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여명을 기다리며 산다. 해가 솟아 오르자 하늘과 구름이 붉은 옷을 차려 입고 부드럽게 세상을 감싼다. 나도 미소를 띠며 아침을 맞는다. 요즈음 재택근무를 한다. 거실 탁자에 Work station을 만들고 동편 창을 바라보며 일한다. 오렌지 빛에 고개를 들면 해님이 실눈 윙크로 하루를 연다. 첫 만남이 부끄러운지 세상 모두가 붉은 홍조를 머금는다. 하루가 시작되는 장엄한 순간이다.

오늘 무슨 좋은 일이 일어날까? 청명한 가을하늘과 단풍이 나를 자연으로 유혹 하려나? 귀인이 반가운 소식을 주려나? 친구가 만나자 연락해 올까? 즐거운 상상으로 행복을 유혹한다. 아코디언 소리가 귀를 어지럽히고 최백호씨가 <보고 싶은 얼굴>을 부른다.

“눈을 감고 걸어도, 눈을 뜨고 걸어도… 보고 싶은 어어얼 구우울” 기다림과 그리움. 나를 설레게 하는 것들이다. 나에게 설렘은 나이를 잊게 하는 보약이다. 세월의 빠름에 뒤쳐지는 건강상태를 느끼지만, 붉은 설렘으로 하루를 시작, 백주 대낮에 열심히 일하고, 저녁이 되면 낙조에 술 한잔 걸치고 낭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작은 행복에 감사하며 살아간다.

코로나로 삶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 막무가내 트럼프도 “별거 아니다”라며 코웃음 치던 코로나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는 코미디를 연출한다. 미국 대선 향방도 오리무중이다. 변화 방향 예측조차 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간다.

혼란시대 최전선에서 고통을 겪는 교민이 늘어난다. 짙은 안개를 뚫으며 알 수 없는 미래로 묵묵히 나아가는, 불안에 젖은 당신. 어깨 누르는 현실무게로 휘청이는 다리에 힘 모아, 이 악물고 버티는 당신이 이 시대의 주인공이다.

코로나 여울목을 각양각색으로 건너려는 노력이 이 세상을 이루고, 세상을 지켜 나간다.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당신 삶 자체가 고귀하고,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이다. 특히 의료인과 필수 사업장에서 맡은바 소임을 다하는 이들 그리고 자원봉사자에게 고개 숙여 감사를 전한다.

재정난으로 문닫는 사업자가 늘어난다. 재정난에 허덕인다면 BI(Bankruptcy and Insolvency Act)법으로 새 활로를 찾아야 한다. 해님이 어둠을 밀어 내듯, BI법으로 재정난을 물리칠 수 있다. 일시적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를 경제적 장애인으로 간주, 이들이 재활하여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지원하려고 BI법이 제정되었다.

캐나다는 사회정의 실현과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제반 법이 가장 잘 정비된 나라이다. 사회정의란 믿는 이에게 ‘하느님 뜻이 이루어지는 세상’이고, 일반적으로 ‘사회 이익과 부담을 구성원에게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을 뜻한다.

 평등 안에서 능력에 따라 공정하게 분배됨을 근간으로 하지만, 능력 없는 이도 인간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과 형태의 분배기준을 갖추어야 한다. 평화란 분쟁과 다툼 없이, 서로 이해하고 우호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이다. 하느님의 모상으로 태어난 인간은 누구나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정의와 사랑이 평화 기반이 되기에 우리는 사회정의 구현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 사랑있는 곳에 정의가 꽃 피우니 우리 모두 열심히 사랑하며 살자. 사랑없는 정의는 비정한 사회를 만들고, 정의없는 사랑은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으니 정의로운 사랑을 하자.

 정의사회를 실현하는 한 방편으로 제정된 BI법은 캐나다에 거주하는 사람 누구나, 신분제약 없이 이 법을 적용해 과중한 빚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법은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1. 파산(Bankruptcy): 채무를 100% 탕감해 주는 방안

2. 채무 삭감(Consumer Proposal): 채무의 일부(약 70%)를 삭감해 주는 방안

미납세금 포함 대부분의 채무가 이 법에 적용된다. 본인의 처지와 선택에 따라, 채무액 일부가 삭감(채무삭감)되거나 100% 탕감(파산) 받는다. 대개의 경우, 파산 신청시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 이 법을 관장하는 유자격자는 트러스티와 인솔벤시 카운셀러뿐이다. 법무사나 여타 자격을 내세우며 광고하는 이들은 이 업무를 관장할 자격이 없는 사건브로커일 뿐이다.

무자격자들의 광고에 현혹되어 일을 진행할 경우 법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여러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안타깝지만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여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초행 길이지만 유자격 가이드와 함께하면 원하는 목적지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이제 BI법을 알게 되었으니 재정난으로 인한 번뇌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찾아라. 지금 어둠과 안개가 앞을 가리더라도, 헤쳐 나가면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으니 내일의 희망을 품자.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내일은 해가 뜬다.” 힘들다면 전인권씨의 <사노라면>을 들으며 잠시 쉬어 가는 것도 좋으리라. 지금 누리는 것에 감사하며 내일의 태양을 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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