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Bankruptcy)이나 소비자 제안(Consumer Proposal)을 신청하고 채권자들이 받아들이면 신용점수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오늘은 오랜만에 또 신용점수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이곳 북미에서 사용되는 신용점수는Fair Isaac이라는 회사에서 개발한 도표를 기준으로 한 것이며, 900 점이 만점이지만, 800점 이상이면 아주 좋은 것이며, 700점 이상이면 별 어려움 없이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600점 이하면 좋은 이자율로 대출받기가 힘듭니다. 이럴 경우, 제 2 금융기관에 가서 높은 이자율을 지불해야지만 대출이 가능합니다.

소비자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신용등급이 R7으로 떨어지며, 파산이 받아들여지면 R9(최하의 등급)으로 떨어지며, 신용점수는 바로 300(최하)~400점으로 떨어집니다. 여기서 R은 Revolving Credit(신용카드 같이 매달 변동이 있는 계좌)를 말합니다. 아울러, 소비자제안의 경우는 완납을 한 후, 본인의 신용정보란에 기록이 3년간 남아있지만, 파산의 경우는 6~7년간 기록이 남습니다. 두 번째 파산을 한다면, 14년간 기록이 남습니다.

금융기관(은행, 카드회사, 대출회사 등)은 개인에게 대출을 해 주기 전에 그 개인의 신용점수를 확인합니다. 게다가, 대출한 경력이 있는지, 연체한 기록이 있는지, 대출한 돈은 잘 갚는지, 갚을 능력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면서 대출위험도를 측정한 다음, 대출을 해줄지의 여부를 결정하는데, 신용점수가 큰 역할을 합니다. 결국, 거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 신용점수가 높으면 이자율을 낮게 대출해 주고, 반대로 신용점수가 좀 떨어지면 이자율을 높게 해서 대출을 해줍니다. 게다가, 신용점수가 아주 나쁘면 대출을 아예 안 해줍니다. 이럴 경우, Payday Loan 같은 사채업자에게 가서 대출을 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곳에는 개인의 신용정보를 수집하는 회사가 두 군데 있습니다. Equifax와 Trans Union 이 그것입니다. 금융기관들은 대개 한 달에 한 번씩 개인의 신용정보(대출금액, 연체, 완납 또는 미납여부 등)를 이 두 회사에 보냅니다. 아울러, 연방정부에서도 파산이나 소비자 제안을 한 개인의 활동정보를 이 두 회사에 보냅니다. 그러면, 이 Equifax와 Trans Union 은 그 내용을 정리하고 각각의 시스템(Beacon Score, Empirica Score)에 기반하여 신용점수를 산정한 다음, 금융기관이나 개인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그 정보를 팝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손에 의해 작성된 이 정보는 때때로 부정확할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dong 이 doug 이 되어버리고, 성(Last nam)이 First name으로 되어버리고, Yeong 이 Yong으로 되어 버리고, 다른 사람의 정보와 섞이기도 합니다. 즉, 다른 사람의 정보가 내 정보로 되어있는 경우도 있어 내 정보를 내가 확인하고 수정하지 않는 한, 잘못된 정보 때문에 평생 피해를 볼 수 도 있습니다. 연체기록도 없는데 신용점수가 잘 안 올라가는 경우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물론, Equifax 나 Trans Union에 무료로 자신의 신용정보를 확인할 수도 있지만, 이런 무료정보에는 대개 신용점수가 없거나, 내용 또한 자세하지도 않기 때문에 돈을 얼마 내더라도 가끔씩 내 전체 신용정보를 상세히 요청해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 모든 정보가 제대로 기록이 되어있는지, 내가 과거에 살았던 곳 들이 맞는지, 내가 대출하고 완납한 기록들이 제대로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을 해서 잘못된 정보들은 바로 수정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잘못된 정보를 수정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필자는 잘못된 정보를 수정하는데 6개월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자동차나 부동산을 구입하기 전에는 미리 한번 내 정보를 자세히 확인하여 신용기록관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캐나다경제 2023년 8월 18일자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