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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리기
bh2000

  
멍 때리기
 

 


어느 날은 축 쳐진 깻잎처럼
어떤 날은 받침대 붙잡고 겨우 일어선 토마토 줄기처럼
바위 등으로 홀로 앉아 있는 시간

 

성사될 수 없는 것들
품을 수 없는 것들
반품될 수 없는 후회들

 

턱 괸 손가락 사이 스쳐간 바람 같은 거라고
속을 다 비운 정적에게 한방  얻어맞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순간 
풀잎들 쓰러졌다 일어선다

 


꿀꺽 침 한번 삼키는 사이
뒤죽박죽 생각은 얽히고
의문부호 찍어가는 동안 
돌멩이 탁 튕겨 올라  
번쩍! 이마를  스치는 불호령 
쉼표 느낌표 물음표 찍는 일 강조하는데
앉았다 일어선 종아리  뻣뻣하다


 
슬쩍 흘린 생각들 
누가 어디를 만져도 부끄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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