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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왕국
leesangmook

 

 

 트럼프 쇼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선 자체가 쇼크였으니 말해서 뭘 하겠는가. 그가 당선되자 아시아는 금융쇼크에 휩쓸렸다. 트럼프가 미국 경제우선주의로 나간다는 바람에 외국인 투자자의 썰물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어제는 유튜브에서 또 다른 쇼크 현상이 벌어졌다. 멀쩡한 사람을 ‘미친 개’로 호칭하는 말폭탄이 터진 것이다. 바로 국방장관을 지명하는 자리에서다. 언사를 그대로 옮기자면 “We are going to appoint mad dog Mattis as our secretary of defence.”


 매티스가 어떻게 ‘미친 개’라는 별명을 얻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동물애호 세상이라 해도 대중 앞에서 사람을 어찌 ‘개’라고 부를 수 있다는 말인가. 


 트럼프를 ‘개’라고 부른 사람이 있었다. 배우 로버트 드 니로다. 선거운동 기간일 때다. “트럼프는 깡패이자 개이고 돼지이다. 국가적인 재앙이고 수치다.” 드 니로의 언설이 좀 지나치다고 생각했는데 ‘미친 개’와도 잘 어울리겠다니 틀린 말은 아닌 거 같다. 드 니로는 1981년 ‘분노의 주먹’으로 아카데미 남우상을 받았다. 


 매티스는 사병에서 4성 장군에 오른 인물. 이라크 침공 때 해병대 부대를 이끌고 쿠웨이트에 진격했다. 그 후 미군의 중동지역 전략을 총괄하는 중부사령부 사령관을 지냈다. 


 전투를 재미로 아는 건 군인다움일 수도 있다. 한 술 더 떠 사람 죽이는 것을 재미라고 말하는 사람이 매티스다. 사병으로 전투의 최일선에 소총수로 나갔기 때문은 아닐까. 


 한국 전쟁 중 사병으로 전투에 투입됐던 친척 아저씨 도 같은 소리를 하는 걸 들었다. 처음 사람을 죽이고 나서 그 괴로움은 엄청났다고 한다. 두 번째부터는 아무렇지도 않았고 그 담부터는 재미있기까지 하더라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에 가니까 말야. 베일을 안 썼다고 여자들을 매타작을 하는 거야. 그런 놈들을 쏘아 죽이는 건 신바람나는 재미지.” 이렇게 말한 매티스는 부적절한 이 언술 때문에 상담을 받아야 했다. 이처럼 여과 없이 내뱉는 말투는 트럼프와 같은 과라는 얘기가 아닌가. 


 국방장관은 전쟁을 다루는 직이다. 전투에서 이긴다고 해서 전쟁을 이기는 것은 아니다. 그 좋은 예가 월남전쟁. 막강한 화력으로 전투를 이길 수는 있었지만 굴하지 않는 민심 때문에 전쟁은 지고 말지 않았는가.


 미국은 민간인에게 국방장관을 맡긴다. 좌고우면의 자리에 성급한 단순논리의 군인출신을 시킬 수 없기 때문일 게다. 제대 후 7년이 경과해야 하는데 퇴역한 지 3년밖에 안된 그를 지명하는 것은 트럼프의 또 다른 막무가내다.


 미국처럼 전쟁을 많이 일으키는 나라는 없다. 그러다 보니 명분이 없는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량살상무기가 없음에도 그 빌미로 일으킨 이라크 전쟁도 그 한 예다. 그런 전쟁들 때문에 흠집 나는 건 미국의 도덕성이다. 


 미국을 유일한 슈퍼파워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에는 바로 그 도덕성의 우위라는 요소도 고려되지 않을까. 


 ‘미친 개’라고 불리는 사람이 국방장관이 된다고 하니 세계는 약육강식의 살벌한 동물왕국이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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