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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기도
macho

 
 가을 기도 

 

 


 
만물의 어머니 대지여,
또다시 가을이 오니 새 봄을 위하여 
나는 버릇처럼 낙옆을 모으고 
땅을 갈고 거름으로 긴 겨울을 예비합니다. 
혹여 당신은 나를 모르고 낯설다하고 
아주 먼 이방인이라 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아주 나를 잊어버렸다 할지라도 
태초부터 치매를 모르고 만물을 위하여 생명력을 불어넣고 
온 세상을 살피기 위하여 끓는 우주솥을 휘젓고 있는 
힘겨운 노동을 즐겨하는 생명의 원천이신 당신을 잘 압니다. 

 

 
만물의 어머니 대지여,
나는 언제나 당신을 기대어 살아가고 있기에
다가오는 만발하는 봄꽃과 가을을 보내 줄 것을 믿기에 
이리도 당신을 향해 제식을 드리고 있나 봅니다. 
부족함이 없는 당신을 향해 이 내 몸이 차려 드린 
잔칫상이란 인간이 먹다 남긴 부스러기로 익힌 퇴비입니다.
그래도 철없는 나를 탓하지 않고 귀한 선물인 양 반기며 
내일의 풍요로 교환해주는 당신의 뜨거운 가슴을 믿습니다. 

 


만물의 어머니 대지여,
단풍진 오곡백과는 햇살과 춤추는 
당신의 스치는 비단 치마자락의 번뜩임, 
가을 발자취마다 흥겨운 잔칫상을 차린 당신의 사랑을 봅니다. 
해와 손을 맞잡고 달에 새긴 당신의 미소를 우러러 보면서
나도 날마다 당신의 가을처럼 풍요로울 수 있기를 
내 동반자와 손 맞잡고 가는 세상 길마다 
당신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 황금빛 지혜로 엮은 
우리네 보금자리가 푸른 하늘 아래 우뚝 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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