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중심이신 그리스도 - 임재영 목양자 "또한 그분께서는 모든 것보다 먼저 계시고 모든 것은 그분으로 말미암아 존재하시느니라. 그분께서는 몸 곧 교회의 머리시라. 그분께서 시작이시요, 죽은 자들로부터 처음 나신 분이시니 이는 그분께서 친히 모든 것에서 으뜸이 되려 하심이라"(골1:17-18) 원(圓)이 한 중심점을 중심으로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집합인 것과 같이,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 우주의 중심이시며, 시간과 공간의 중심이시며, 나아가 그리스도인들의 중심이 되신다고 말씀합니다(골 1:16,17). 하나님의 경륜의 중심은 그리스도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십자가가 있습니다. 갈보리 십자가는 하나님의 작정하신 계획과 미리 아심 가운데 이루어진 것입니다(행 2:23; 4:27, 28)(계 5:6; 13:8). 이를 위하여 하나님께서 친히 영광의 왕좌를 버리고 종의 형체를 입고 이 낮고 낮은 땅으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우리와 똑같이 혈과 육을 가지시고 우리 가운데서 사셨습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지상의 공생애(公生涯) 동안 갈릴리에서 유다로, 베레아로, 예루살렘으로 그리고 마지막 성문 밖 갈보리(골고다)로 향하셨던 발걸음은 바로 그 중심으로서의 발걸음이었습니다. 그분께서 걸으신 그 길은 “슬픔의 사람”으로서 걸어가신 고난의 길이었습니다. 영광의 하나님께서 종의 형체를 입으시고 내려오셔서 자진하여 걸으신 고난의 발자취였습니다. 그 자취는 계속해서 낮아지신 행로였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가장 낮아지신 곳은 저 갈보리 언덕 위의 십자가였습니다(빌 2:8). 그분의 삼년 반이라는 공생애 동안 이 땅에서 보여주신 그분의 삶의 최종 목적지는 다름 아닌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갈보리 십자가에서 그분의 의와 사랑이 어떠한 것인가를 밝히 드러내셨습니다(롬 3:25,26)(요일 4:10). 그리하여 갈보리 십자가는 구속의 중심이 되었고 우리 믿는 이들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갈보리 십자가는 옛창조에 속한 모든 것에 종지부를 찍는 죽음의 형틀이었습니다. 성경은 증거하기를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에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혔고 나 또한 세상에 대하여 그러하니라"라고 말씀하며(갈 6:14), "우리 옛 사람이 그분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라고 말씀합니다(롬 6:6,11). 성경은 또한 십자가에서 율법이 폐해졌으며(골2:14), 우리 육신의 애착과 정욕이 못 박혔다고 선언합니다(갈5:24).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마귀를 멸하셨다고 증거합니다(히 2:14)(요 12:31). 하나님께서는 갈보리 십자가에서 아담의 불순종으로 타락과 저주 아래 놓인 옛창조를 끝내시고, 새창조를 이루셨습니다. 갈보리 십자가는 바로 옛 창조를 끝내고 새 창조를 탄생시킨 어머니의 태와도 같습니다. 우리의 킹 제임스 성경은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옛 창조에 대하여 죽고 새 창조 안으로 들어오게 된 사실에 대하여 “만일 우리가 그분의 죽음과 같은 모양으로 함께 심겼으면(planted)”이라고 증거하고 있는데, 여기서 “심겼다”는 단어는 이 사실에 대한 함축된 신비를 보여줍니다. 오늘 우리가 그리스도의 생명을 가진 그리스도인이 된 것은 이천 년 전에 십자가에서 못 박히신 그리스도 안에 우리가 함께 심겨졌고(planted), 그분의 부활과 함께 생명의 새로움 속에서 다시 일으켜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죄악과 애착과 정욕과 세상과 옛 창조에 속한 모든 것을 십자가 위에서 끝내셨습니다. 옛 창조의 주인인 사탄, 사망의 권세를 지니고 있는 마귀를 이기시고 승리하셔서 심판받게 하셨습니다. 이제 사탄은 단지 형이 집행되지 않은 죄수와 같으며,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에게는 그의 모든 권능을 잃은 자입니다. 교회사 속에서와 오늘날 기독교계 안에 있는 모든 이단들의 목표는 “그리스도와 그분이 이루신 사역”을 거짓으로 미혹하거나 가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참 하나님이시자 참 사람이심과 이 땅에 오셔서 우리를 위해 이루신 모든 일들을 사실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바로 이단의 목표요, 사탄의 목표입니다. 거짓의 아비인 사탄은 항상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거짓으로 미혹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어떠하신 분이신가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무엇을 이루셨는가와 그것을 사실로 증거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짓으로 미혹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진리의 말씀 위에 견고히 서서 그리스도와 그분의 십자가에 관한 진리를 믿음으로 지켜야 할 것입니다. 이전에 우리가 믿지 아니하였을 때, 우리는 흩어져 각자의 소견대로 각기 제 갈 길을 가는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긍휼의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을 때 믿는 우리도 그분과 함께 죽게 하시고 그분의 부활과 함께 살게 하심으로, 우리로 하여금 더 이상 우리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그분을 중심으로 살게 하셨습니다. 이제 새 창조에 참여한 우리의 중심은 오직 그리스도와 갈보리 십자가가 되었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심이라. 우리가 이같이 판단하건대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었으면 모든 사람이 죽은 것이라. 그분께서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으신 것은 살아있는 자들로 하여금 이제부터는 자기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아니하고 오직 자들을 위하여 죽었다가 다시 일어나신 분을 위하여 살게 하려 함이라"(고후5:15) 십자가는 복음의 핵심이요 중심입니다. 