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kim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114 전체: 522,198 )
예수님과 사도들-사도 베드로(1)
daekim


 

“예수께서 빌립보 가이사라 지방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물어 이르시되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 이르되 ‘더러는 세례 요한, 더러는 엘리야, 어떤 이는 예레미야나 선지자 중의 하나라.’ 하나이다. 이르시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 이에 제자들에게 권고하사 자기가 그리스도인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하시니라.”(마 16:13-20)

 

사도 중의 사도이며 예수님을 제일 사랑한 베드로는 기원전 6년 경 요단 강변의 작은 마을 벳새다에서 태어났다. “어부들의 안식처”라 불리었던 벳새다에는 이방인들이 퍽 많이 살았기에 베드로는 그 지방에서 사용하던 아랍어 외에 히브리어도 배울 수 있었다. 


어부였던 그는 전문적인 율법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경건한 유대신앙의 소유자였다. 그는 벳새다 근처 가버나움에 살 때 동생 안드레를 통해 예수님을 처음 만났다. 안드레는 세례 요한의 제자였으나, 요한이 예수님을 향해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양”이라(요 1:36-37) 하는 말을 듣고 형과 함께 예수님께 나간 것이다.


예수님과 베드로의 또 다른 만남은 갈릴리 호수에서 이루어졌다(눅 5:1-2). 어느 날 밤, 베드로와 안드레는 밤새 한 마리 고기도 잡지 못하고 피곤한 몸으로 그물을 씻고 있었다. 그때 그들의 배에 오르신 예수께서 깊은 곳에 그물을 내리라고 말씀하신다. 


20년 이상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를 잡아온 베드로는 그 지점에 그물을 던지는 것은 헛수고인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어제 밤에 여러 번 시도했어도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곳이지만 다시 한 번 해보겠습니다.”라며 그물을 내린다. 예수님을 향한 베드로의 무조건적인 순종은 이때부터 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가 던진 그물에 엄청나게 많은 고기들이 잡히자 베드로는 예수님 앞에 엎드려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를 떠나 주십시오.”라 간청한다. 베드로가 앞에 서 계신 예수께서 이스라엘이 기다리던 메시아이심을 알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될 것이다.”라 말씀해 주신다.


그 말씀을 듣고 베드로는 물론, 함께 있던 야고보와 요한은 그들의 전 재산인 배와 그물을 내버려 두고 예수님을 따르기 시작한다.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의 제자로서 새롭게 살기로 결단하는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베드로, 야고보, 요한을 제자로 삼으신 후 예수님은 가버나움 회당에서 가르치시다 악령에 사로잡힌 사람에게서 더러운 귀신을 몰아내시고(막 1:20-28), 베드로의 집에 가셔서 열병으로 신음하는 그의 장모를 고쳐주신다(막 1:32-33).


 그 후 베드로의 집은 가버나움에서 예수님 사역의 본부가 된다. 이는 그 집이 각처에서 예수님을 찾아 모여드는 이들의 숙소가 되어야 함은 물론 예수님이 가르치시는 강단이 되어야 했고, 병자들을 고쳐주는 병원이 되어야 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베드로의 아내와 장모 두 여인의 자발적인 봉사와 희생이 없었다면 그 집은 가버나움에서 예수님 사역의 본거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베드로의 장모는 그녀에게서 열병이 떠나는 순간부터 예수님 일행을 보살피기 시작했고, 그의 아내 퍼페투어(Perpetua)는 베드로가 순교하는 순간까지 그의 동역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했다.


이 무렵에 예수님은 열두 제자 선정을 마치셨고, 처음부터 베드로가 수석 제자의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것이 확정된 것은 베드로가 빌립보 가이사랴에서 예수님이 그리스도시며 하나님의 아들 이시라는 신앙고백을 했을 때였다. 예루살렘에서 90키로 정도 떨어진 가이사랴는 헤롯 빌립이 통치하던 유대 왕국의 수도였으며, 그 곳엔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신전을 비롯하여 여러 이방신전들이 산재해 있었다.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 거기 도달했을 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 물으신다. 제자들이 사람에 따라 세례 요한, 엘리야, 예레미야, 혹은 선지자 중의 하나라고 한다고 답하자 예수께서는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고 다시 물으신다. 모두들 침묵하자 베드로가 확신에 찬 음성으로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마 16:16)라 답변한다. 목숨을 걸지 않고는 할 수 없는 담대한 신앙고백이었다. 


