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니 귀중한 시간이 찬밥 신세로 전락한 것인가? 재택근무로 출퇴근 시간이 절약되었으나 사회활동 제약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기에 남는 시간에 뒤뜰에 나가 일한다. 하루에도 두세 번 텃밭을 가꾸고 물을 준다. 흙을 자주 만지다 보니 손톱 밑에 흙 찌꺼기가 남아 농부 손으로 변했다.

농부 발자국 소리로 농작물이 자란다더니, 올해는 꽃들이 만개하고, 야채도 탐스럽게 자랐다. 저녁 식단에 오를 상추와 깻잎을 따며 초짜농부 마음도 풍성히 부푼다. 땀 흘린대로 거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신선한 야채를 먹으며 그 상큼함에 기분이 좋아진다.

식사 후 뒤뜰에서 여유로운 저녁을 맞는다. 보고픈 이를 그리워하고, 떠오르는 추억을 회상하며 뒤뜰이 주는 안락함에 빠져든다. 어둠이 짙게 내리자 모기 공습이 시작된다. 이제 자연과 분리되어 문명 속에 빠질 시간이다.

고국 뉴스도 매일 코로나로 시작되니 나를 유혹하지 못한다. 이리저리 다른 채널로 돌린다. 아직도 운동 관련 소식에 관심이 많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나열해 본다. 제일 좋아하는 사람간 교제가 억제된 상황이 나를 불만족한 심리상태로 이끈다. 나는 외로운가? 고독한가? 폴 틸리히는 “외로움은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는 말이고, 고독은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이라 하였다.

물론 두 가지 상태가 마음에 공존하고, 때론 마음 상태를 구분하기조차 어렵지만 가능하다면 고독한 부분이 더 많이 자리잡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류가 격리된 오늘을 살며 외로움과 재정난의 이중고를 겪는다.

불투명한 미래예측은 우리마음을 한층 더 불안으로 이끈다. 새소리에 눈을 뜨며 오늘 살아있음에 감사 드리는 지혜로 하루를 시작하였다. 덴마크의 종교, 실존주의 철학자인 키에르케고르는 “사람은 살며 절망, 불안, 부조리, 소외감, 지루함, 고독함 등 많은 장애물과 조우하지만, 자신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열정적이고 진실되게 살 책임이 있다.” 주장하였다.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책에서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며, 고민하는 모순이며, 자기 속에 있는 병이며, 영원히 죽는 것이며, 죽어야 함에도 죽지 않는 것이다.”라고 하며 절망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니 절대로 절망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새로운 희망으로 절망을 몰아내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빈손으로 태어나 이만큼 누렸으니 더 무엇을 바라는가… 자연으로 돌아갈 그 날까지 마음을 비우며 행복하게 살자고 다짐해 본다.

힘들게 정상에 오르니 마음이 뻥 뚫린 듯 상쾌하다. 그리곤 하산의 즐거움이 기다린다. 희로애락 교차로가 인생이니 현실이 힘들어도 너무 한 문제에 연연하지 말자.

숲에서 울창한 나무들이 태고의 신비를 속삭인다. ‘나는 수백 년 동안 이 숲의 생성과 소멸을 지켜보았노라, 이 모두 지나치는 바람과 같다.’ 나 역시 잠시 지나치는 바람임을 망각하지 말아야지. 살아가는 동안 감사하며 겸허히 살아야지.

재정난은 우리 실생활을 힘들게 한다. 그러나 캐나다에 사는 우리는 여러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정의사회를 실현하는 한 방편으로 제정된 BI(Bankruptcy and Insolvency Act)법은 캐나다에 거주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신분제약 없이 이법을 이용, 과중한 빚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법은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1. 파산(Bankruptcy): 채무를 100% 탕감해 주는 방안

2. 채무 삭감(Consumer Proposal): 채무의 일부(약 70%)를 삭감해 주는 방안

미납세금을 포함, 대부분의 채무가 이 법에 적용되어 삭감되거나, 100% 탕감된다. 본인이 두 가지 중 한가지를 선택하여 재정난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 대개의 경우, 파산 신청시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

이 법을 관장하는 유자격자는 트러스티와 인솔벤시 카운셀러뿐이다. 초행길이더라도 유자격 가이드와 함께간다면 원하는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다. 이제 BI법이 있음을 알게 되었으니 재정난으로 인한 번뇌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찾기 바란다.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에 대한 궁금증은 무료 상담으로 해소할 수 있다.

용기 내어 내일의 희망을 품자. 근심걱정이 사라지고 사랑과 기쁨이 마음에 차 오르리라. 현재의 어려움에 짓눌려, 주위를 보지 못하고 사는 이가 많다. 여유를 갖고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이 유유자적 흘러가며 자랑한다.

‘나는 떠다니는 예술작품이고, 그늘 막이며, 비로 변해 땅의 생명수가 될 것이다. 여러 상태의 사랑스런 존재로 살다 조용히 사라질 것이다.’ 우리 개개인은 주님 사랑으로 태어난 오직 하나뿐인 고귀한 존재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받고 사랑하며 기쁘게 살 자격이 있다.

우리는 흙에서 나와 자연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걷는 것이고 마지막 순간, 주머니 없는 수의를 입고 떠날 것이다. 내가 갖지 않은 것을 탐내거나 원하기 보다, 현재 누리고 있는 삶에 감사하고 사랑하며 살자. 주어진 오늘에 감사, 사랑하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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