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bokyung
(토론토대학교 정신의학 박사,
경북대 교육학과 교수(정년퇴임)
한국상담학회 수련감독 전문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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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으로 성서(聖書)를 읽다(31)-“우리가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것”(12)
kimbokyung

 

 (지난 호에 이어)
모든 것은 그 ‘말씀’으로 어떤 장애도 없이 소통한다. 모든 것이 그 ‘말씀’의 하나를 이루고 있고, 그 ‘말씀’으로 숨을 쉬고 있다. 이 ‘말씀’에 통합되면 하나님의 지혜를 얻게 되고 영생을 얻게 되며 그 말씀에서 이탈하면 마치 포도나무에 붙어 있던 가지가 포도나무로부터 떨어져 나온 것과 같이 말라 죽게 된다.


반야의 지혜나 만물의 육신을 이루게 하는 그 ‘말씀’은 만물을 다스리는 지혜로 서로 다르지 않다. 지금 우리 인간들의 현주소란 과학자들도 그렇게 보고 있는 것처럼, 인간이 인간 스스로 경험하고, 느끼고, 지각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자신을 우주 전체와 분리된 존재로 착각하고 있는 상태에 있다. 


인간은 하나님의 은혜와 지혜 속에서 생명을 얻고 있으면서도 인간은 마치 한 몸에 붙어 있는 귀나 발이 자신들은 몸에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고 고집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선(禪)’이란 뜻은 심신을 고요하게 하여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서의 가르침 역시 아담이 저지른 것과 같은, 자신이 이미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지혜와 유산을 받은 존재이면서도 자신도 하나님처럼 전지전능한 존재가 되겠다는 허망한 생각으로 창조주 하나님의 모습대로 지음을 받았고 창조주 하나님의 그 지혜를 본심으로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그 지혜를 스스로 덮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인간의 무지라고 하고 어둠이라 한다.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영적하고 믿는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본래의 그 모습을 자신이 회복하는 것이다. 그 안에서 인간은 아담과 이브가 동산에서 살았던 때처럼 자신이 하나님 안에 있고, 하나님이 자신 안에 있는, 선악이라는 분별도 없고, 벗고 있어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하나님과 함께 있어도 두려움을 모르는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특권을 얻게 될 것이다.


일심(一心), 즉 마음 하나에 인간의 생사가 달려있다. 반야심경은 “이 모든 현상의 본질(空相)은 ”나지도 않으며, 멸하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않으며, 깨끗하지도 않으며, 증가하지도 않으며, 감소하지도 않으며, 그 본질 속에는 색도 없으며 수상행식도 없다. 그러므로 그 본질에는 색도 없고 수상행식, 오온도 없느니라“고 설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말씀’으로 육신을 이루게 된 아담이나 예수님이나 인간의 본질에 생멸이 있거나 미추가 있거나 증감이 있거나 또는 이전 경험으로 학습된 선악이나 귀천이라는 분별망상이 있을 수 없다. 허망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음으로 공의 본질, ‘말씀’의 본질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환하게 트일 그 지혜란 곧 창조주의 지혜로서 영생을 얻을 생명수가 된다. 


16. 안심법문(安心法門) 


에덴동산에서 살았던 아담과 이브의 삶은 세 가지 특징을 가진다. 첫째는 하나님이 예비한 동산에서 어떤 걱정근심도 없이 아담과 이브가 서로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의 관계로 사랑하며 사는 것이다. 둘째는 하나님이 아담에게 부탁하신 것처럼 하나님이 창조하신 만물에게 각각 이름을 지어주고 다스리는 것이다.


셋째는 하나님이 그들에게 금지한 것과 같이, 선악과를 따먹지 않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의 자녀로 가졌던 특권과 의무는 21세기 현대인에게도 조금도 변함없이 유효한 삶의 조건들이다. 


에덴동산은 낙원으로 덥거나 춥지도 않고 또한 나무마다 과실을 맺어서 배가 고프면 언제든지 따먹을 수 있었고 또한 피곤하면 쉬고 잘 수 있었다. 아담과 이브는 서로 친구가 되고 배우자가 되어서 외롭지도 않았으며 사자나 범도 풀을 먹었으므로 서로 해함도 없었고 해 받음도 없었다. 모두가 창조주의 법과 질서에 따라 상즉상입(相卽相入)으로 원만한 삶을 살았다. 


아담과 이브에게 맡겨진 일로 만물에게 각각 이름을 지어주고 다스린다는 것은 어떤 모양과 어떤 기능을 가진 사물이나 생명체라도 존경하고 그 모든 것들이 개개의 본래면목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관리하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천지창조에 아담과 이브 역시 하나님의 자녀로 참가하는 것이다.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모든 것은 그들 마음대로 즐기되, 그들이 지켜야 할 하나의 약속으로.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지식의 나무열매, “선악과”는 결코 따먹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이라는 낙원에서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는 ‘지식’을 갖게 된다는 것은 과연 그들에게 어떤 의미가 될 것인가? 


아담과 이브의 낙원에서의 삶은 안심, 그대로다. 그들에게는 자타라는 관념도, 내외라는 관념도, 선악이라는 관념도, 성범이라는 관념도, 미추라는 관념도, 귀천이라는 관념도 없었으므로 그들은 낙원을 낙원으로 평화로운 삶을 가질 수 있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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