베드로의 이 신앙고백에 관해 읽을 때마다 6.25 전쟁 중 포항에서 괴뢰군과 전투를 한 150여 명의 학도병들을 생각하곤 한다. 20세 전후의 어리고 젊은 나이에 조국의 위기를 구하고자 M1 소총 방아쇠 당기는 법만 배운 후 포항전투에 투입된 학도병들은 순식간에 괴뢰군들에게 포위당하여 전멸하기 직전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그때 맞은편 고지 위에 한 떼의 군사들이 진지를 구축하는 것을 발견한 학도병 중대장은 태극기를 흔들었다. 그들이 국군이기를 바라는 간절한 희망과 함께. 그러나 태극기가 휘날리는 순간 그 고지로부터 빗발치는 총탄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고지 위의 병사들은 그들을 구원할 국군이 아니라 공산군의 증원병들이었던 것이다.


이방신들의 본거지이며, 예수님에 대한 감시의 눈초리가 삼엄하기만 했던 가이사랴는 예수님 일행에게는 적진 한복판과 마찬가지였다. 거기서 베드로가 “주님을 그리스도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 외친 것은 공산군을 향해 태극기를 흔든 학도병들과 같은 행위였다. 


성경에 나타난 그 어느 것보다 위대한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들은 예수님은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리신 분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말씀하신 후 그 신앙고백 위에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우고, 천국 열쇠를 맡기겠다고 선언하신다. 예수께서 베드로를 그의 수석 제자와 대변인으로 임명하심과 동시에 그의 교회를 총괄할 책임까지 맡기신 것이다.


며칠 후 예수님은 베드로, 야고보, 요한, 세 제자를 동반하고 변화 산에 오르신다. 헐몬 산이라 여겨지는 변화산은 3,000미터나 되는 높은 산이었다. 한 밤 중 산 중턱에서 기도하시던 예수님의 얼굴이 갑자기 해처럼 빛나더니 그 앞에 모습을 드러낸 모세와 엘리야와 말씀하시기 시작한다. 


이 놀라운 광경을 잠에서 깨어나 목도한 베드로는 “이 곳에 천막 셋을 세워 주님과 모세와 엘리야를 모시겠습니다.”라 아뢴다. 이때 홀연히 구름이 그들을 덮으며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는 음성이 들려온다. 세 제자가 두려움에 싸여 주위를 살펴보자 모세와 엘리야는 간 곳 없고 예수님만이 홀로 서 계실 뿐이었다.


베드로는 가이사랴에서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올라가 받을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관해 말씀하실 때 그 의미를 깨닫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가 사랑하는 예수님이 결단코 십자가에 달려서는 안 된다고 믿었다. 때문에 베드로는 “주님,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마 16:22)라 말씀 드렸던 것이다.


그러나 변화 산에서 예수께서 율법의 전수자 모세와 선지자를 대표하는 엘리야와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하늘의 음성을 듣고는 예수님은 십자가의 길을 가기 위해 오셨으며, 그의 사명은 죽기까지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예수께서는 잡히시던 날 밤에 제자들에게 “너희가 다 나를 버릴 것이다.”(막 14:27)라 말씀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곧 바로 “모든 사람이 주님을 버린다 해도 저는 절대로 주님을 버리지 않습니다.”(막 14:29)라 한 것은 끝까지 주께 충성하겠다는 굳은 결심이 서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께서 함께 하지 않으시면 인간의 각오나 맹세는 사탄의 유혹 앞에 힘없이 무너지는 법이다.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바치겠노라 호언장담했던 베드로가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 뜰에서 세 번이나 자기는 예수님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베드로가 자기는 예수님을 전혀 모른다고 맹세까지 하며 세 번째로 부인하는 순간 멀리서 닭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너는 나를 결코 버리지 않겠다고 하지만 오늘 밤 닭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부인하리라.”(마 27:33-34)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된 것이다. 


베드로가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심문이 끝나서 끌려 나오시던 예수님의 눈과 베드로의 눈이 마주친다. 그 짧은 순간에 베드로가 느꼈을 당혹감과 수치심은 표현할 수 없게 컸을 것이다. 


사랑과 자비로 가득 찬 예수님의 눈은 베드로에게 말하고 있었다. “베드로야, 네가 정말 나를 모르느냐? 나를 그리스도이며 하나님의 아들로 알아본 네가 아니냐? 네가 날 모른다고 한 것은 순간적인 두려움 때문이었음을 나는 알고 있단다. 그러니 사탄에게 굴복한 너의 죄를 회개하고 땅 끝까지 달려가며 내 부활의 증인이 되어라.”라고 말이다.


예수님의 사랑의 눈동자가 들려주는 그 인자한 음성을 들은 베드로는 끌려가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며 통곡한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는 주님을 배반하지 않고 생명의 불길이 꺼지는 순간까지 주께 충성하겠다고 다짐한다. 그 맹세대로 베드로는 십자가에 거꾸로 달려 순교할 때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증인이 되어 달려간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