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39장에는 제사장 예복 만들기, 40장에는 성막을 봉헌하는 장면이 기록돼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반복되는 구절이다. ‘주께서 명하신 대로’.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아론이 입을 거룩한 옷을 만들었다.(39장 1절) 에봇 위에 띨 허리띠는 에봇을 짤 때와 같은 방법으로, 금 실과 청색 실과 자주색 실과 홍색 실과 가늘게 꼰 모시 실로 짜서, 에봇과 한데 이어 붙였다. 이것은 모두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한 것이다.(5절) 이스라엘 지파들을 상징하는 이 기념 보석들을 에봇의 양쪽 멜빵 위에 달았다. 이는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한 것이다.(7절) 청색 실로 꼰 끈으로 가슴받이 고리를 에봇 고리에 매되, 정교하게 짠 에봇 띠 조금 위에다 매어서, 가슴받이가 에봇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였다. 이는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한 것이다.(21절) 이렇게, 제사를 드릴 때에 입을 수 있게, 겉옷 자락을 돌아가며, 방울 하나 석류 하나, 또 방울 하나 석류 하나를 달았으니, 이는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한 것이다.(26절) 가늘게 꼰 모시 실과 청색 실과 자주색 실과 홍색 실로 수를 놓아, 허리띠를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은,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한 것이다.(29절) 그것을 청색 실로 꼰 끈에 매어서 제사장이 쓰는 관에 달았다. 이것은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한 것이다.(31절) 이렇게 해서, 성막, 곧 회막의 공사가 완성되었다. 이스라엘 자손은,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모든 것을 그대로 다 하였다.(32절) 이스라엘 자손은,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모든 것을 그대로 하여, 일을 완수하였다.(42절) 모세가 그 모든 일을 점검하여 보니, 그들이, 주께서 명하신 그대로 하였으므로, 그들에게 복을 빌어 주었다.(43절)
모세는, 주께서 그에게 명하신 것을 모두 그대로 하였다.(40장 16절) 또 성막 위에 막을 펴고, 그 위에 덮개를 덮었다. 이는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한 것이다.(19절) 궤를 성막 안에 들여놓고, 휘장을 쳐서 증거궤를 막았다. 이는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한 것이다.(21절) 상 위에는 주께 바치는 빵을 차려 놓았다. 이것은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한 것이다.(23절) 주 앞에 등잔을 올려놓았다. 이것은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한 것이다.(25절) 그 위에 향기로운 향을 피웠다. 이것은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한 것이다.(27절) 성막, 곧 회막 어귀에 번제단을 놓고, 그 위에 번제물과 곡식제물을 바쳤다. 이것은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한 것이다.(29절) 회막에 들어갈 때와 단에 가까이 갈 때에 그렇게 씻었다. 이것은 주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한 것이다.(32절)
모세가 주께서 명하신 대로 했을 때 “그 때에 구름이 회막을 덮고, 주의 영광이 성막에 가득 찼다(34절)”.
차분하게 읽기가 마음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성경은 ‘주께서 명하신 대로’를 반복해서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로 모세를 비롯해 어느 누구도 여호와의 율법과 명령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하게 행할 능력이 없었다. 있었다면 애초에 죄인을 대신해 피를 흘리는 희생제사가 필요 없었을 것이다. 성경은 내내 모든 선지자와 등장인물을 통해 인간의 불가능을 증거한다.
출애굽기에 이어진 레위기에서는 번제, 소제, 화목제, 속죄제, 속건제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이런 제사의 종류는 너무나 촘촘한 그물처럼 짜여 있어 어떤 사람도 죄에서 빠져나갈 여지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래서 죄는 인간의 어떠한 행함을 뛰어넘어 인간 존재, 그 자체를 가리킨다.
“누구든지 증인 선서를 하고 증인이 되어서, 자기가 본 것이나 알고 있는 것을 사실대로 증언하지 않으면 죄가 되고, 그는 거기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 누구든지 부정한 모든 것, 곧 부정한 들짐승의 주검이나, 부정한 집짐승의 주검이나, 부정한 길짐승의 주검에 몸이 닿았을 경우에는 모르고 닿았다고 하더라도, 그는 부정을 탄 사람이므로, 깨닫는 대로 그 죄를 속하여야 한다. 그가 사람 몸에 있는 어떤 부정한 것, 곧 그것이 무엇이든지, 그를 부정하게 할 수 있는 것에 몸이 닿을 경우에, 그런 줄을 모르고 닿았다고 하더라도 그는 부정을 탄 사람이므로, 깨닫는 대로 그 죄를 속하여야 한다. 또 누구든지 생각 없이 입을 놀려, 악한 일을 하겠다거나, 착한 일을 하겠다고 맹세할 때에, 비록 그것이 생각 없이 한 맹세일지라도, 그렇게 말한 사실을 잊고 있다가, 뒤늦게 알고서 자기의 죄를 깨달으면, 그 죄를 속하여야 한다. 사람이 위에서 말한 것들 가운데서 어느 하나에라도 잘못이 있으면, 그는 자기가 어떻게 죄를 지었는지를 고백하여야 하고, 자기가 저지른 죄에 대한 보상으로, 주께 속건제물을 바쳐야 한다.”(레위기 5장 1~6절, 표준새번역)
죽은 짐승의 사체에 자신도 모르게 몸이 닿았다는 이유로 성경은 그 사람을 죄인으로 부른다. 생각 없이 주절거린 것도 죄다. 율법의 조문 가운데 하나라도 지키지 못하면 성경은 죄인으로 판정한다.
사실 이 같은 구약의 진술은 예수님의 산상수훈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예수께서는 인간이 행위를 통해 의인으로 판정될 수 있는 여지를 꼼꼼하게 차단하셨다. 스스로도 어떻게 통제할 수 없는 마음까지 죄의 영역에 집어넣으신 것이다. 이제 인간은 ‘주께서 명하신 대로’의 영역 밖으로 추방됐다. ‘완벽한 인간’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죄인만 가득할 뿐이다.
“율법을 따르면, 거의 모든 것이 피로 깨끗해집니다. 그리고 피를 흘림이 없이는, 죄를 사함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히브리서 9장22절, 표준새번역)
제사는 그 자체로 피다. 죄인의 죄를, 소나 양이나 염소나 비둘기 등에 덮여 씌워 피를 흘리는 것이다. 죄인을 대신해 희생제물이 죽는 것이다. 피 흘림, 즉 대신 죽음을 통해서만 죄인은 죄의 사슬에서 해방된다.
그러나 동물의 제사는 모형일뿐 실제로 사람을 살릴 수는 없다. 이것이 복음이다. 복음은 “정녕 죽으리라”는 저주에서 건짐을 받는 길을 보여준다.
‘주께서 명하신 대로’와 ‘피’는 유일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연결된다.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이는 그가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송하게 하려는 것이라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속량 곧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에베소서 1장4~7절)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창조 하시기 전에 구원 계획을 완성하셨고,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를 통해 “주께서 명하신 대로” 모든 것을 성취하신 것이다. (사장/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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