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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곡의 주옥같은 노래로 1960년대의 향수(鄕愁)를 불러 일으키는 '가방을 든 여인'(Girl with a Suit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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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곡의 주옥같은 노래로 1960년대의

향수(鄕愁)를 불러 일으키는

'가방을 든 여인'(Girl with a Suitcase)(3)

 

 

 남자가 떠나고 그녀의 표정이 어둡고 우는 모습을 식당 안에서 엿본 로렌조가 그녀 앞에 나타나 드디어 마르첼로 마르키오리를 찾았다며 오늘 델라 피롤타 박물관 앞에서 만나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그녀를 붙잡아 두기 위한 새빨간 거짓말이다.

 

 피에로를 떠나보낸 아이다는 그가 애가 셋이나 있는 유부남인데 자기 아내를 배신한 돼지같은 인간이라고 욕을 퍼붓다가 울곤 한다. 우는 이유는 그 인간이 자기를 나쁜 엄마이며 아무 가치도 없는 인간이라고 해서 속상해서 그런다고 말하는 그녀.

 

 결국 그녀는 발다사르라는 아들이 하나 있는 과부이며 파르마에 놀러 온 게 아니고 일을 구하러 왔다는 사실을 스스로 실토한다. 애 아빠는 토리노 출신의 뛰어난 지식인이었으나 공산주의자여서 중국으로 갔다가 열병에 걸려 죽었다며 한없이 눈물을 흘리는 아이다….

 

 아이다가 박물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마르키오리 대신 로렌조의 수학선생인 돈 피에트로 임프로나 신부(로몰로 발리)가 나타난다. 그는 16살에 불과한 로렌조를 꼬셔서 값비싼 옷을 사줄 정도로 그렇게 많은 돈을 갖고 있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말리지도 않고, 이기적으로 행동한 그녀를 나무라듯 말한다.

 

 그녀는 5,000리라를 빌린 것 외엔 모른다며 지갑을 뒤져 2,000리라를 갚으려 한다. 하지만 신부는 그게 문제가 아니라며 "그 애는 간밤에 술에 취해서 집으로 들어왔고, 거짓말을 하고, 공부도 안 하고, 미친 애처럼 행동한다."며 "문제는 로렌조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겁니다. 몰랐나요?"하고 묻는다.

 

 이에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그에게 딴 마음을 품은 적은 없다."며 "저를 창녀처럼 취급하지 말아달라."고 당당히 말하는 아이다.

 

 신부는 결론적으로 여기를 떠나달라는 충고를 한다. 그리고 마르키오리는 로렌조의 형이고 파이나르디가 본명이라고 진실을 밝힌다.

 

 하지만 안 떠나겠다는 아이다에게 신부는 "이 모든 이야기는 당신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꾸민 얘기가 아닙니다. 당신은 로렌조의 형에 의해 부당한 손해를 입었어요. 그러니 마땅한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어요."하고 말한다. 아이다는 "맞아요. 하지만 로렌조는요?…"이란 여운을 남기고 신부와 헤어진다.

 

 결국 로렌조의 열병 같은 풋사랑은 급기야 스승까지 중간에 나서서 진실을 다 토로하면서 수습을 해보려 했지만 헛수고다.

 

 아이다는 로렌조의 순정을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 모른 척 외면하고 전에 살던 리치오네로 돌아가 일하던 클럽에 간다. 마침 트럼펫 연주가를 때려치우고 식료품 가게를 경영하겠다며 사촌인 클럽 경영자 로몰로(리카르도 가로네)와 상담하고 있던 피에로가 가방을 들고 온 그녀를 보자 "원하는 게 뭐냐?"고 신경질적으로 묻는다.

 

 "일하러 왔다"며 "마땅히 할 만하고…"라고 대들자 그녀의 뺨을 때리며 "비겁한 년! 당장 파르마로 돌아가!"하고 경멸하는 피에로. 그러자 로몰로가 이를 말리면서 당장 오늘밤부터 일하게 해주겠다며 그녀를 위로하고 술을 권한다.

