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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그 절묘한 타이밍
leehyungin

 
  
 

 기회란 찰나가 혼을 흔들어 깨우는 순간이다. 그 영감으로 순간을 결정적으로 포착, 목적을 달성하는 행운이요 축복이리라.


 무슨 인연으로 K형을 만났을까? 그 시절, 고생이 뭔지도 몰랐던 시절, K형이야 공인된 기술직 이었기에 내로라 하는 직장에서 여유로운 임금으로 이민의 삶을 풍요롭게 부풀려가고 있었다. 층은 다르지만 같은 아파트에서 살게 된 운명의 만남, 숙명적으로 맺어진 인연은 이민 초창기 나의 삶을 참으로 보람되이 펼쳐주었다.


 자갈밭을 일구어 옥토를 만들듯, 이민의 땅 캐나다에 정착하며 부동산의 매력에 빠져들던 이야기다. 수백만불이란 천문학적 숫자마저도 사실은 순간의 극치가 일궈낸 결정의 열매들이었다. 마음씨가 텁수룩하고 싫은 내색 한번 보이지 않았던 K형과의 초대면으로 서로 왕래가 쌓여 함께 두해를 넘겼다. 그러면서 두 아들과 함께 남자가 셋이라 아파트가 비좁아 이사를 가야 한단다. 만나자 마자 이별인가?


 집을샀다고 훔친 것도 아닌데 쭈삣쭈삣 어렵게 이야길 꺼내며 두달 후 이사란다. 아니 그럼 어디, 어떤 집인교? ‘스카보로’ 유명했던 영화제목과 같은 예쁜 동네란다. 묻고 묻고 또 물어 꿈에 그리는 집구경으로 설레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민 와서 처음 보는 "나의 집". 아니 K형 집이지만 내집인양 서성댔다. 앞뒷 파란 잔디밭이며 뒷뜰에 하늘로 곱게 뻗어난 플라타나스 나무들로 정원이 아담하게 단장된 환상적인 집이었다.


 부럽다! 요동치는 가슴을 진정키 어려워 뒤척이며 잠을 설쳤다. 아내와 부풀었던 꿈결에 우리도 집을 살까? 할 수 있을까? 돈이 있어야 집을 살텐데… 이러다 동트는 새벽을 날마다 깨웠다. 주중 공장생활도, 또한 아내의 직장과 더불어 주말에 뛴 파트타임의 실속이 뿌듯한 미소와 함께 은행잔고를 두툼하게 채워 주었다.


 열심을 정열에 꿰메어 목적을 향한 투쟁이 혈기롭던 집념을 훨훨 불태웠다. K형댁과의 소중하고 값진 인연이 있었기에, 우리도 해보자고 길을 열어준 이 절묘한 찬스는 이민의 터를 개간하는 삽이고 쟁기질이었다. 빈 주먹으로 허허벌판 이민의 터전을 일구어왔던 전설적 이야기. 대대손손 가난으로 몇 세기를 이어온 조국땅의 역사적 수난사와 동일했음을 어찌 외면할 수 있으랴. K형댁이 이사한 2년여,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꿈에그리던 집을 장만하기에 이른다. 나도역시 매력적인 이름의 ‘스카보로’ K형 댁과 단 5분 거리였다. 토론토 그넓은 곳에서 오직 친구집 옆만이 천국일 것 같았다. 처음 가져본 낯선 이민의 땅에 사랑의 처소라니…


 꿈인가, 생시인가. 태어나 처음 마련된 나의 집. 꿈과 희망이 파란 하늘에 두둥실 구름을 타고 날아 올랐다. 억만장자도 부럽지 않았다. 아 ! 우리도 할 수 있구나. 자신감과 함께 투지력이 전신에 들끓었다. 역설적 긍정의 토대가 온몸 신경세포들을 요동치게 했다. 


 젊어 싱싱하던 낭만으로 인생의 참맛을 일궈가던 3 년 후 부동산매각이라는 첫 숫가락을 배워가게 되었다. 마켓이 성난 파도처럼 요동친다고 일터에서도 길거리에서도 돈줍는 소리에 귀를 쫑긋했다. 활성화된 매물들의 마켓은 뻥튀기처럼 ‘More than Double’ 로 이어졌고 바로 이것이 부동산의 활기임을 실감했다. 유유히 흐르는 시냇물처럼 가는 세월은 삶의 지평을 풍성하게 열어 주었다.


 매입과 매각이라는 부동산의 철로길 같은 이윤법적 원칙은 분명히 절묘하고 오묘한 타이밍의 절정이아닐까. 천지신명께 두 손 비는 예사 전설이나, 주여, 도움주소서! 무릅꿇고 높이 쳐든 손끝일까? 간절함이 축복의 통로로 연결되니 안개 속에 휘덮힌 부동산의 활성화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K형과의 만남도, 집을 사서 이삿길이란 도전도, 일터나 길거리에서 귀를 열어준 마켓상황의 변화들, 그저 즐기기에만 빠져 있었다면 굴러들어온듯 베풀어지고 허락된 자산증식의 순간을 어찌 포착할 수 있었을까?


 기회는 찰나의 결정으로만 완성을 추구한다. 두루미가 뚜벅거려도 긴 부리로 한순간에 먹이를 쪼아 삼키는 순발력이 바로 부동산의 정의와 상충하지 않는가. 무지의 사막을 개척하려던 무모함이 없었다면, 생면부지 부동산이란 포괄적 깊이를 언제 헤아려 볼 수 있었을까? 새로움에 대한 투지와 저돌적 마켓을 향한 집념의 결정이야말로 살아 숨쉬는 실체를 이뤄내는 완성이리라.


 기회는 붙잡는 자의 열정적 소산이다. 사실적 실체 확립으로 현실적 토양을 일궈내는 작업이 귀한 열매로 맺히리라. 호황기냐, 슬럼프냐. 시대적 상황이 안개 속 부동산의 흐름을 시소게임으로 연결시킨다. 그런 가운데서도 절묘한 부동산의 타이밍을 포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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