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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세레나데? <미완의 노래>
gigo

민귀해 수필

(문협회원)

 

 

가을을 스케치한 풍경을 곳곳에서 봅니다. 황금빛 들판의 풍족함은 노력한 만큼 나눠주시는 그대로의 은총이지요

힘써 달려가도 더러는 성급히 쓸쓸한 뒷모습. 느린 사람은 제 그림자에 밀려 미처 가을을 제대로 느껴 보도 못한 채 무엇을 얻었는지 채웠는지 분별조차 어려워서 그저 사방을 두리번거리게 되지요.

남쪽을 향해 거처를 옮기려는 계절 새는 미리 가을날의 세레나데를 목청껏 부르며 바삐 날아 돌아 먼 곳에서도 들려 넋을 잃고 바라봅니다.

그 무엇과도 떨어짐에 연계되길 거부하는 유년의 여린 마음이 튀어나와 올해도 나는 또 계절병을 앓고 맙니다.

받은 은총으로 축복의 메시지를 투명한 가을 햇살 몇 가닥 엮어서 들판 위로 무조건 띄웁니다.

모든 것이 소중한데 엷어져 가는 이 가을의 찬란한 유채색 나뭇잎마저 신의 뜻이 아니거든 결코 어둠에게는 내어주지 말아야 하겠지요. 보는 이에 따라 오색찬란한 황금물결로 가슴 가득 아름답게 오가나니!

낙엽의 수는 사람의 수만 할까요. 이 가을의 잎새마다에 적힌 가을의 언어 오욕칠정의 이야기를 모두 풀어놓은 그중에 고운 잎새의 글귀를 주위 들면 희망

소망 영생 영원 행복 행운 사랑, 사랑이어라.

나를 아니 우리를 조건 없이 사랑하는 고맙고 아름다운 그대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가을의 서정과 풍요로움을 나눠 갖고 싶어라.

어디 그뿐일까요. 무채색 또한 소중한 생명을 빗는 무기체의 허망함에 머물지마는 않을 입동이 시작되었으니, 생명의 태동이 꿈틀거리는 봄을 향한 희망의 노래여! 우리를 지으시고 보내신 이의 깊고 넉넉함을 읽는 기쁨을 풀어 심호흡으로 환희의 찬가를 날립니다.

누군가 저 늦가을 들판 위로 진정 아름다울 사랑을 위해 무릎 꿇은 신을 향한 숨가쁜 기도가 절대 헛되지 않아서 저마다 서로에게 온기를 가득히 전해줄 수 있는 겨울이 되었으면!

마음의 온기로 인내하며 잘 다스려야 할 이 겨울이 몰고 올 희망찬 봄의 이야기!

계절을 순환하며 빛의 향연과 꽃 축제를 불러오는 생명이 살아서 꿈틀거리는 축복의 이야기로 다시금 흥겹게 이어지리.

참새 떼는 제 풀에 지쳐서 서럽도록 떠드는 한세상. 백조 떼는 제 신명에 날아 도는 외로움에 고운 깃털을 빛나게 빗질하리. 약육강식을 떠난 하등동물들의 상부상조하는 모습이야 겨울잠에 들어야 또다시 새봄의 길을 거침없이 열 수 있어서 다람쥐도 토끼도 무당벌레도 모두 숲이 가려준 땅의 온기 속으로 가만히 여유롭게 겨울잠을 재촉하는가 봅니다.

사람들의 천운을 빌어주는 행운의 거북이들은 그 느린 천성의 걸음으로 지금쯤 어디로 행군하며 기도할까요.

늦가을 바람의 도움으로 내려앉아 봄을 기다리는 씨앗인들 얼마나 많은지요.

'살다 보면 저마다 역지사지라 꽃 마음으로 원수도 사랑해야 한다, 는 씨앗의 속삭임을 깊이 헤아려 듣습니다.

아! 봄이 오면 우린 또 서로를 위해 갖가지 새로운 고운 사랑의 씨앗을 더 뿌려야 하리. 우리 소중한 그대로의 우리! 부디 여기 서로 다른 듯 같은 그러나 아름다울 빛의 조화대로 함께라서 웃고 살면 좋아라.

돌고 도는 아름다운 계절의 거듭되는 순환을 뉘라서 막을까요.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자마자 사랑하는 우리들을 위하여 득달같이 달려오는 희망의 봄. 저마다 지닌 서러움이나 아픔이 있다면 그 어떤 것도 선한 계절인 봄의 이끌림에 의하여 긍정적으로 바뀔 기쁨과 행복으로만 충만하면 좋겠네.

우리 이대로 은혜로 행복할 우리와 함께하시는 위대한 신의 숨결 곁에서! (2022년 11월 초순, 늦은 가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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