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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교훈
kwangchul

 

 지난달, 9월23일 영국 수상 리즈 트러스(Liz Truss)는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 법인세 인상 철회를 골자로 하는 감세안을 내놓았다. 2027년까지 450억 파운드에 이르는 야심찬 대규모 감세안이었다.

 정부가 투자 증대를 통해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를 먼저 늘려주면, 경기가 살아나면서 저소득층이나 중소기업까지도 혜택이 돌아가 경제 전체가 윤활하게 돌아간다는 낙수이론에 기반을 둔 정책이다. 흘러내린 물이 바닥을 적신다는 트리클 다운 이코노믹(Trickle- down economic)에서 유래된 말이다.

 하지만 영국정부가 재정적자에 몰릴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파운드화 가치와 국채가격이 폭락하게 된다. 낙수이론, 즉 낙수효과는 피라미드 이론과 흡사하다. 컵들이 피라미드처럼 놓여 있다. 맨 꼭대기의 컵에 물을 계속 부으면 넘쳐흐르게 된다. 그렇게 해서 넘쳐흐른 물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가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현상에 대한 이론이다.

 낙수효과에 반대되는 이론은 분수효과(Trickle-up effect)이다. 분수효과는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 이론과 동일시되고 있다. 불황 극복을 위해서는 총 수요의 구성요소 가운데 비중이 제일 큰 민간소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분수 이론에 중점을 두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소득층의 소득증대가 총수요 진작 및 경기 활성화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고소득층의 소득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경제 개념이다. 물론 이 분수효과의 구심점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이다.

 지난 50여 년을 이곳 캐나다에서 살면서 각종 소규모 사업(Small business)을 경영하며 살아 왔다. 그런데 가게를 셋업하여 오픈하는 경우 하나의 철칙이 있다. 부자 동네를 피해 가능한 저소득층 지역에서 오픈해야 성공의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어떻든 케인즈는 저소득층 및 중산층의 소득별 한계 소비성향이 고소득층에 비해 높다고 하였다. 간단히 말해 부자의 주머니가 더 짜다는 이야기이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은 옛 말이 되었다.

 지난 3년간 세계는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염병 전쟁으로 인한 과도한 경비 지출과 최근에는 러시아의 무모한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경제공황의 우려 속에 신음하고 있다. 경제공황은 거의가 정치 공방으로 이어지게 된다.

 "낙수 효과"가 우파의 경제 이론이라 한다면 "분수 효과”는 좌파의 경제 이론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정치도 우파인 보수와 진보라 불리는 좌파 정당이 있다. 하지만, 1953년 7월 27일 휴전 협정으로 전쟁은 일단 멈춰졌지만 실질적으로 전쟁이 종식된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하에서는 건전한 좌우 정책 대립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대통령과 하원은 좌파인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지만, 상원은 우파인 공화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연방정부는 좌파인 자유당의 트뤼도 정권이 내각을 형성하고 있지만, 온타리오, 퀘벡을 포함한 캐나다의 여러 주들은 우파 정당이 대세다.

 지난 10월11일, 앨버타주에 새로운 여성 수상이 탄생되었다. 전 와일드로즈당 대표였던 다니엘 스미스(Danielle Smith)다. 그녀는 지난 10월 6일 열린 통합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다른 6명의 대표들을 제치고 승리하였다. 그런데 취임 직후 백신접종을 거부한 미국인에 대한 발언이 도마에 오르게 된다.

 그녀에 의하면 “미 백신접종자들은 자신의 생애에서 보아온 것 중 가장 편파적으로 인권 침해를 받은 그룹이다"라고 발언하였다.

거기에 덧붙여서 연방정부의 코로나 바이러스 제한 정책은 앨버타의 경제를 망가트리기 위한 술책으로써 자신은 앨버타의 주권과 경제 부흥을 위해 연방정부와 투쟁하겠다고 막가파 발언을 서슴지 않기도 한다. 대중 선동주의자(Populist)의 전형적인 표현이다.

 앨버타 주의 경제권은 오일샌드이다. 그런데 지난 몇 년 오일산업은 전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으로 타격을 받게 된다. 당연히 이를 규제하는 연방정부의 정책은 석유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는 치명적이며 억압적인 정책으로 받아들여진다.

 연방정부로부터 소외되었다고 느끼는 절망적인 사람들에게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는 것은 포퓰리스트들의 관점에서 보면 아주 쉬운 먹잇감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월말 오타와로 몰려갔던 일명 자유 호송단(The Freedom Convey)도 표면에는 백신접종 반대데모였지만, 그 이면에는 석유산업을 포함한 친환경 정책에 반대하는 블루칼라의 경제적 동기가 주원인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들의 주요 공격목표는 트뤼도 연방정부였다.

 트러스 총리는 대규모 감세를 통해 영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는 약속과 함께 집권 보수당의 당수가 되었다. 그러나 감세 정책을 뒷받침할 세부 설명에는 미흡하였다. 물가 위기(Inflation) 등을 해결하며 새로운 정치 리더십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당내에서 받았던 그녀의 꿈은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당 차원에서는 지지를 받았으나 국민의 신임을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앨버타의 스미스 수상도 당 차원에서는 충분한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녀의 도전적이며 자극적인 선거용 정치적 소견 발표는 자신의 도끼로 제 발등 찍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 본보기를 "리즈 트러스"는 집권 45일 만에 수상직을 사직함으로써 여실히 보여주었다.

 1975년, 86세로 생을 마감한 20세기 석학 "토인비"는 일찍이 말하였다. 문명의 쇠퇴라는 재앙은 반드시 꼭 일어나도록 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일어날지도 모르는 위험성인데 그 위험성의 정도가 크기 때문이라 하였다.

 꼬리가 긴 새로운 병 코비드19(Covid-19 Syndrome)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후퇴를 예고하고 있다. 그 위험성의 여파와 파장 정도가 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022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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