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요리에서 손님 초대 할때 대접할 수 있는 요리들을 손쉽게 만들수 있도록 올려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매일 매일 새롭게 좀 더 맛있게 그리구 새롭게 연구하며 올려볼께요. vistor book 에 글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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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한통 사갈려고 무려 세번이나 방문을..
passionsoh
2005-02-01
저는 토론토에 정착하면서 바로 김치를 만들어 주문 판매를 하고 있지요.
예약하시는 분에 한해서 만들어 드리고 있는데 미원을 넣지 않아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첨에 김치를 만들어 팔때 주변의 어떤분이 저에게 미원을 넣으라고 권하셨어요. 장사를 할려면 일단 맛이 사람들 입에서 땡겨야 한다고.. 그치만 결혼하고 나서 미원을 쓰지 않던 터라 많이 망설여졌습니다. 나는 미원을 쓰지 않아서 미원이 없다고 하자 그분이 지퍼락에 반봉지 가져다 주셨습니다. 그래서 첨에는 미원을 넣고 김치를 담가 주변분들을 다 불러 시식을 시키고 모니터링을 했습니다. 다 맛있다고 하는데 제가 속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원래 좀 민감한 편이라 미원있는 음식을 먹으면 차 멀미하는것마냥 속이 울렁거리거든요. 그게 남보다 좀 심해요. 그래서 함부로 식당에 가서 잘 사먹지도 않을려고 하지요. 식당에서는 워낙 많은 미원으로 원감절감과 맛을 내고 있어서..
내가 나중에 식당을 하게 된다면 미원없는 식당으로 유명세를 떨쳐봄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
그런데 내가 담근 김치에 미원을 넣으면 우리식구도 그 김치 똑같이 먹어야 하는데 내가 당장 못먹으니 고민이 되었고 미원이 우리 몸에 썩 유익하지 않는것을 알기에 고민 고민.
또 한가지는 우리 가족과 내가 못먹는 김치 담가놓고 하나님한테 김치 많이 팔게 해달라고 기도하기가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래서 주변분들에게 선포했습니다. 미원을 빼고 하겠다고 ...
미원이 없어서 맛이 좀 덜할지 몰라도 미원없는 김치 찾는 사람만 주겠다고요...
그런데 의외로 사람들이 제 김치에 미원없는 것을 맛으로 느끼게 되었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제가 만드는 김치를 꼬박꼬박 찾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미원을 않넣고 맛을 맛있게 낼려고 18가지의 양념을 가지고 김치를 담게 되었는데 배달비를 않받는 대신 두병을 주문해야 갖다 드리는것으로 원칙을 정했습니다. 한병씩 필요하신 분들은 저희집으로 와서 가져가시지요. 어제는 그 한병의 김치 땜에 엄청 고생하신분이 계시네요.
수진이 엄마라는 분은 남편이 제 김치를 너무나 좋아하신답니다.
김치를 사다먹으면 몸이 간지러운데 제 김치를 먹으면 전혀 그렇지를 않다고 그래요. 그래서 꼭 제김치를 가져가시는 분입니다.
김치한통을 예약해놓고 밤 10시에 오신다기에 엄청 기다렸는데 오시지 않아 걱정했더니 다른집에 가서 벨을 열심히 눌렀다네요. 다행히 그집에 사람이 없어서 ... 두번을 그렇게 고생하시고 세번째 남편과 같이 다시 찾아오니 그때 우리집이 생각나더랍니다. 바로 옆집이었다는 것을...
에잉 두번이나 남의집에 가서 열심히 벨을 누른거예요. 드뎌 어제밤 온가족이 출동해서 김치한통을 가지러 왔습니다.
제 마음이 울컥하고 감동되었습니다.
도대체 내 김치가 뭐라고 이 야심한 밤에 무려 세번이나 시도를 해서 김치를 가지러 오시나...
너무나 고마운 마음에 뭔가 드릴것이 없는지 주방을 열심히 살폈습니다.
마침 우리가 맛있게 먹었던 자반고등어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자반 고등어 한마리를 감동의 마음을 담아 드렸습니다.
한국에서 다니러 오신 시어머니께서 한마디 거드십니다.
"김치 한통 팔아서 얼마 남는다고 ...?"
"ㅎㅎㅎ 어머니 그래도 이 추운데 세번씩이나 고생하며 왔잖아요. 마음같아서는 그 김치값도 않받고 그냥 주면 좋겠네요.."
"그래. 니 부자다. 지 김치 담느라 허리아픈것은 생각두 않하고..."
하하하 좋은 시어머니지요. 며느리 고생하는것도 다 아시구..
제가 마음많은 얼마나 부자라구요. 김치 팔고도 이렇게 행복해 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