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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성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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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유튜브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남성중창단의 감미로운 노래에 빠져들었다.(https://youtu.be/g4fvMgNfN0I)

오 거룩한 날... 올 12월에는 캐롤 송이 들리지 않는다. 성탄절이 2주가 채 안 남았는데도 캐롤을 들을 수 없는 이유가 무얼까? 통근기차타고 토론토 시내로 출퇴근 하던 코비드 이전 시기에는 아침에 차 시동을 걸면 11월 말부터 라듸오에서 캐롤이 들린다.

GO Train에서 내려서 Union 역지하 아케이드를 통과하려면 갖구운 빵 내음새, 각종 커피 상점들, 곳곳에 성탄장식들과 버무려진 캐롤 송을 아침부터 저녁 퇴근까지 지겹게 듣는다. 스타벅스 앞에 장식들, 가게들의 화려한 방울들까지 모두 넘쳐난다.

재택근무 두 번째 겨울을 맞이하다 보니 집안에서 내가 캐롤 음악을 틀지 않는 한, 성탄시즌을 보내고 있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 부지런히 쇼핑센터로 나가서 선물을 사러 돌아다니지 않는 한, 성탄절은 쥐구멍 쪼이는 작은 햇빛이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이민 1세대에게 성탄절은 같은 또래의 아는 사람들 가족들과 저녁모임을 가지는 것이 유일한 성탄절 이벤트이다. 게다가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언제 격리가 강화될 지 모르므로 너무 많이 모이는 것도 조심스럽다.

The Gentri의 캐롤 비데오에서는 일년은 목욕을 안한 것 같은 예수닮은 사람이 나온다. 가족끼리 성탄준비로 바쁜 와중에 길거리에서 혼자 겨울을 보내는 홈리스들 사이로 불쌍한 눈을 한 한 남자가 세상을 돌아본다.

그 눈빛이 계속 신경쓰인 중산층 남자는 결국 남자의 행방을 쫓게 되고, 그가 빈민구호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발견한다. 예수 닮은 그 사나이는 성탄절에 자기 가족만 돌보지 말고 혜택을 받지 못한 불우한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지라는 메세지를 보낸다.

그것은 지극히 예수님답다.

 

시장경제의 도시 속에서 사는 현대인들에게 개인주의와 각자도생은 오랫동안 굳어진 철칙이다. 더우기 코로나로 물리적으로 격리된 상태로 제한된 사회적 접촉을 할 수 밖에 없는 이번 성탄절은 더욱 조용하다.

경쟁적으로 각자의 능력에 따라서 살아가는 개인들에게 성탄절은 이제 그만 쉬라는 기간이다. 차마, 미안함과 안쓰러움이 밀려온 비데오 속의 주인공은 회사일도 손에 안 잡히고, 가족을 데리고 귀가하는 중, 아내에게 양해를 구하고 빈민구호소로 달려간다.

그곳에서 예수님 닮은 사람인 주인공을 은은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어느 한 곳을 응시한다. 그 시선은 계단에 두 아이를 데리고 피신온 어느 젊은 엄마에 멈춘다.

오 거룩한 날. 그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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