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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웃지 못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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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웃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엄숙하고, 진지하다. '흐흠' 어떤 이들은 그의 묵직함을 덕목이라고도 한다.

그는 주변에서 웃기는 말을 해도, 힘들다고 징징대도, 그 표정의 차이가 미약하다. 자신에게 좋은 일이 생겨도 티가 안 나서 주변사람들이 알아차리기 힘들다. 힘든 일이 지나갔어도 그의 표정에는 차이가 없다. 이런 인상을 주는 사람들은 명절날 대가족이 모이는 자리에서 어른들로부터 무언의 인정을 받았다.

고등학교 조회시간에서부터, 군대 연병장에서, 회사에서 방송으로 나오는 회장님의 신년훈사에서도 이런 엄숙한 태도는 표준이 되었다. 이런 표정에서 벗어나기 힘든 사람들에게 없는 것은 뮤지컬이다.

감동, 격한 공감, 슬픔, 분노, 좌절, 희망을 속으로만 가지고 있지 않고 주변에 알려주는 태도이다. 타인에게 도움을 구하고, 타인을 도와주고, 의견을 말하고, 상대가 알아듣도록 기다려주고, 남이 차마 말하지 못하는 것을 미리 들어주는 태도이다.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데, 그것을 노래와 춤과 커다란 표정과 제스처로 하는 것은 삶을 뮤지컬로 만들어준다.

그 반대는 너무 표현이 큰 사람들이다. 상대의 기분에 맞추어 크게 리액션을 해주어서 다소 깜짝 놀라기도 하고, 혹시나 이 사람이 자신을 놀리는 것이 아닌가 의심할 정도이다.

혹은 말이 많은 사람,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사람이라고도 한다. 어떤 심리상담가는 이런 사람을 조증에 걸린 사람이라고도 한다. 노홍철이 떠오른다. 이런 하이퍼가 있어 보이는 사람은 내가 사는 캐나다에서는 흔하게 본다.

방송을 진행하는 앵커는 표정이 살아있다. 크게 눈을 뜨기도 하고 대담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커다란 제스처를 짖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대가족이 모이는 명절날 나이 드신 어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언제나 즐겁게 떠들고, 커다랗게 웃기도 하고, 불끈 화도 내기도 하는 사람은 차리리 솔직하다. 말수가 적고 종종 아빠 미소만 듣는 금불상 같은 사람은 잠시 화장실 가느라 자리를 비워도 언제 사라졌는지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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