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kim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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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편지-처음 사랑을 버린 에베소 교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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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소 교회는 불굴의 인내심을 발휘하여 모든 핍박과 고난을 이겨내며 하나님의 교회를 위해 충성했을 뿐 아니라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않음으로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도 않았고, 죄인들의 길에 서지도 않았다. 동시에 그들은 그릇된 교리를 가르침으로 그들의 영혼을 파멸시키려는 거짓 사도들을 가려내어 배척하는 지혜와 용기까지 보여주었다.

 

예수님은 양의 옷을 입고 다가오는 거짓 선지자들을 그들이 맺는 열매를 보아 분별하라고 가르치신 바 있다(마7:15-16). 사도 바울도 에베소 교회 장로들에게 고별설교를 하면서 그가 떠난 후에 찾아올 사나운 이리떼들로 인해 성도들이 상처 입고 흩어지지 않도록 할 것을 간곡하게 부탁하였다(행 20: 28-29).

 

에베소 교회 성도들은 이 같은 가르침에 따라 죄악의 길을 멀리하고,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며, 복음의 진리 위에 굳게 서는 영적 분별력을 보여주었다.

 

에베소 교회에는 예수님을 향한 헌신과 사랑의 수고가 있었다. 예수님을 구세주로 영접해 드렸기 때문에 받아야 하는 혹독한 박해와 고난을 인내로 극복하며 믿음을 지켰으며, 올바른 교리 위에 서서 어떤 잘못된 가르침에도 귀 기울이지 않는 지혜와 지식과 판단력도 있었다. 예수님은 이 모든 것들을 보며 기뻐하시며, 그들을 칭찬하셨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그들의 열정과 믿음을 칭찬하신 후 “너희를 책망한 것이 있나니 너희 처음 사람을 버렸느니라.”라 책망하셨다.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의 가슴에 찾아 들었던 감격과 기쁨과 주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열심을 찾아볼 수 없다는 말씀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위험하고 험한 광야를 헤매면서 그들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였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그들을 하나님을 원망하며,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네 청년 때의 인내와 네 신혼 때의 사랑은 어디로 갔느냐?”(렘 2.2)며 그들을 책망하셨다.  

 

예수님도 에베소 교회 성도들의 마음에 불타오르던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불길이 꺼져버린 것을 지적하신 것이다. 에베소 교회에서 사라져버린 것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헌신만이 아니었다. 주 안에서 형제자매 된 성도들이 서로 사랑하던 마음도 꺼진 불처럼 식어버렸던 것이다.

 

그들은 사랑의 띠로 묶여져 있었기에 서로 다른 의견을 가졌더라도 그 때문에 갈등이 생기거나 분쟁이 일어나는 일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각자의 방식대로 예수님께 충성하며 교회를 섬기려는 풍토가 형성되고,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뭉쳐서 파벌이 형성되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아무리 열심히 신앙생활하며, 올바른 교리 위에 서서 모든 것을 참고 견디며 예수님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을 지녔을지라도, 근본적으로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열기가 가시고, 성도들 간에 신뢰와 사랑이 줄어들면 교회는 제대로 그 사명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사랑은 교회의 기둥이며 주춧돌인 까닭에 사랑이 식으면 기둥 무너진 건물처럼 교회 자체가 허물어져 내리는 것이다.

 

공의의 하나님 앞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죄 범한 인간들에게 구원의 은총이 주어진 것은 사랑의 하나님의 역사였다. 그러기에 사랑 없는 교회는 있을 수도 없으며, 있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사랑의 가르침을 살펴보면 이 사실은 더욱 명백해진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만한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 (고전 13:1-13)

 

에베소 교회가 첫사랑을 잃어버린 것을 책망하신 예수님은 어째서 그 같은 일이 일어났나를 “기억해 내라.” 분부하신다. 무언가 일이 잘못되면 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다. 예수님은 에베소 교인들에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그들이 지녔던 처음 사랑이 떠나갔나를 생각해 내라고 촉구하신 것이다.

 

아버지를 떠난 탕자는 멀고 먼 타국의 쓸쓸한 들판에서 주린 배를 부둥켜안고 “무엇이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가?”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기억해 냈다. 그가 그처럼 비참한 신세가 된 것은 아버지의 집을 떠났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래서 그는 아버지의 집을 향해 달려간 것이다.

 

예수님은 에베소 교인들에게 그들이 하나님과 교인들에게 품었던 사랑을 버린 까닭을 생각해 내서 “회개하라.”고 명하신다. 범한 죄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회개는 시작된다. 회개의 두 번째 단계는 저지른 죄에 대해 진정한 슬픔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 다음엔 다시는 그 같은 죄악을 범하지 않겠다고 결단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 회개의 마지막 단계다.

