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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명상
집이 있어 보금자리 틀어 좋아라.
데크가 있고 여름 날 저녁에는
신선한 바람의 물결 속에 온몸을 맡기며
식후 커피 한 잔은
물고기를 잡은 어부처럼 기뻣어라.
한낮엔 벌들이 몰려와
나뭇가지 사이로 붕붕 되고
로빈 새 부부가 둥지에 새끼를 낳아 기르고
길고양이도 새끼를 낳아
데크 아래 옹기종기 모여 햇살에 졸고
한밤 중이면 간혹 너구리도 가족을 데리고 나와
정원수의 풋과일을 기웃기웃
토끼와 청설모와 함께 풀잎들이 웃고
들깨 잎새 향기가 진동하고
해바라기가 여린 잎새로 활짝 기지개를 켜곤 하는….
계절 알러지라고 했어라.
나는 자연을 싫어하지 않는데
자연이 나를 거부한다고
푸념도 하지만 문득 뜰 앞에 서면
속절없이 나는 깊은 수면 아래로
낚시줄을 드리우는 어부가 되어
고동치는 생명의 숨소리를 듣는다.
자연 깊숙이 노 저어가면서
골 깊은 동굴을 바라보듯
멀리 흐르는 뭉게 구름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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