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클리닉] 가정사역과 영성 추부길 영성이 매말라가는 한국교회 21세기의 한국교회의 키워드는 당연 ‘영성’일 것이다. 그만큼 ‘영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렇게 ‘영성’을 키워드로 삼아야만 하는 이유가 한국교회에 있다. 그 동안 한국교회는 양적인 성장을 거듭해오다가 정체상태에 들어서 있다. 사실 양적인 팽창이 이루어질 때는 앞뒤 가릴 여유가 없었다. 그저 사람들을 받아들이기에 바빴다. '예수 믿으면 복 받는다'고 하면 사람들이 몰려 왔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지금의 이 시대는 그러한 패러다임으로는 성장은커녕 퇴보를 거듭할 수밖에 없는 시점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교회의 영성이 메말라 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래서 한국 사회의 주류를 기독교인들이 주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들이 하나님의 빛을 가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더불어 인구의 20%가 넘는 그리스도인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타락하고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은 참으로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허상을 좇았던 목회의 결과로 인해 한국교회는 심각한 중증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영성의 회복이란 곧 한국교회의 부활이라는 측면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영성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곧 ‘하나님과 나와 하나가 되는 삶'이라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그리스도의 향기를 들어내며 살아가는 삶’, ‘성령의 열매를 맺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우리가 그러한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것일까? 공자가 살아 역사 하는 한국교회 첫째로 한국교회는 공자가 살아 역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분명히 그리스도의 제자인데도 성령의 다스림을 받는 것이 아니라 ‘조상의 유전한 망령된 행실(벧전 1:18)인 공자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무슨 얼토당토 않는 말인가’ 할지 모르겠지만 겉으로는 열심 있는 신자요, 하나님의 제자인 것 같지만 그 사람의 사는 방식과 가치관은 성경에 근거하지 않고, 즉 성령의 지배를 따르질 않고 세상의 방식대로, 전통적인 관습대로, 아버지가 해 왔던 대로 자신도 모르게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안에 들어 왔다는 것은 ‘속사람까지 변하여 새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겉사람은 변화된 듯이 보이는데 그 속사람은 아직도 유교의 가치관이 가득하고 그 심층부에는 샤머니즘적인 생각이 박혀 있다는 것이다. 가정이라는 삶의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을 보라. 얼마나 많은 일들이 하나님의 방식이 아닌 세상의 방식으로, 공자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심지어 교회에서도 한번 살펴 보라. 얼마나 많은 일들이 공자의 생각대로 지배되고 있는가를… 한마디로 겉사람만 변화된, 그래서 속사람은 아직도 옛사람 그대로인 사람들이 한국교회의 주류를 이룸으로 인해 이 많은 문제들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기복주의가 지배하는 한국교회 두 번째로는 기복주의가 한국교회를 지배하고 있음으로 인해 영성은 날로 쇠퇴하고 있다고 본다. 잘못된 복의 개념이 가져 온 폐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복’이란 무엇인가? 세상적으로 돈 벌고 좋은 지위에 올라가는 것인가? 단연코 아니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하나님과 하나된 삶을 살아가는 것’, 이것이 진정한 복이 아닌가? 우리가 복을 받는다는 것은 바로 우리에게 어떠한 파도가 치고 풍랑이 일더라도 그저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분명히 말씀하신다. 그리스도인들은 무조건 햇빛 속만을 걸어다니는게 아니라고 말이다. 물가로, 강물을 지날 때도, 불 가운데로 갈 때도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라도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신다고 가르쳐 주신다. 그렇기 때문에 무슨 일이 나에게 닥침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그것이 진정한 복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한국교회는 이러한 진정한 복의 개념을 상실하고야 말았다. 그러다 보니 고난이 닥칠 때 그 아픔을 견디질 못하고 좌절하고야 마는 것이다. 당연히 영성이 피폐될 수밖에… 가정과 교회를 대립관계로 보았던 한국교회 더불어 한국교회는 가정과 교회를 대립관계로 보아왔다. 교회의 성장을 위해서라면 가정은 당연히 희생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원론적인 의식은 ‘오직 교회’라는 생각을 뿌리깊이 심어 주었다. 그러다 보니 가정은 점점 흔들리게 되고 파괴되어 갔다. 문제는 기초가 흔들리다보니 이제는 교회까지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오고야만 것이다. 가정은 하나님께서 최초로 만드신 기관이다. 가정과 교회는 대립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의 관계에 있다. 공존해야만 하는 필수적인 기관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가정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훈련하는 장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가정을 벗어나서는 얼마든지 자신을 포장할 수도 있지만 가정은 모든 것을 다 드러나게 만든다. 그렇기에 진정한 훈련은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나님은 ‘사랑하라’고 명령하신다. 그 ‘사랑하라’라는 말씀을 먼저 실천하고 훈련해야 할 장이 바로 가정이다. 바로 이 점에서 가정은 영성훈련의 첫 번째 가는 장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이 영성이라면 가정에서는 바로 그것을 이루기 위해 부부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가 되는 훈련'을 부단히 하게 된다. 즉, 가정은 하나님 나라의 모형인데 이곳에서 부부라는 존재, 부모와 자녀라는 인적 구성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훈련한다는 것이다. 완전히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난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하나가 되려면 자신을 낮추고 죽이며 헌신하는 관계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바로 이러한 모습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훈련해 간다는 것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로 세우는 것’이 가정사역의 목표 이런 의미에서 가정사역의 목표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영성이 깨어있는 성도로 만드는 것이 곧 가정사역의 목표라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가정사역을 그저 부부관계를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근시안적인 발상이다. 부부관계의 회복은 결국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 없이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부부세미나라 할지라도 그것이 동기 부여는 되고 일시적인 치유는 이루어질지라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결국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 서질 않는다면 사상누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정사역은 결국 그 사람의 마음 밭을 옥토로 바꾸어 가면서 부부라는 관계, 부모와 자녀라는 관계 가운데 그 사람의 속사람을 바꾸어 가는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길가의 마음, 가시떨기의 마음, 돌밭의 마음으로 변한 황폐화된 마음을 하나님의 말씀이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옥토로 바꾸어 가는 작업을 이루어 가야하며, 동시에 하나님의 말씀을 삶으로 적용하면서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하나님이 설계하신 대로 이루어가도록 돕는 사역인 것이다. 그래서 가정사역은 상담과 치유를 동반하며 더불어 '말씀의 적용'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추부길/목사로 한국가정사역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