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클리닉] 이혼자, 재혼부부들에게도 관심을 가져 주세요 추부길 얼마 전부터 한국가정사역연구소에서는 ‘이혼·재혼자 학교’를 열고 있다. 이혼을 했거나 사별한 사람들, 그리고 재혼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참으로 많은 점들을 느끼게 된다. 우선 이혼을 한 사람들의 경우, 참으로 많은 아픔들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하기야 이혼을 할 정도였으니 서로간에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받았을까? 그러니 그 아픔이 얼마나 깊고 오래 지속되겠는가? 이혼한지 몇 년이 지나도 그 아픔 가운데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말로는 지난날의 배우자를 다 용서했다고는 하지만 머리로만 용서했지 마음 속 깊은 곳에서의 진정한 화해는 없는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기 짝이 없었다. 그들은 또 어린 시절 부모나 중요한 타인들로부터도 상당한 상처들을 지니고 있었다. 사별한 분들은 많은 회한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 좀 더 잘 해 주었더라면….’하는 아쉬움, 사랑했던 시절의 그리움으로 울음이 가득한 그 분들을 대하면서 나의 마음까지도 촉촉히 적셔졌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결론을 내린 것은 이들이야말로 하나님의 관심과 사랑을 더 받아야 할 사람들이라는 점이었다. 그 아픈 마음을 가지고 교회에 나가지만 누구하나 마음으로부터의 위로를 해 주는 사람을 별로 만나질 못했다는 것이다. 말로는 위로를 건네 오지만 그 말들이 모두 다 허공에 뜬 그야말로 하나마나한 소리들의 연속이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가정들이 깨어지고 있다. 또, 사별하고 있다. 그로인해 많은 아픔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들의 마음을 치유하여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교회의 당연한 책무가 아니겠는가?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지 못하면 이들은 어떠한 삶도 희망적이지 못하다. 그 아픔을 딛고 일어서려면 상처에 대한 치유가 필수적이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눈물과 용서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우리는 찬양과 말씀을 통해 치유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리고 가족 체계도 등을 기초로 한 상담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 보도록 만들기도 했다.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함께 울고 함께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책망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마음을 무겁게 했다. “꼭 이혼했어야만 합니까? 고멜같은 여자도 품어 주라고 하나님은 말씀하시는데 더 참고 기다렸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당사자의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무슨 말이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무책임한 지적이 또 한번 당사자의 마음에 돌을 던지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이라는 것은 그저 받아 주는 것이다. 하나가 된다는 것은 그저 그 사람의 마음이 되어 모든 것을 함께 느껴주는 것이다. 진정으로 마음 아파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내가 그 사람 자신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하는 마음으로 함께 공감해 주어야만 한다. 사별하여 마음 아파하는 부인이 있다. 이 사람을 어떻게 위로해 주면 좋을까? 성경말씀을 대면서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천국에 가셨을테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이 따위의 말을 위로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말을 건네지 않는 것이 훨씬 낫다. 초등학교 다니는 딸아이의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딸아이가 친구 엄마를 위로해 주겠다고 다녀오겠다는 것이다. 기특하기도 해서 다녀오라고 했지만 딸아이가 눈에 보임으로 인해 그 부모의 마음이 더욱 아프지 않겠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그렇지만 딸아이의 마음이 기특해서 얼른 다녀오라고 했단다. 1시간쯤 지나서 딸이 돌아 왔길래 “어떻게 위로해 드렸니?”라고 물었더니 아이가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저 친구 엄마의 가슴에다가 얼굴을 묻고 함께 울어 드렸어요.”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진 엄마, 딸아이를 꼭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것은 이렇게 함께 느껴 주는 것이다. 아픔이 있는 형제나 자매가 있다면 이렇게 그 사람의 마음이 되어 같은 마음으로 느껴주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이러한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대할 때 우리는 바로 이러한 마음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 가족중에서도 어려운 일을 당했거나 아픔이 있는 가족이 있다면, 힘들어하는 가족이 있다면 “왜 그렇게 했니?” 캐묻고 따지는 식의 위로나 책망은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이 대는 것도 별로 도움이 되질 않는다. 그저 그 사람의 마음이 되어 준다면 그것이 바로 깊은 사랑을 표시하는 길이 아니겠는가? 히브리서 12장 15절에 “너희는 돌아보아 하나님 은혜에 이르지 못하는 자가 있는가 두려워하고 또 쓴 뿌리가 나서 괴롭게 하고 많은 사람이 이로 말미암아 더러움을 입을까 두려워하고”라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자주 돌아보아야 한다. 우리 주위에 마음 아파하는 사람은 없는지, 그러한 아픔 때문에 하나님 은혜에 이르지 못하는 사람은 없는지 자주 돌아보라는 것이다. 그 쓴 뿌리 때문에 다른 죄 가운데 빠지지 않도록 돌아보아야 할 책무가 바로 우리들에게 있다. 바로 나 자신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가정이 바로 세워지고 그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복의 근원’으로서의 삶이 아니겠는가? 지금, 우리 주위를 돌아보자. 하나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안타까운 이웃은 없는가?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는 가녀린 영혼들을 지금 돌아보기를 간절히 바란다. (추부길/한국가정사역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