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hail
한국서 LG 근무
1999년 캐나다이민
벤처사업(FillStore.com), 편의점,
현재 반(Vaughan) 지역에서 한국라면 전문점(Mo Ramyun) 운영중
289-597-8810
[email protected]
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38 전체: 114,538 )
브랜드 가치 만들기, BI(Brand Identity)
kimhail

브랜드 가치 만들기, BI(Brand Identity)

 

 

필자는 마케팅을 체계적으로 공부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몇 권의 관련된 책을 읽었고,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남들과 똑같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는 정도가 고작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 마케팅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딱히 이거다라고 대답할 만한 식견은 없다. 판매 촉진을 위한 홍보나 광고? 주기적인 새 메뉴 출시? 고객 만족을 위한 서비스 활동? 모두 그럴 듯 하면서도 뭔가 좀 부족한 감이 있다. 그러나 나름대로는 열심히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노라고 자만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에 읽고 있는 책 중에서 가슴이 서늘해 지는 한 문구를 보았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 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다. 식당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잘되는 식당은 맛, 서비스, 인테리어 등이 남다르다. 맛있어서, 분위기가 좋아서, 서비스가 좋아서 간다. 반면, 안되는 식당은 그 이유가 너무나 많다. 게다가 대부분 알아차리기 힘든 사소한 문제로 야기되는 일이 다반사다. 술집이라면 화장실 좌변기의 위치가 너무 불편해 장사가 안될 수도 있다. 햄버거 전문점인데 취급하는 탄산음료 때문에 손님이 적을 수도 있다. 칼국수 전문점이지만 만두 메뉴가 없어서 매출이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정작 이런 사실을 식당 사장들은 모른다는 점이다. 하루 종일 주방 안에만 있으면 주방 밖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대해서 둔감해 지기 마련이다. 정작 중요한 '손님의 생각'을 놓치게 된다. 사장은 홀에서 손님이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는지 모른 채로 장사한다. 그 사이에 가게는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 외식경영 2016 8월호-

 

 

 

특히, ‘대부분 알아차리기 힘든 사소한 문제로 야기되는 일이 다반사다.’라는 글귀에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만 해서는 안 된다. 한 순간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오늘 오신 손님 한분 한분을 만족시켜 드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좀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마케팅 활동도 소홀히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즈니스는 자식과 같다.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돌봐 줘야 한다. 장사가 잘되던 안되던 계속 돌보고, 투자를 해야 한다.  자식을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자식 먹이는 것, 입히는 것에 아까워하지 않는 부모의 마음이어야 한다.  당장 매출을 올리고, 손님을 늘려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식당을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마케팅 용어로 ‘브랜드 파워’를 만들어 가야 한다. 

 

 

필자의 가게는 동종 업계 1등을 하고 있다. 경쟁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도 하지 않는 메뉴를 가지고 시작했으니 매상이 얼마든 현재는 1등을 하고 있다. 지금은 가만히 있어도 1등이지만 멀잖은 시기에 비슷한 메뉴를 취급하는 식당이 생기기 시작할 테고 좋든 싫든 그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미투(Me Too)도 비즈니스 전략이고 copycat도 전략이다. 따라쟁이라고 뭐라 할 일도 아니다. 그게 비즈니스다.

 

 

오래 전에, 토론토에 당시로서는 꽤나 이색적이었던 일본라멘집이 생겼고, 장사가 좀 되는 것 같자 수많은 일본 라멘 전문점들이 생겨났다. 이자까야라고 하는 일본식 선술집들도 우후죽순 생겼다. 치열한 경쟁의 시기에 들어섰으나 그 중 브랜드 파워를 강력히 구축 해 놓은 몇 집들은 ‘파이를 키워줘서 고마워’ 하며 느긋이 그 경쟁을 즐기고 있다.

 

 

펩시콜라가 코카콜라를 따라잡기 위해 쏟은 노력은 엄청나다. 천문학적인 돈을 광고와 마케팅에 쏟아 부었지만 영원한 2인자로 남아 있다. 그것이 브랜드 선점 효과다. 실제로 브라인드 테스트(Blind Test)를 통해 맛을 테스트 해본 결과 오히려 코카콜라보다 맛에서는 우수했으나 결국 코카콜라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 펩시콜라가 영원히 따라 잡을 수 없는 코카콜라의 브랜드 이미지, 미풍이 아무리 애를 써도 넘어설 수 없었던 미원의 강력한 브랜드 로열티(Bland Royalty)등이 대표적인 브랜드 선점 효과로 마케팅 관련 서적에 예로서 적시되고 있다.

 

 

 

필자도 더 늦기 전에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 구축 작업을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첫번째 작업으로 기존의 로고, 메뉴, 유니폼 등의 디자인을 새로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나름대로 비용을 들이고 꽤 고심해서 만든 것들이지만 중간에 상호가 바뀌는 일이 있었고, 하나하나를 별개로 준비하다 보니 통일감이나 브랜드 이미지로 강력히 소구되지 못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혹시 도움이 될까하여 그 과정을 간략히 소개한다.

 

 

마케팅 전문 회사를 고용하면 좋겠지만 자그마한 식당에서 감당하기에는 그 비용이 엄청나다(오천불이 넘는 금액에 제안을 받았었다). 해서 젊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사이트에 제안 요청 광고를 올렸다. RFP(Request For Proposal)를 1주일간 게시하였더니 8명의 지원자가 제안서를 보내 왔다.

 

 

제안서와 포트롤리오(Port polio)들을 나름의 기준으로 평가해 그 중 3명의 우선 협상 대상자(Preferred Bidder)를 선정하여 인터뷰를 하고 2차 제안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제안 요청자(필자)는 똑똑해 지기 시작한다. 언급했다시피 필자는 마케팅이나 디자인의 문외한이다. 그런데 이렇게 세 명의 전문가와 인터뷰를 하는 동안 많은 공부를 하게 된다. 또한 RFP에 표현하지 못한 디테일 한 요구 사항을 설명하여 향후 생길 수 있는 작업 범위 등에 대한 오해를 미리 방지한다.

 

 

세 사람의 2차 제안을 취합하여 하나의 새로운 작업 요청 기준을 만든다. 인터뷰를 통해 공부한 결과가 반영되고, 세 사람 제안의 장점이 모인 새로운 작업 요청서가 되는 셈이다.

 

 

이 새로운 작업 요청서를 세 사람 중 가장 신뢰가 가는 사람에게 ‘ 이런 범위의 업무를 이 가격에 해 줄 수 있는가’ 하고 역 제안 한다. 물론 가격은 세 사람 중 가장 싸게 제안한 사람의 가격이다.

 

 

다소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긴 했지만, 이렇게 해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가장 실력 있는 사람에게, 가장 많은 양의 작업을 의뢰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계약을 맺었고 일이 시작되었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