 주된 원인은 ‘지구온난화’에 있음을 상기(想起)해야 하겠다. 


 결국은 모든 게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인데, 잘못 엎질러진 물은 어이 주워 담을 수 없는 줄 안다. “나비처럼 날아 땅벌처럼 쏘아주겠다”던 무하마드 알리의 “날짜를 손꼽아 세지 말고, 오늘을 중요한 날로 만들라”는 어록이 생각을 키워준다. 만물은 가고 다시 오며, 이승과 저승의 생(生)과 사(死)는 그렇게 거듭될 것이다. 그러나 세상을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사람 덕분에 이 지구촌은 여전히 아름다울 터이다. (대한민국 ROTC 회원지 Leaders’ World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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