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된 사랑/풀잎 유필이 바시락 거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귀 기울여보니 책갈피 속에 끼워 둔 가을 사랑 한 잎 아장아장 걸어나오더니 애써 묻어 둔 낙엽 된 사랑 자꾸만 들춰내며 눈앞에 알짱거리기에 손내밀며 만지려니 허공에 맴도는 공기처럼 잡히지 않고 가을 햇살 아래 곱게 채색한 추억만 홀로 남아 서산에 걸린 노을빛에 마음 기대며 쓸쓸한 가을 길목에 앉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