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아기 예수는 탄생일에도 울지 않았네

죽음을 불사르는 황금성의 열쇠를 쥔 님이

별빛 타고 내려온 어스름한 마굿간 구유

요람에서 온누리에 황금빛 영광을 비추었네

말씀이 육신으로 내려온 님은 춤추는 별빛 따라

찾아온 동방 박사를 침묵의 미소로 맞이하였네

눈물을 모르는 불멸의 님은 남성중심의 신인

거짓 마왕이 휘두른 죽음이란 멍에를 메고

온통 수난을 당하는 물고기 자리 이천 년

피땀이 흐르도록 뜨거운 올리브 산의 기도로

무수한 여인들이 마셔야 할 수난의 쓴 잔을

대자아가 몸소 멈추어 주기를 간구하였네.

나사로의 죽음으로 믿음의 자매들이

통곡하던 베다니에 넘쳐흐르던 눈물의 잔

마리아의 피눈물에 처음으로 흘렸던 님의 황금 눈물

무덤 속 나사로를 불러내어 통곡하는 영혼에게

생명수 넘치는 환희의 포도주 잔을 부어 주었네

십자가를 메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수난의 날에

무수한 예루살렘의 여인들이 울며 님을 따를 때

나를 위해 울지 말고 그대와 그대의 자녀를 위해 울라고

긴 침묵을 깬 것도 오직 여인이 겪어낼 슬픔 때문이었네.

탄생일에서 돌무덤 속 부활의 순간까지

님의 손길이 닿는 곳은 빛과 어둠이 하나 되는

어둠의 빛인 “나의 누이 나의 신부여”

물병자리를 고대하며 불멸의 장미인 성녀가

몸소 희생양으로 방랑하는 새 창조의 고난 때문이었네

절대자의 절반인 불멸의 연인을 향한 불타는 정열은

벨리와 아일린이 엮어낸 사랑의 신화를 우뚝 세웠네

님은 탄생일로부터 기쁨이 넘치는 승리의 날이 오기까지

연인에게서 연인에게로 성배 기사도의 칼날로 빛나는

영광의 님이 온누리를 휘감는 넘치는 생명수 언약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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