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사랑하게 된다면/박미림 목이 마르니 목젖 적실 수 있게 더 깊은 우물을 파며 사랑해야지 마른 입술 타들어 가 갈증이 극에 달하는 사랑 기쁘게 기쁘게 맞이해야지 목마름이 너무 애절하여 당신 눈에 가득 찬 나의 모습 창문에 촉촉이 적셔가며 행복에 겨운 사랑이라 태연하게 밤새 사랑하는 일 멈추지 말아야지 아니 멈춰야지 당신 사랑의 무게에 짓눌러 질식하는 일은 만들지 말아야지 나처럼 늙어버린 당신 얼굴에 주름살 하나 더 만들어주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 급하게 사랑하여 언치는 일로 두 번 다시는 시행착오 하지 말아야지 평생 당신 그림자 지는 시간이면 통곡하는 목마름에 목이 마르다고 자꾸 마르다고 즐겁게 재잘거리는 한 마리 이쁜새 되어야지 꼭 그래야지 이 다음 이 다음에 다시 또 사랑하게 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