 

탕자의 경우에는 그의 인생이 파탄난 원인이 아버지의 사랑의 품을 떠난 것임을 깨달은 순간 그는 아버지에게 돌아가기로 결심하고 즉시 아버지의 집을 향해 떠나갔다. 그리고는 아버지 앞에 엎드려 “아버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눅 15:17)라 고백하며 용서를 빌었다. 그것이 탕자가 한 회개의 과정이었다.

 

예수께서 에베소 교회에게 “어디서 떨어졌는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분부하신 것은 어디서부터 첫사랑을 잃어버렸나를 기억해내서 눈물로 회개하고, 그 열매를 맺으라는 명령이셨다. 열매 맺지 못하는 회개는 일시적으로 후회하는 마음을 가졌을 뿐이지 진정한 회개는 아닌 것이다.

 

참된 회개를 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변화된 삶이다. 이역 땅의 황막한 들판에서 돼지와 더불어 살던 탕자가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서 좋은 옷을 입고, 손에 반지를 끼고, 발에 신발을 신고, 부자 집 둘째 아들의 신분을 되찾은 것이야 말로 진정한 회개의 열매인 것이다.

 

예수님은 에베소 교회가 이 같은 회개의 열매를 맺어 그들이 상실했던 처음 사랑을 회복하지 않으면 “내가 네게서 촛대를 옮기겠다.”고 선언하셨다. 현대식 표현으로 하면 “내 명령을 거역하면 교회를 폐쇄하겠다.”는 통첩이었다. 오늘날 우리들의 교회를 향해서도 이 같은 경고를 하시지 않나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귀 기울여야 할 줄 안다.

 

예수님은 에베소 교회에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성도들 간에 사랑과 믿음으로 굳게 뭉쳤던 시절로 돌아가라 말씀하신 후 니골라 당의 행위를 미워하는 그들을 칭찬하며 격려하신다.

 

니골라 당은 초대교회에서 선출되었던 일곱 집사 중의 하나인 “니가노르”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 만든 이단 종파였다. 그들의 교리는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고, 음란한 짓을 하는 죄악을 범하게 한 발람의 가르침과 연관된 것으로서 기독교 정신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었다.

 

하나님의 뜻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잘못된 교훈을 가르친 발람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사악한 죄인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발람의 잘못된 가르침과 연관된 교리를 믿고 따르는 니골라 당원들은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믿음으로 구원을 받았으니 율법을 준수할 필요도 없고, 육신의 정욕에서 벗어나려고 애쓰지 않아도 좋으며, 사랑과 자비의 하나님은 궁극적으로 모든 인간들의 허물과 죄를 용서해 주실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어쩌면 그들은 오늘날 한국의 구원파에 속한 사람들처럼 이미 구원은 허락 받았으니 편하게 살면서 천국으로 향하기를 원했는지도 모른다.

 

니골라 당의 행위는 천하보다 귀한 영혼을 파멸시키는 심히 잘못되고 악한 것이었기에 예수님은 니골라 당을 미워하는 에베소 교회를 칭찬하신 것이다. 예수님이 이처럼 또다시 에베소 교인들을 칭찬하신 것은 에베소 교인들에게 버렸던 첫사랑을 다시 찾아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교회가 되라는 격려이기도 했다.

 

에베소 교회가 보여준 행위와 수고, 온갖 시련과 박해에도 굴하지 않고 믿음을 지킨 인내와 용기 그리고 니골라 당의 잘못된 가르침을 배척할 수 있었던 결단을 칭찬하신 예수님은 처음 사랑을 반드시 되찾으라고 명하신다. 그렇지 않으면 에베소 교회의 촛대를 옮기겠다는 엄숙한 경고와 함께.

 

예수님이 에베소 교인들에게 보내는 편지는 그들에게 참 소망과 기쁨을 주시겠다는 약속으로 끝난다. 그의 명령대로 행하여 승리하면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주겠다.”고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는 것보다 귀한 축복은 없다. 그 열매를 먹으면 근심과 걱정과 고통, 슬픔과 아픔과 눈물이 없는 천국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영원히 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으로 슬프게도 에베소 교회의 촛대는 옮겨졌다. 아시아의 빛이던 찬란하고 화려하던 도시 에베소는 지도상에서 사라졌고, 거기 우뚝 서있던 에베소 교회도 그곳에 있었다는 기록 외에는 남아있는 것이 없다. 에베소 교회가 잃어버린 처음 사랑을 끝내 회복하지 못한 슬픈 결과였다.

 

예수님이 2,000여 년 전에 에베소 교회에게 하셨던 말씀을 오늘날 우리들에게 주시는 말씀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 모두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을 수 있는 사랑을 버리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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