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고백 / 김 수 길 티끌만 한 정이라도 어미 닭이 품는 따스함으로 깊게 지키며 사철 푸르게 머무는 당신이 있기에 오르는 아침 햇살 잠깐 바라보는 것도 참 행복으로 여기고 소소리바람 짓궂게 불어와 얼굴 살짝 내미는 꽃망울 시새움 하며 여린 이파리 마구 흔들어도 짙은 곧음으로 견디고 당신의 다정한 미소 바라봅니다. 초록 봄이 오기 전에 겨울의 된바람 지켜주며 마주앉은 거리만큼의 당신이 있기에 가멸치않은* 생활에 세파의 큰 너울이 다가와도 훌쩍 뛰어넘고 안개 짙은 새벽길도 편안하게 달린다. 언젠가는 사랑스럽다는 말을 당신에게 하고 싶었는데 푸릇한 오늘 한다. *가멸다: 재산이 많고 산림이 넉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