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안개 / 미산 윤의섭 비가 그치니 안개 덮인 숲속에 산사가 숨어있고 끊어질듯 이어지고 이어질듯 끊어지는 저녁의 인경소리 골자기를 울리니 바람따라 고개 넘고 유수따라 내려온다. 소나무 사이로 실같은 돌길이 꾸불꾸불 들어간다. 명리와 탐욕들의 티끌을 털어낸 티없는 오솔길을 꾸불꾸불 들어간다. 저 안개속의 어두운 숲은 푸른 빛으로 덮여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