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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 2024’ 소고(小考)
namsukpark

 

소설가 한강(韓江·Han Kang·54)이 한국 작가로서 최초로 2024 노벨 문학상(The Nobel Prize in Literature ’24) 수상(受賞)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수상한 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스웨덴 한림원(翰林院)은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며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서정적 산문(for her intense poetic prose that confronts historical traumas and exposes the fragility of human life)”이라며 선정(選定) 이유를 밝혔다.

 

한강은 수상자 발표 후 노벨상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영광스럽고 여러분들의 지지에 정말 감사드린다. 그저 감사하다”고 거듭 말했다. 그날의 인터뷰는 영어로 약 7분간 진행됐다고 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된 데에는 “어릴 때부터 책과 함께 자랐고 한국문학과 함께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며 “한국문학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 좋은 소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강의 대표 소설 ‘채식주의자(The Vegetarian)’는 2016년 ‘유년(幼年)시절 폭력의 트라우마로 육식을 거부하게 된 여자가 서서히 죽음에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대표작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2007년 한글로 출간된 소설이 어떻게 거의 10년 뒤 지구 반대편 영국에서 조명 받게 됐을까. 한글과 영어 사이의 언어장벽을 허물고 세계 독자들을 한강의 작품으로 초대한 사람은 바로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Deborah Smith)였다.

 

그녀는 2010년 한국어를 독학으로 배우기 시작했고, 런던대학 동양 아프리카대에서 한국학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한국의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넓혔다. 한국어를 배운지 3년 만에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만난다. 영국에서 이 소설의 매력을 맨 처음 알아본 스미스는 2016년 연합뉴스와 e메일 인터뷰에서 “한강은 인간의 가장 어둡고, 폭력적인 면을 완벽하게 절제된 문체로 표현해낸다”고 설명했다. D·스미스는 번역은 물론 출판사 접촉부터 홍보까지 도맡았다고 한다.

 

데버라 스미스(Deborah Smith)는 ‘채식주의자’의 첫 20페이지를 번역해 영국의 유명 출판사 그란타 포르토벨로에 보냈고, 맥스 포터 편집자가 영문판을 출간하게 됐다. 책이 발간되자 평론가와 독자들에게 e메일을 보내 홍보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상을 받게 되는 공로를 세웠으며, 이를 인정받아 번역가로서 함께 상을 받기도 했다.

 

스미스(D · Smith)가 주목받던 이유 중 하나는 한국과 전혀 접점(接點)이 없음에도 독학으로 한글을 배워 성공적인 번역을 해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번역초기에는 낱말 하나하나 사전을 뒤져가며 번역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는 때문이었을까 마는 ‘채식주의자’의 번역은 원작의 섬세한 문체가 그대로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고유의 단어를 풀어쓰기보단 그대로 사용하는 번역가이기도 하다. ‘채식주의자’ 이후 다양한 한국 작품들을 영·미권 독자에게 소개하고 있다. 영국에서 아시아·아프리카 문학에 특화한 비영리 목적의 출판사 ‘틸티드 악시스’(Tilted Axis)를 설립해 번역하며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국가 폭력에 의한 개인의 희생은 결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사태라는 관점에서 명백한 비극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례라고 할 6·25와 5·18은 그간 다양한 서사화(敍事化)의 과정을 거쳤다. 사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한 기억 투쟁의 작업으로 그때 일어난 일들이 사실적으로 복원되기도 했고, 애도(哀悼)의 윤리(倫理)가 첨예하게 사유(思惟)되기도 하였다.”

 

한강(韓江)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뜨겁게 달아올라 축하와 찬사를 아낌없이 보내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한 사람의 목소리는 전혀 다른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소설가 김규나 작가는 “노벨상수상 작가가 써 갈긴 ‘역사적 트라우마 직시(直視)’를 담았다는 소설은 역사왜곡(歷史歪曲)이라며 ‘소년이 온다’는 ‘오쉿팔’(5·18민주화운동의 멸칭(蔑稱)이 꽃 같은 중학생 소년과 순수한 광주(光州)시민을 우리나라 군대가 학살했다는 줄거리이다. ‘작별하지 않는다’ 또한 제주(濟州) 4·3사건이 순수한 제주도 시민을 우리나라 경찰이 학살(虐殺)했다는 썰을 풀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림원이 저런 식의 심사평을 내놓고 찬사했다는 건, 한국의 역사를 뭣도 모른다는 것이고, 그저 출판사 로비에 놀아났다는 의미로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며 “그렇게 또 수많은 독자들은 ‘와우, 자랑스러워’ 하고 그 책에 열광할 것이다. 그렇게 거짓 역사는 진짜로 박제(剝製)되어버릴 것”이라고 했다.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새 역사를 쓴 순간, 국내 독자들은 함께 기뻐하며 영광의 순간을 즐겼다. 소설(小說)같은 인심(人心)은 얄팍하여 뜨거워졌다 금방 식어버리기도 하지만, 우쭐하거나 주눅들 일은 아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진실은 드러나 증명하게 되고, 선(善)함에 의해 희망적으로 돌아가게 될 터이니까 말이다. 자기가 바라본 쪽만 옳다고 착각해서는 안 될 일이다. 서로가 고운 말과 즐거운 마음으로 인사라도 나눌 수 있었으면 오죽이련만… 세상은 둥글고 어느 쪽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일교차(日較差)가 커져가는 가을이다.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낙엽들이 바람 부는 대로 굴러다닌다. 계절의 변화는 섭리(攝理)지만, 인간의 건강과 일상생활 습관에 있어 ‘식이(食餌), 체력운동, 수면(睡眠), 스트레스, 인지(認知) 기능, 재정적 안정, 사회적 관계’가 손꼽혀진다.

 

♬“안녕이라 말해본 사람 / 모든 걸 버려본 사람 / 위로받지 못한 사람 /

당신은 그런 사람 / 그러나 살아야 할 시간 살아야 할 시간 /

안녕이라 말했다 해도 / 모든 걸 버렸다 해도 / 위안 받지 못 한다 해도 /

당신은 지금 여기 / 이제는 살아야 할 시간 살아야 할 시간 /

이제 일어나 걸을 시간 이제 일어나 걸을 시간 / 누가 내 손을 잡아주오 /

이제 일어나 걸을 시간 / 이제 내 손을 잡고 가요”…♬

[작사·작곡/한강(韓江), <안녕이라 말했다 해도> 가사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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