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는 것도 힘듭니다/류경희 내 가슴 한 구석에 이름 석자 있습니다 그토록 후벼팠던 그 이름 석자 잊는 것도 힘듭니다 슬픔을 만들었고 사랑도 만들었던 이름 석자 지우는 일이 이리도 뼈마디가 아픈지 모르겠습니다 슬프도록 눈물이 나도록 이별가를 불렀습니다 빈 들녘의 윙윙 거림이 귓전에 들려 멍멍한 아픔까지 붉은 노을 석양의 아름다움도 내 가슴 어디선가 지워지지 않고 타오르고 있습니다 잊는 것도 힘듭니다 밤새껏 밤새워가며 머리 저으며 잊으려고 해도 이 겨울 어쩔 수 없는 슬픔인가 합니다 아직도 꺼지지 않는 작은 불씨 얼음장 밑으로 던져 버릴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