 

 술에 취한 아이다에게 술을 깨게 하기 위해 페르노를 주문한 로몰로가 쥬크박스에서 나오는 '테퀼라' 노래를 바꿔 튼다. 바로 이 영화의 주제곡으로 잘못 알려진 '가방을 든 여인'이 니코 피덴코의 노래로 나온다. 곡명은 "옛날이나 똑같애“ (Just That Same Old Line (Time), www.youtube.com/watch?v=10oMhbHk67Y)

 

 니코 피덴코(Nico Fidenco·84)는 프란체스코 마셀리 감독의 와이드 스크린 흑백 영화 '태양의 유혹(I Delfini·1960)'의 주제가인 'What A Sky(하늘은 멋지건만)', 그리고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유명한 3부작 중 제1편 '정사 (L'Avventura·1960)'에서 'Trust Me'를 불러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이탈리아 가수이다. [註: 이 두 영화는 본보 2014년 2월에 이미 소개되었으므로 참조 바람]

 

 술 때문에 온세상이 핑핑 도는 아이다는 음악에 맞춰 로몰로와 억지춤을 추다가 갑자기 그를 밀치고 해변으로 달아난다.

 

 바닷가 모래사장. 미나(Mina)가 부른 "행복은 가득히 (Il Cielo in una Stanza)"라는 칸초네가 배경음악으로 깔린다. <www.youtube.com/watch?v=11mejVpT6Yg> [註: 이 곡은 영화 '푸른 파도여 언제까지나 (Appuntamento a Ischia·1961)'에서 미나가 불렀던 노래로, 원제는 '방 안의 하늘 (Sky in the Room)'이라는 뜻이다.]

 

 뒤따라온 로몰로가 추근대며 모래사장에 누운 아이다의 몸매를 보고 프리마돈나 같다며 키스를 하려고 하자 단호히 거절하는 아이다. 이때 23세의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의 몸매는 터질 것만 같은 활화산 그 자체이다.

 

 다시 따라온 로몰로가 억지로 그녀의 손에 2만 리라의 돈을 쥐어주면서 계약 다됐다고 말하자 그에게 돈을 돌려주려는 찰나, 정장을 하고 찾아온 로렌조를 발견하고 고개를 돌리는 아이다. 그리고 로렌조에게 '돌아가라'고 말한다.

 

 이윽고 용서를 빌며 계속 아이다를 쫓아가는 로렌조와 돈까지 선불하고 그녀를 꼬이려는 로몰로 사이에 한판 싸움이 벌어진다. 치고받는 동안 아이다가 로몰로를 핸드백으로 때리는 순간 로렌조가 어퍼커트 한방을 먹여 그가 나자빠진다.

 

 이때 배경음악은 재미있게도 '미나'가 부른 당시 유행하던 트위스트곡 "달 그림자의 나폴리 (Tintarella di Luna)"이다. 분위기에 어울리는 절묘한 선곡에 그저 감탄할 수밖에…. <www.youtube.com/watch?v=2_XqNDSeob0>

 

 해변 모래사장. 두 사람은 포옹하고 아이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나 일어날 일들이 자기에게 일어나고 있다"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는데…. 서로가 포옹하고 있다는 사실에 적이 놀라는 두 사람. 그제야 아이다가 아프냐고 묻는다. 그러나 "진작 아픈 것은 당신이 한 말이었다."고 어른스럽게 대답하는 로렌조.

 

 아이다가 바닷물에 적신 손수건으로 코피가 나도록 얻어맞은 로렌조의 얼굴을 닦아주는 사이, 이제 로렌조가 용감한 왕자로 비치면서 그의 순정을 받아들이는 연상의 여인 아이다.

 

 이윽고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서로는 포옹하고 키스를 한다. 풋내기 소년 로렌조는 농익은 그녀의 키스와 포옹에 생애 처음 느껴보는 사랑에 마냥 행복해 하고, 아이다도 어머니가 안 계신 그의 마음에 모성애적인 사랑을 느낀다.

 

(다음 호에 계속)

 

▲역 구내 식당 페티오에서 피에로를 만나는 아이다의 표정이 어둡고 우는 모습을 식당 안에서 지켜보는 로렌조(자크 페렝).

▲로렌조가 아이다에게 마르키오리를 찾았다며 오늘 박물관 앞에서 만나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그녀를 붙잡아 두기 위한 거짓말이다.

▲리치오네로 돌아온 아이다가 클럽경영자 로몰로(리카르도 가로네)와 니코 피덴코의 '가방을 든 여인' 노래에 맞춰 억지춤을 추다가 해변으로 도망간다.

▲술에 취한 아이다가 공기가 시원하다며 바닷물에 발을 적시고 나오고 있다.

▲1961년 '가방을 든 여인' 제작 당시 23세의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의 몸매는 터질 것만 같은 활화산 그 자체이다.

▲자기로 인해 로렌조와 로몰로 사이에 일어난 싸움을 말리다 어쩌지 못하고 속상해 우는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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