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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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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 수호천사된 ‘삼계탕 아저씨’ [조선일보 최재훈기자] 7일 오전 10시30분. 대구공항 2층 라운지가 깔깔대며 수다떠는 꼬마 손님들 수십 명으로 북적댔다. 11시30분발 제주도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이들은 여느 수학여행단처럼 보였지만, 알고 보니 모자(母子)가족·조손(祖孫)가족·소년소녀가장 등 어렵게 살아가는 98명이 모인 ‘가족 행복 찾기 탐라여행단’. 한 독지가가 경비 전액을 부담한 덕분에 2박3일간의 특별한 여행을 선물받았다. 이 여행단 속에서 중년 사내 하나가 아이들의 들뜬 표정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대구 수성구 들안길에서 삼계탕집을 운영하는김창민(46)씨. 그냥 ‘여행 가이드’인 척하고 있었지만, 그는 바로 이번 여행경비 2250만원 전액을 내놓은 산타클로스(?)였다. 이처럼 어려운 이웃에 여행 선물을 하는 게 벌써 열 번째. 10년이나 됐다. 늘 함께 여행길에 오르지만,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조용히 동행한다. 그는 장애인, 노인들, 소년소녀가장들을 번갈아 가며 여행을 보내줬다. 제주도에서 시작해 지난 2004년에는 금강산, 지난해에는 백두산까지 다녀왔다. 그가 ‘9000원짜리 삼계탕 2500그릇 값’을 선뜻 내놓은 데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찢어지게 가난해’ 남들 다 가는 수학여행이란 걸 단 한 번도 못 가봤던 어린 날의 아픈 기억이 김씨의 가슴에 자리잡고 있다. 김씨는 “그래서 저는 수학여행 시즌만 돌아오면, 돈이 없어 못 갈 것 같은 이웃들과 ‘저만의 수학여행’을 떠납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어린 날은 몹시 불우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잃고, 호떡장사를 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형제들끼리 “지난밤 먹다 남은 국수 국물을 두고 쟁탈전을 벌일 만큼” 가난했다. 초등학교 때도 신문배달, 껌팔이, 구두닦이, 자장면 배달 등 안 해본 게 없다. 6학년 때는 전교생이 모인 조회시간에 단상에 나가, 친구들이 모아 온 쌀 3가마니 반을 받은 적도 있었다. 그는 “고맙기도 했지만, 어린 마음에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며 “그때 그 일이 남 모르게 남을 돕게 된 이유”라고 했다. 그때의 창피함을 못 이겨 그는 학교를 떠났다. 그래서 학력은 ‘국졸’이 전부다. 이후 그는 가난을 벗어버리기 위해 돈 버는 데 열중했다. 스무 살 시절 포장마차를 시작으로 음식점에 뛰어들었고, 지난 1990년 지금의 ‘금산삼계탕’을 개업했다. 최근에는 400평짜리 3층 건물에서 숯불갈비집도 운영한다. 직원도 60여명이나 되고 미국과 중국에 수출까지 하는 음식업체의 대표가 됐다. 경제적 여유를 얻었을 때 그는 이웃을 보살피기 시작했다. 지금 그는 매달 삼계탕 600그릇을 노인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장애인·노인들을 위한 대형 급식 차·빨래방 차도 내놨다. 지난 99년에는 거듭되는 실패로 삶을 거의 포기한 젊은이에게 5000만원을 건네기도 했다. 그가 이웃들을 위해 썼던 돈을 굳이 따지자면, 15억원도 넘는다. 그는 “나는 지금 돈을 벌어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생겨 행복하다”며 “죽는 순간까지 지금처럼만 이웃사랑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커다란 배낭을 둘러메고 아이들을 ‘툭툭’ 치며 공항 게이트를 빠져나가는 그의 뒷모습은 수학여행에 들떠 있는 영락없는 13살 소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