오늘날 기독교 안의 모든 오류와 배도는 이 십자가의 진리를 부인하거나 약화시킴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입니다. 성경이 증거하고 로마카톨릭이 더럽힌 교회사가 증거하듯이 순결의 반대는 더러움이 아니라 혼합”입니다. 고린도 교회의 문제는 무엇이었습니까? 세상의 지혜라 하는 “철학”이었습니다. 세상의 지혜인 철학으로 만연한 고린도 교회에 사도 바울이 제시한 것은 다름 아닌“십자가였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십자가가 복음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타락한 지성이 자기 지식을 동원해서 만든 철학에 대하여 사도 바울은 그것을 “세상의 유치한 원리”라고 부르면서, 오히려 그들에게 어리석어 보이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선포하고 있습니다(고전1:17, 22-24, 2:2). 그렇습니다. 혼합과 부패와 배도로 얼룩진 세상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에게 허락하신 새 창조의 모태는 십자가입니다. 참된 사랑과 화평과 온유와 거룩과 의와 그 밖의 모든 영적인 것은 오직 새 창조의 모태인 십자가를 거쳐서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의 어떠함과 우리가 행하는 것들이 참된 것인가 아닌가는 그것이 세상이나 우리 자신으로부터 나온 것인가 아니면 십자가로부터 나온 것인가를 점검해 봄으로써 알 수 있습니다. 갈라디아 교회가 유대교 거짓 교사들이 전한 다른 복음,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할례를 받고, 율법을 지켜야 구원을 받는다는 거짓 가르침으로 미혹 당했을 때, 바울 사도는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다시 상기시키며 엄하게 꾸짖습니다(갈 3:1). 그 이유는 바울이 이전에 복음을 선포할 때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모습을 뚜렷하고 선명하게 마치 그림을 보여주듯이 제시하였습니다만, 갈라디아 성도들이 미혹 당하여 그들의 중심이 바로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임을 잊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우리의 사역과 우리의 모든 삶의 터를 십자가에서 찾아야 합니다. 성경에서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안디옥 이방인들에 의해 처음으로 불렸습니다(행 11:26). 성경을 살펴보면 그때 "그리스도인"으로 불린 자들은 “제자들”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은 오늘날 세상 사람들에 의해 조롱조로 불리는 예수쟁이라는 단어와 일맥상통합니다. 그리스도인, 곧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자격은 무엇입니까?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며, 자기의 생명을 버리는 것입니다(마16:24,25).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의 제자란 이 땅에서 주님께서 걸어가신 길, 그분께서 죽음으로 가신 그 길, 곧 인류를 위해 목숨을 내어 주고 대신 고통을 감내하고 희생하신 그 길을 기꺼이 따라서 걷는 자인 것입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게 하듯, 자기 생명을 버리기까지 고난을 감수하며 주님께서 걸어가신 그 길을 따라 걷는 것입니다. 곧, 참된 그리스도인은 “어린양께서 어디로 가시든지 따라가는” 자들입니다(계 14:4). 바울 사도는 생명까지도 단념하고 자기 속에 사형 선고를 받은 것과 같은 극한 고난의 사역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항상 짊어지고 사는 본(本)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가 항상 주 예수님의 죽으심(dying)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님의 생명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 우리 살아 있는 자가 예수님으로 인하여 항상 죽음에 넘겨짐은 예수님의 생명 또한 우리의 죽을 육체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후 4:10) (NIV는 죽으심(dying)을 죽음(death)으로 번역함으로써 계시의 빛을 잃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바울의 사역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사도의 본을 따라 마땅히 주님과 그 십자가를 중심으로 하여, 자신을 부인하고 주 예수님의 죽으심을 짊어지고 그분께서 걸으신 그 길을 따라서 걸어가는 자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참으로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받았으니 그리스도께서도 우리를 위하여 고난을 당하심으로 자신의 발자취를 따라오게 하셨느니라"(벧전2:21) 예수님의 발자취, 갈보리(골고다)의 십자가를 향하는 그 길을 따라가는 것이 주님의 부르심이며, 제자 곧 예수쟁이가 걸어야 할 합당한 길입니다. 주님께서는 창세로부터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주님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죽기가지 낮아지신 곳은 바로 갈보리 십자가입니다(빌 2:6-8). 그분은 바로 갈보리를 향해 내려오셨습니다. 그리고 이 땅에서 그분이 디디신 그분의 발걸음은 항상 갈보리를 향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주님의 제자가 되고자 한다면 그 십자가를 우리 삶의 중심에 세우며,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좇아가야 합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경륜을 따라 이 땅에 남겨진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신비의 교제를 이루어 가는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마땅히 따라가야 할 길임을 우리 모두가 깊이 새겨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