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더 사랑하게 되면/류경희 아무 일도 아닌 줄 알았어요 꽃잎이 시드는 것이 언젠가는 사람이 죽는 것 처럼 그냥 시간이 지나가면 풀꽃들도 시드나 했어요 풀꽃들도 다 아픔을 참고 말 없이 향기로 날려 버리고 자기 몸을 슬퍼한 만큼 빨리 시들게 하나봐요 그대 더 사랑하게 되면 나는 더 빨리 가을에 묻혀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언젠가 떠나야 하는 풀꽃잎들처럼 미리 이별을 준비 해야 하나요 들꽃들에게 물어봐도 대답해 주지 않아요 무작정 길을 나서고 싶어요 내가 그대 이름 부르면 아무때나 달려와 주실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