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 없는 가슴/이효녕 내가 다시 너를 볼 수만 있다면 순하게 보이는 큰 눈동자 착하게 새긴 고은 마음 어디를 가던 칭찬뿐인 널 다시 안아 줄 수 있다면 가슴에 너를 묻어놓고 있으면 지나가는 또래들이 모두 너 같고 지나가며 스치는 그림자로 남는 것을 너는 알고 있을까 아무리 잊으려 해도 내가 숱하게 맴도는 것을 아마도 수십 년은 된 것 같아 어린 나이에 용돈 모아 아버이 날에는 카네이션 꼭 달아주던 때가 돈 많이 벌어 부모 편하게 해주겠다며 장학금으로 대학을 졸업 했던 때가 이제 생각하면 내 가슴에 카네이션 한 송이 달지 못하는 것이 내 죄인 것을 카네이션 대신 너를 가슴에 묻고 수없이 많은 눈물 흘려야 했지만 엄마를 너의 가슴에 묻어 보낸 뒤 난 결코 엄마 곁에 같이 있다는 것 알아 사랑하는 아들아 여기 이렇게 내 가슴에 카네이션 한 송이 달아주지 않고 나를 멀리 남겨 두고 간 마음 너를 대신 가슴에 묻어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